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농촌에 소개된 K누에 근황.news

 

 

베트남 북부의 옌바이성(위 짤 빨간색).

 

베트남에서 누에를 두 번째로 많이 키우는 지역으로

양잠 농가가 다수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 LQ2 품종의 누에 알을 들여왔는데

중국은 베트남 양잠 산업이 홀로서기 하는 것을 막으려고

양잠의 근본인 누에 알 전수를 꺼렸기 때문에

 

베트남 양잠 농가들은 매년 거액을 주고

중국산 누에 알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도 비용 상승의 문제로

자국의 양잠 산업 유지가 어려워지자

베트남 양잠 농가를 하청업체로 만들려고 하는 등

베트남 입장에서는 좋을래야 좋을 수 없는 상황.

 

 

 

한편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 산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팀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도국 농촌에 한국 농업 기술을 전수해

당사국에는 농업생산성 향상을 이루고,

우리나라에는 산업으로서의 '농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해왔다.

 

 

 

양잠 산업의 자립을 원하는 베트남과

해외로 진출해 농업을 발전시키려는 한국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일치함에 따라

한월 양국은 2019년 베트남 옌바이성을 시험생산지로 선택한다.

 

 

  

 

 

 

 

2020년 옌바이성에 '한국 애누에 양잠시범마을'을 조성해

양잠 농가 500가구를 시범 선정,

한국 기술로 개량한 뽕나무를 대지 70헥타르 면적에 심고

생산성, 크기 등 우성 유전자 4개를 한국 기술로 현지에서 복교잡해

TN3라는 애누에 품종(위 짤 뽕잎 사이에 있는 짧고 가느다란 하얀 것들)을 만든 후

한국식 양잠 사육기술과 장비도 함께 전수했다.

 

 

 

1년이 지나자 기존 중국산 누에와의 대비가 확연했는데,

중국 LQ2 품종은 알 6g에서 애누에 10.3kg을 낳은 반면

한국 TN3 품종은 10% 이상 많은 애누에 11.4kg을 낳았다.

 

애누에에서 성체가 된 큰누에가 생산한 비단실의 경우

중국 LQ2 품종은 누에 1마리가 787m를 생산했지만

한국 TN3 품종은 22% 긴 1.010m를 생산했다.

 

아울러 대나무 틈에 누에고치를 만들던 전통 방식 대신

한국에서 전수한 회전형 격자틀을 사용해

더 많은 상(上)품 누에고치가 생산되어 비단의 품질도 향상됐다.

 

 

 

시범 대상인 양잠 농가 500가구가

올해 3~6월까지 얻은 수익은

약 10억 7천만 동(약 5,300만 원)으로

1가구당 매월 26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얻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30만 원도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옌바이성 농가의 작년 월평균소득이

252만 동(약 12만 6천 원)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대신 한국과 손을 잡은 농가는

그렇지 않은 농가보다 2배 넘는 수익을 냈다는 의미가 된다.

 

 

 

 

 

 

올해 11월 23일 옌바이성에 있는

한국 애누에 양잠시범마을에서 열린

공동사육장 준공식.

 

이 자리에는 현종내 KOPIA 베트남 사무소장과

쩐년현 옌바이성 공산당 서기장 등

양국의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KOPIA의 베트남 양잠 농가 지원은

단순히 시혜적 조치만은 아닌 것이,

 

현재 우리나라 양잠업계가 누에고치를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해외에서 수입한 누에고치로 실크비누, 수술용 실 등

미용과 의료산업 분야의 물품을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기 때문에

 

해외에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관련된 사업의 글로벌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쩐년현 옌바이성 공산당 서기장도

애누에 공동사업장 준공식 축사에서

 

"한국과 함께 뽕나무 재배지를 1천 헥타르로 확장하고

연간 150톤의 실크 관련 제품을 생산할 공단을 짓기 위해

투자 정책을 최근 승인했다"고 밝혀

 

한국으로부터 무상개발원조(ODA)를 받는 입장에서 발전해

한국과 사업 파트너로 함께 나아갈 것임을 천명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누에 이외에도

한월 양국의 농업 교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KOPIA로부터 무, 참외 등의 종자를 보급받은

베트남 고지대의 지방정부들이

약 4배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을 이뤘고

 

맛과 품질이 좋은 한국산 농산물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베트남으로의 수출 물량도 늘어나

2017~2020년 기준 한국산 농산물의 베트남 수출 실적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 11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