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의 무차별 수소폭탄 썰.txt

 

 

대포인줄 알았는데.txt

 

드라이아이스 폭탄.txt

 

죽음의 회전살상폭탄.txt

 

발목을 잘라버리는 유리신관.txt

 

진짜로 죽을뻔한 가스폭탄.txt

 입안에서 터진 콩알탄들.txt

 

 나는 고무줄총을 만들고 싶었다.txt

 

불타는 화약총과 방화범들, 그리고 블러드 소시지.txt

 

 

어제 페이스북에서 과거 수어사이드 스쿼드 중 한명이었던 동창과 연락이 닿았다

우리가 무슨 사고를 쳤는지 얘기하다보니까 내가 기억못했던 사건이 몇개 더 나오더라

 

아싸 썰풀거리 더 생겼다

 

때는 또 또 또 또 초등학생, 과학영재학급에서

 

 

 

그날의 실험은 기타 화학물질들을 이용해 수소를 만드는 실험이었다

재빨리 섞은다음 고무풍선을 끼우고 물에 담그면 플라스크 속에서 수소가 발생해 풍선이 부풀어오르는거였다

 

 

 

 

 

그리고 천장까지 띄운 뒤 미리 붙여둔 휴지심지에 불을 붙여 폭발시키는것으로 실험은 끝난다

 

선생님의 시범을 먼저 보고 실험을 하게 된 우리는

 

 

 

 

 

당연히 원래 용도로 쓸 생각이 없게 되었다

 

반드시 이걸 빼돌리겠다는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운다

어디다 쓸지는 모른다, 우리는 떠오르는 수소풍선이 갖고 싶을 뿐이었다

 

우리가 나쁜게 아니야

우리 마음에 불을 지르는 걸 보여준 선생님이 나쁜거야

 

 

 

 

실험이 막바지에 이를 즘 풍선과 심지를 인멸하고, 풍선은 안떠오르게 책상 한가운데에 넣은 뒤

 

가라로 보고서를 써서 제출했다

뭐라 썼는지는 기억안난다

 

초딩이라서 참 재미있었다 이런소리나 썼겠지

 

 

 

 

 

 

그리고는 실내화주머니에 풍선을 넣고 일빠따로 나가 밀반출에 성공한다

 

이x호 선생님, 그때는 죄송했습니다

건강하신가요

 

제자는 별로 안건강합니다

 

 

 

빼돌린 뒤에 우리가 생각한 것은 풍선로켓이었다

수소라서 가볍고 빠를테니 입구를 풀어서 쏴보면 더 빠르게 나갈것이란 가설이다

 

근거는 없다

 

 

 

그런데 거기에 이제 불을 끼얹은

 

로켓이라면 모름지기 뒷구멍에서 물이나 압축공기가 아니라 불을 뿜어야지

우리는 암흑의 과학영재실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허허허 뭐가 수소풍선실험이냐 내가 끝장을 내주마

 

 

 

 

 

 

장소선정은 학교와 꽤 멀리 떨어진 놀이터

선생님에게 들킬 염려가 있기도 했고

 

옆에 있는 공터가 당시 xx공고라고 동네에서 유명한 스즈란의 아지트라 할 수가 없었다

 세상 무서울거 없는 초딩이 가장 무서워하는건 고딩이다

 

 어른이 네이놈 하는거보다 고딩들이 이 시발련들아 하고 호통치는게 더 효과적이니

급식을 제압하고 싶다면 대가리 커진 급식에게 사주하라

 

 

 

나는 라이터를 담당하고 다른 한놈이 발사를 준비했다

 

또다시 리틀 몽키 폭탄마들은 광소를 지으며

카운트다운을 세고, 이윽고, 푸르르륵!

 

로켓이 발진했다

 

 

 

 

 

 

로켓이 불을 뿜으며 발진했다!

 사실 이렇게 불이 확실히 보이진 않았다

수소가 워낙 빠르게 날아가는데다, 해가 미처 꺼지기 전이라 공중에 뜬 불은 잘 안보였으니

 

그럼 어떻게 우리가 불이 붙은 줄 알았느냐

 

 

 

 

그 로켓이 발사한 놈 대가리에 정통으로 터졌으니까

 

시발

우리는 힌덴부르크의 축복을 받았다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우리만이 모르리라

 

 

 

오 인류이시어

 

 

 

 

 

 

불타는 수요일을 장식한 불타는 대가리

 

말했다시피 불꽃은 잘 안보였지만 갑자기 지랄하는 그친구의 리액션으로도

우리는 좇됐음을 알수있었다

 

좇됐다고

 

 

 

 

그리고 잠시 후 갑자기 맹렬히 뛰는 오늘의 희생자

증인(피해자)의 말로는 존나 뛰어서 머리 위의 불을 끌 생각이었다는데

 

내가 봐도 감탄스러운 대가리였다

감자대가리새끼 그냥 그대로 태워서 구운감자라도 만들걸 그랬다

 

우리는 좇됨을 그윽하게 느껴 곧장 그놈을 추적했고 

 

 

 

 

한놈이 몸을 묶고, 키가 가장 컸던 내가 불붙은 부위를 손바닥으로 존나 때려 진압했다

 

피해자(증인)말로는 불보다 내가 때린게 더 아팠다고 한다

 

감자대가리새끼 그냥 더 세게때려서 매쉬포테이토로 만들걸 그랬다

 

 

 

일련의 시건이 끝난 뒤, 분식집으로 가 조촐한 쫑파티를 하고

그렇게 불타는 수요일은 우리 인생의 방점을 찍었다

 

근데 난 잊어버렸던거 보면 생각보다 덜 충격적이었나보다

하긴 피해자는 기억이 더 세게 남았겠지

 

그 뒤의 우리의 암흑과학영재클럽은 몇 건의 크고작은 사건을 남겼다

선생님에게 불문으로 부치고 우리 선에서 제압된 사건뿐이라 당분간은 유지됐지만

 

 

 

 

훗날의 드라이아이스 폭탄 이후 우리의 활동은 중단되고 만다

 

 

 

과학실험은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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