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승무원 룩북 찍은 유튜버, 승무원들 반응은?

승무원 룩북 영상 찍은 유튜버들
“지나친 성 상품화” 지적 잇따라
대한항공, “법적 조치할 것”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지적도

유튜브는 누구나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상 플랫폼이다 보니 온갖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작년엔 유튜버들이 광고 사실을 숨기고 영상을 올린다는 “뒷광고” 행태가 대거 적발되며 국내에 큰 파장을 몰고 왔었다.
최근에는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는 ‘룩북’ 채널 운영자들이 승무원 유니폼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자.

출처 : Youtube@뒤태미인 이블린 Evelyn
유튜버 A씨는 지난달 2일 ‘승무원 룩북/항공사 유니폼+압박스타킹 코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A씨가 승무원 유니폼 2벌을 차례로 갈아입고 자세를 취하는 내용이다. 문제는 속옷 차림까지 그대로 공개한 것이다.
이어 A씨는 “속옷부터 갈아입는 모습까지 보정 없이 솔직하게 담아냈으니 예쁘게 봐 달라”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특정 직업군을 성 상품화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특히 A씨가 첫 번째로 입은 유니폼은 ‘대한항공’ 유니폼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14일 “이런 행위는 당사 유니폼 디자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즉시 영상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항공 승무원들 역시 “불쾌하다”, “직업을 성 상품화한 행동이다”라며 분노를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8년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인 유은정 부사무장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승무원 복장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당시 그녀는 “기내 안전업무와 유니폼이 맞지 않다”라며 “유니폼으로 인해 성희롱에 노출된다”라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A씨는 “변호사와 상의해 봤으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정 항공사의 정식 유니폼이 아니며 디자인과 원단이 다르다”라고 반응했다.

출처 : Youtube@삐아리 BBI Ari
그렇다면 대한항공이 A씨를 실제로 처벌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어려울 것 같다는 주장이다.
한 변호사는 “침해받은 권리가 불분명하여 명예훼손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디자인 보호법 및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는 A씨에게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또 다른 패션 유튜버 B씨도 비슷한 영상을 찍어 논란이 되었다.
B씨는 오프숄더에 초미니 스커트 차림으로 승무원 코스프레를 했다.
영상 속 B씨는 승무원 차림을 한 채로 인천공항에 가 실제 승무원처럼 비행 관련 방송 멘트를 따라 하고 90도 인사를 했다.

출처 : Youtube@삐아리 BBI Ari
당시 네티즌들은 “왜 남의 직업을 성 상품화하냐”, “저 유니폼 입고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생각이 짧다”, “항공사에서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판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이어지며 일부는 유튜버를 향한 도가 지나친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한편 다른 의견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무서워서 영상 올리겠나”라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