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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오버홀 후기

제가 가진 렌즈 몇개를 거인광학에서
오버홀 하였습니다.
거인광학은 35미리 6군8매 렌즈에 이상을 발견하고
어디 맡길 곳을 검색하다가 라이카포럼에서 주고받는 댓글에
"골, 골리아더스?, 골리앗?" 이런 내용들이 나오길래
블로그명을 검색해 게시판에 문의 글을 올린게 인연이 되어
아래 렌즈들을 차례로 맡기게 되었습니다.
근 1년이 넘는 기간동안 거인광학에 오버홀 맡긴 목록입니다.
35mm F2.0 SUMMICRON 6군8매
- 외관 상태 좋았는데 어느 날 후옥에 고양이 털 같은게
옆부분에 보임 후옥을 만져보면 멀쩡한것 같은데 요렇게 보면 보이고 요렇게 보면 안보임 결과물엔 안나옴
50mm F2.0 SUMMICRON 침동 스크류
- 정말 희뿌옇게 렌즈알이 처참한 상태
50mm F2.0 SUMMICRON 침동 M마운트
- 침동 스크류 보단 낫지만 얘도 먼지도 많은 상태
50mm F3.5 레드스케일 침동 엘마
- 희뿌옇게 흐리고 탁한 상태
50mm F3.5 블랙스케일 침동 엘마
- 외관, 렌즈알 상태가 깨끗한데 사진이 안나옴;;;
40mm F2.0 SUMMICRON-C 와 CL 바디
- 렌즈알은 깨끗한데 필터 끼우고 빼다가 경통이 분리되듯이
돌아가 버림.
CL바디는 필름 스풀이 플라스틱 인데 황동으로 교환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같이 맡김
35-135 유니버셜 파인더
- 하나도 안보여 ㅠㅠ 클리닝 의뢰
R 50mm F1.4 SUMMILUX E55
- 무한대가 안맞음 ㅠㅠ, 바디 탓인가도 싶어
R6.2도 같이 물려 보냄
대략 이렇게 문제있는 아이들을 보냈었습니다.
거인광학은 1인당 3개체만 접수를 받는다 해서
2개, 3개씩 보내고 받고 또 보내다 보니
1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거인광학에 대한 느낌은,
정말 오래 걸립니다. 성격 급한 사람은
많이 답답하실 겁니다.
우선 선생님과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데
정말 친절하십니다. 또 설명해주시고 또 설명해주시고
한 줄 질문에 열 줄 대답을 주십니다.
그렇게 예약을 잡고 꽁꽁싸맨 렌즈를 택배로 보내면
며칠 있다 카톡으로
제 렌즈의 민낯을 처참하리만큼 정확하게
파악하여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십니다.
심장 약하신 분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겉이 번드르르한 제 렌즈가 저정도 라니 하고 충격을
여러번 먹었습니다.
작업예상 기간과 작업 예상 비용을 전달받고
작업 할지를 결정합니다.
그로부터 2달 정도는 잊고 살아야 합니다.
카톡 사진앨범에 작업 사진들이 쌓이기 시작하는데
완전 분해된 제 렌즈들은
처음엔 점박이 가득, 뿌연 안개가 가득인데
하나씩 깨끗해지고 멀쩡해지는
과정이 너무너무 신기합니다.
그리고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카톡이 옵니다.
기쁘기도 하지만 제 렌즈의 성적표가 나오는 거라
긴장하면서 긴 장문의 카톡을 읽어 내려갑니다.
원래 이랬는데 이러이러한 작업을 해서
지금은 이정도의 결과물을 내는 상태라는 것까지
자세히 기술되어 있는데
그 내용이 너무 분명하게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어서
속이 시원합니다
추가 질문에도 이해 될 때까지 설명을 아끼지 않습니다.
6군8매의 고양이 털 같은게 기스라는 결과를 받고
그날 저녁 소주 2병을 깠습니다.
결과물엔 지장이 없다지만 팔아먹진 못하게 된거죠.
아마도 CL에 한번 끼웠다가 노출계에 긁힌게 아닐까
유추를 해봅니다 ㅡ,ㅡ
침동 크론과 침동 엘마는
결과물이 달라졌습니다. 블랙스케일 엘마는 드라마틱 하더군요.
렌즈 내부 흑칠이라는게 중요하다는걸 알았습니다.
CL 바디는 오버홀까지 진행해 주셨는데
특히 먼지 가득하고 뿌옇던 파인더가
너무 깨끗해져서 돌아왔습니다.
R6.2와 50룩스는 50룩스가 문제여서
교정하는데 비용이 좀 더 추가 되었습니다.
비용은, 제 기준엔
수긍할 만 해서 불만이 없습니다.
다시 돌아온 물건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단 생각밖엔 안듭니다.
이젠 올드 콘탁스 렌즈들을
맡겨야 할 차례인데,
이젠 얼마나 오래걸릴지
또 어떤 상태일지 감이 안옵니다.
거인광학 작업 내역 사진은
외부에 공유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있어
제가 렌즈를 팔 때도, 이 글에도
올릴 순 없겠지만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2차 대전 전, 후 까지 내려가는 올드렌즈 듵은
겉으로 봐서 이상없어 보여도
내 손에 있을 때 오버홀을 맡겨봐야
확실히 내것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거인광학에 다른 연관은 전혀없기에
어떤 의도로든 이 글이
문제가 되어 피드백을 받으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1011_232049.jpg
으흑흑 불쌍한 8매...ㅠㅠ

댓글
  • 홍쓰아저씨 2021/12/01 21:08

    8매…으흑 ㅜ ㅜ

    (m7jeo5)

  • LEICA 2021/12/01 21:34

    평생 막 쓰라는 계시로 받아들였습니다...-_-

    (m7jeo5)

  • medio 2021/12/01 21:16

    반백년을 훌쩍 넘긴 세월을 생각하면 새것처럼 깨끗하고 멀쩡한 것이 정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왔을까!!
    그 세월 동안 렌즈 청소를 어떻게 했을까!!
    아주 쎈 자전거 라이트에 비춰보면 안보이던 기스와 우주의 별과 같은 먼지들..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에 이제는 라이트에 비춰서 보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생각하면 그 당시의 렌즈코팅이 완벽하게 남아 있다고 자신 할 수도 없지요..
    저는 그려려니 하고 사용합니다...^^

    (m7jeo5)

  • LEICA 2021/12/01 21:37

    전에 오버홀 했던 사람이 제대로 작업을 안했거나,
    마무리가 미흡해도 겉으론 티가 안나지만 속이 곯아있는
    경우가 많은가 보더라구요;;;;

    (m7jeo5)

(m7jeo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