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IT 관련 단어의 기원.

1. 버그(Bug).

컴퓨터의 프로그램 실행 중 발생하는 오류를 일컫는 버그(Bug)라는 단어는 실제의 벌레로 생긴 오류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는 소문이 있다.

전설적인 프로그래머인 '그레이스 호퍼(Grace Murray Hopper)가 1946년 군용 컴퓨터 마크2로 작업 중 문제가 발생하자 찾아낸 원인이 컴퓨터 내부 회로에 들어간 나방으로 합선이 일어난 거였다. 그래서 이걸 제거했고, 그 나방은 '버그'의 실제 사례로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건 사실이 맞지만, 버그라는 단어 자체는 오래 전부터 쓰이던 말이고 그 말이 단어 그대로 나타나자 신기해서 보관한 것이다.

버그의 어원은 옛날 영단어인 begbear와 bugaboo에서 나온 걸로 보이는데, 둘 모두 설화 속에 나오는 괴물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오류라는 의미에서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1870년대의 기계기술 관련 문서에서부터 나온다.

2. 몹(Mob).

게임에 등장하는 적대적인 몬스터를 의미하는 '몹(Mob)'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도 군중/폭도 같은 의미가 있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어원은 mobile의 줄임말이라는 가설이다. 초기 게임 속 몬스터들은 던전이나 필드의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고 거기에 플레이어가 접촉하면 전투가 일어나는 방식이었는데,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그 몬스터들이 움직이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움직이는 놈이라는 뜻으로 모바일->몹이 되었다는 것.

3. 로그(Log).

기록을 의미하는 로그(Log)는 단어 그 자체로만 보면 통나무를 뜻하는 영단어이다. 그런데 대항해시대의 배들은 먼 바다로 나갔을 때 날짜의 기록을 배 안의 통나무에 칼로 기록을 했다. 그래서 로그가 기록이라는 의미까지 품게 되었고, 지금은 완전히 역전되어 기록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단어가 되었다.

4. 유튜브(YouTube).

원래는 특정 회사의 플랫폼 이름이지만 지금은 일종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유튜브(YouTube)는 단어 그대로 유+튜브로 만들어졌다. 유는 당연히 '당신'을 의미하고 튜브는 미국에서 텔레비젼을 일컫는 속어이다. 참고로 튜브가 텔레비젼의 속어가 된 이유는 초기 텔레비젼은 브라운관으로 만들어졌는데, 브라운관을 의미하는 영단어 CRT가 바로 cathode ray tube의 줄임말이기 때문이다. 우리 말로 하자면 음극선 관인데, 그걸 줄여서 '관'이라고 부르는 형태. 유튜브는 당신의 텔레비젼이라는 의미로 시작했고, 지금은 텔레비젼의 자리를 많이 차지한 상태이다.

5. 폰(Phone).

전화기, 특히 요즘에는 휴대용 전화기를 의미하는 폰(Phone)이라는 단어는 목소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φωνή(포니)'에서 온 말이다. 실제 처음 사용은 벨의 유선전화 발명 이후 쓰인 'Telephone', 그러니까 멀리(Tele)가는 목소리라는 뜻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멀리 갈 수 있다는 점이지만, 어느새 축약이 되면서 목소리를 뜻하는 부분만 남게 된 건 참 아이러니하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휴대전화를 뜻하는 Cellphone의 경우 줄임말로 Ce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서 셀(Cell)은 이동전화 기지국이 세포처럼 서로 영향을 주면서 맞물려 배치되는데서 나온 말이다.

참고로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라는 명칭은 1985년 처음 등장하는데, 이 때는 이동전화가 아니라 유선식 자동교환전화기의 상품명이었다.

6. 콘솔(Console).

거치형 전자게임기를 의미하는 콘솔(Console)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프랑스어 Console(콩솔레)에서 왔다. 틀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벽에 붙이는 탁자 같은 의미로 쓰이다가 초기 게임기들이 큰 덩치로 한 자리에 고정된 가구처럼 놓이는 것에 유래하여 게임기의 이름으로 옮겨졌다. 동시에 조작기구라는 의미도 같고 있는데, 이건 초창기 컴퓨터의 조작부가 별도의 장치로 있고 그걸 control console이라고 부르는 데서 유래한다. 어느 쪽이건 일정한 덩치로 한 자리에 자리잡은 물건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더 쓰려고 하는데 일이 생겨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