현산 아파트 붕괴사고는 시공관리 불량쪽으로 무게가 기우는듯

이슈화된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일단은 장작탭

드론촬영 당시 현장 모습

실제로는 최상층 슬라브(바닥판) 아래에

저런 식으로 동바리(붉은색 표시)가 있었어야 한다.

보통 공구리는 타설 후 4~6일정도면 어느정도 강도가 나오고

재령 27일정도면 설계강도 비슷한 수준까지 강도가 나온다.

그래서 보통 타설 후 4~6일 뒤에 거푸집 해체 일정을 잡음.

그럼 저 4~6일을 어떻게 알까? 양생중인 벽을 때려보나?

물론 그럴 수 없기 때문에 타설시점에서 공시체를 미리 만든다.

(압축강도 실험기. 원기둥 모양이 콘크리트를 공시체)

타설중인 콘크리트에서 일부를 채취한 다음에 원기둥 모양으로

몰드(거푸집의 일종)에 담아서 공구리 덩어리를 만든다.

그리고 4~6일 뒤 이걸 가지고 압축실험을 진행해서

어느정도 강도가 나오는지 확인을 해보는거임.

이 때 강도를 기준으로 거푸집 해체 가능여부를 판단하는거.

문제는, 이 거푸집을 뜯어도 된다는 실험결과가 나온거랑 별개로

공구리는 계속해서 경화(양생)되어야 한다는거임.

(콘크리트 양생기간에 따른 강도 발현정도)

7일~28일 사이에 급격하게 강도가 오르는게 보일건데

저 시기에 콘크리트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골조 이후의 하자가 생기냐 안생기냐가 갈릴 정도다.

(동바리가 없는 상태(위)와 동바리 설치 상태(아래) 비교)

자, 거푸집 해체(대략 타설 후 7일)이후 콘크리트는 아직

완전히 양생이 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 상부 하중을 계속 받으면?

기둥 부분은 어떻게든 버틴다고 해도, 바닥판(slab.)이 내려앉아

중앙으로 구배(경사)가 잡힌다. 그럼 당연히 수평이 안맞으니

마감때 하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마루를 깔았는데 바닥판이

뜬다거나, 기운다거나 그런 경우처럼.

그래서 거푸집 해체 후에도 상부 무게를 분담해서 버텨줄

서포트(동바리)를 존치하는게 정석이다.

필자도 안전관리자로서 대엿개의 현장을 마쳤지만

어느 현장에서도 이걸 설치 안한걸 본 적이 없다.

이 때 서포트간의 간격은 설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사람 한명 정도에서 약간 넓은 간격으로 설치가 된다.

즉, 이걸 해체하기 전까지는 내부 청소도 어렵고

후속공정(벽체 견출, 미장)이 들어가기도 어렵다...

(타설 후 하부층 세대 내부는 이런 느낌이다.)

후 공정 투입이 어려운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다 털어버릴거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아니 소장이 그런 얘기를 했으면 공사팀에서 먼저

"소장님 미치셨습니까?" 소리가 나올거다.

감리단에서도 정중하게 "뿅뿅 아냐 이거" 라고 '공문'이 올거고.

여기서 다시 위로 올라가 붕괴건물의 하부층을 보면

동바리가 진짜 없다는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진짜 건설의 기초조차 무시한 공법이다.

내 짬바가 얼마 안된다곤 하지만 건설밥 먹고 살면서

동바리를 일찍 뜯어서 공기를 단축시킨다는건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다른 기사를 보면

거푸집 붕괴가 사고의 원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거푸집 터지는 경우는 꽤 자주 나온다.

형틀 조립에 문제가 있는 경우 타설압을 버티지 못하고

조립된 거푸집이 빠지면서 공구리가 흘러내리는 경우인데

의외로 쉽게 수습할 수 있다.

흘러나간 공구리가 굳기 전에 퍼담아서 운반하기 쉽게 정리하고

뜯어진 거푸집을 다시 조립한 뒤에 보강하고 타설하면 됨.

실제로 이거 확인하려고 타설 시에 아래층에서 조립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형틀/타설 반장이 상주하기도 하고.

물론 콘크리트 쏟아버린 분은 다 loss처리 되니까

돈이 더 들어서 싫어할 수는 있을지언정 건물이 무너질 정도로

크고 중대한 하자는 아니란거다.

즉, 저 영상속의 거푸집이 침하되는것 자체가 건물붕괴로

이어지는 핵심 요인은 아니었다고 본다.

거푸집 침하 또한 '어떤 원인'의 결과 중 하나에 불과한거고

실제로는 저 거푸집 하부층의 침하 내지는 균열(붕괴)가

있었던건 아닐까 싶다.

동바리가 선해체 되어있었다는 조사결과랑도 맞물려 들어가고..

어찌되었든... 참, 큰 회사가 이런 말도안되는 사고를 낸게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진짜 동바리 선해체가 붕괴의 직접요인이었다고 한다면

저걸 지시한 사람이 누군지, 왜 그런 지시를 한건지

꼭 밝혀내야 한다고 본다.

"처벌의 목적 이전에 재발의 방지를 위해서."

이번 현산의 붕괴사고는 아마 향후 10년 이상

건설공사의 교보재로 쓰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