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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논란과 창작의 자유



 

설강화 이야기가 활발이 나오는 건 좋은 일이야.

계속 목소리를 내야하기도 하고,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도 되니까.

근데 논점을 혼동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패턴은 대충 두가지임.


1. 얼마 전까지 창작의 자유를 옹호하더니, 설강화의 창작의 자유는 존중하지 않는 거냐?


2. 대체 역사물도 역사 왜곡 아닌가?


2번은 '빔 샤벨 든 아머드 세종대왕'같은 많은 유머 게시물로 설명이 나왔는데도 전달이 잘 안된 것 같아서 안타깝더라. 예를 들어 군사소설 데프콘같은 창작물은 정신승리 딸딸이용 글이라고 까내릴 수 있을지언정 역사왜곡이나 프로파간다물이라고 비난 받을 물건은 아님.


1번에 대해선 이런 비유를 들 수 있어.

보통 일본에서 AV만든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잘 없잖아.

근데 일본에서 역사왜곡물을 만들면 싫어하는 게 정상이지.


 큰 차이는 한마디로 이거임.

개인이 즐기는 취향은 문제 없어.

잘못된 정치적 메세지가 담긴 게 중요하지.


다들 프로파간다라고 들어봤지? 아마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은 뜻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할테고. 근데 이게 뭔지, 왜 나쁜지 알면 1번이나 2번 같이 논점을 헤메진 않았어야 해.


정말로 피해자가 없는 창작물은 창작의 자유가 존중될 수 있겠지만, 역사왜곡이나 프로파간다는 엄연히 피해자가 있거나, 피해자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당장 일본의 역사왜곡이 강제징용의 피해자를 자발적인 신민이라고 우기는만큼 피해자를 만들고 있고, 중국의 역사공정은 장차 주변 국의 장악이 목적이거든.


설강화도 같다.

민주화 운동의 당사자들에게 간첩의 이미지를 씌우고, 장차 한국근대사를 우익사관으로 장악하는 목적에 합치하는 작품이니까.


물론 '그냥 가상의 이야기가 무슨 힘이 있냐'는 이야기도 있음.

근데 대부분 인간의 지성은 완전하지가 않음.

우리가 기본 교육과정에서 권위의 오류니, 극장의 오류니 하면서 논리적 오류를 저지르지 않는 법을 계속 배웠던 이유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논리체계에 오류가 있기 때문이야.


 머리 속에서 계속 이미지를 주입하면 그게 자신이 생각한 것이라고 착각하기도 해. 자주 보면 그게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하지.


 인간형 거대로봇이 부스터를 가동하며 기동력으로 전차나 헬기를 제압하는 매체를 자주 보면, 정말 인형병기가 재래형 병기를 압도하는 기동성을 갖게 된다고 여기게 되듯이.


 엘더스크롤 시리즈를 오래하다보면 고양이 심화 수인들이 당연히 도둑질을 한다고 믿게 되듯이.


 인간의 논리처리구조는 매우 취약점이 많아.


 이 글을 읽으면서 '자신은 문제 없다' 생각해도 되. 실제로 그럴 수도 있고. 그러나 인간의 논리적 결함을 이용한 선동의 기술이 대중에게 먹혀왔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야.


 일례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원작소설은 정치적 메세지를 담는 게 목적인 작품도 아니였어. 작자 본인의 미화된 세계관을 구현했을 뿐인데 그것이 대중에게는 백인에 의한 흑인 통치를 정당한 것처럼 보여줬고, KKK단을 형성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이것 말고도 사례가 무수히 있는데 '그냥 가상의 이야기가 무슨 힘이 있냐' 이딴 소리 하면 안된다고.


 중국이 동북공정 프로파간다 드라마 잔뜩 만드는 게 걍 삽질하는 것 같냐? 다 그게 포석으로 효과가 있으니까 하는 거야.



 애시당초 프로파간다라는 개념을 제대로 학습했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어. 설강화가 1베사관 프로파간다물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걸 알테니까.





동북공정은 커뮤니티를 막론하고 다들 같이 신나게 깠잖아? 그러면서 동북공정 작품에 창작의 자유 존중해달라는 소리 한 사람 있었어?


근데 왜 설강화에만 선택적으로 창작의 자유 운운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냔 말야.


물론 그런 이중적인 애들이 바글바글 많은 곳은 루리웹보다 다른 사이트겠지만.

댓글
  • 온리스타 2021/12/30 02:13

    자유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것같음

  • H. pylori 2021/12/30 02:18

    1번이 좀 어이가 없는게
    만들어서 국가가 탄압을 했냐? 그것도 아닌데 저러니
    법원도 가처분신청 기각했잖아
    표현의 자유는 이미 보장되어 있는 건데 왜 저런 얘기를 하는건지;;;
    국가가 나서서 탄압하고, 작가가 국보법 위반으로 잡혀가는 상황이면 몰라
    네티즌들이 청원 올리고 반대서명하는 건 외려 건전한 상황인건데

  • 유우우머어어 2021/12/30 02:17

    마치 미국은 9.11 조롱물 찍어도 아무 문제도 없는것처럼 씨부리잖음 뻔하지

  • Very nice... 2021/12/30 02:15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좋은 예시지

  • Kasumigaoka_Utaha 2021/12/30 02:17

    까이는거 꼽다고 언플하는게 ㅈ같아서 더 깔꺼임 ^^


  • 온리스타
    2021/12/30 02:13

    자유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것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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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y nice...
    2021/12/30 02:15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좋은 예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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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익 논란
    2021/12/30 02:22

    그래서 예전에 OTT 서비스 될 때 내려갔다가
    이후에 이런저런 설명들을 덧붙여서 다시 서비스 했다더라
    원작이건 영화건 남부 미화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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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불명1
    2021/12/30 02:15

    하지만 카짓이 도둑놈들인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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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우우머어어
    2021/12/30 02:16

    그야 자기들 맘에 쏙드는 논지 나왔는데 욕먹는게 싫으니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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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우우머어어
    2021/12/30 02:17

    마치 미국은 9.11 조롱물 찍어도 아무 문제도 없는것처럼 씨부리잖음 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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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후후...밍나
    2021/12/30 02:17

    자유와 방종의 구분
    이게 그렇게도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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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sumigaoka_Utaha
    2021/12/30 02:17

    까이는거 꼽다고 언플하는게 ㅈ같아서 더 깔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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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 pylori
    2021/12/30 02:18

    1번이 좀 어이가 없는게
    만들어서 국가가 탄압을 했냐? 그것도 아닌데 저러니
    법원도 가처분신청 기각했잖아
    표현의 자유는 이미 보장되어 있는 건데 왜 저런 얘기를 하는건지;;;
    국가가 나서서 탄압하고, 작가가 국보법 위반으로 잡혀가는 상황이면 몰라
    네티즌들이 청원 올리고 반대서명하는 건 외려 건전한 상황인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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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4283370224
    2021/12/30 02:18

    설강화 제작진이 ㅈ같은 드라마를 만들 자유가 있는 만큼 우리는 그걸 비판하고 신고할 자유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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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12
    2021/12/30 02:22

    ㄹㅇ 설강화에 창작,표현의 자유 외치는 것들은 중국 미화 드라마에도 같은 입장이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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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구르미
    2021/12/30 02:22

    왜이런일이 발생하는거 한겹 한겹 벗겨보면 결국 과거부터 우리가 무관심했다는거고 지금도 무관심
    대한민국 인구 절반이 서울에 몰려있고 똑똑한 사람들 많다고 하지만 이런거 하나 눈에 보이는 것조차 해결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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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sen Kranz
    2021/12/30 02:23

    표현의자유=뭔지랄해도 욕 안쳐먹을 권리 정도로 생각하는 빡대가리들이 너무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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