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그렇게 제우스는
집나간 마누라가 어찌나 사나 싶어 친정으로 갑니다
지난 번에도 말했지만
헤라는 양부모에게 양육되었는데
바로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와 그의 아내 테티스입니다.
(지난 번에 이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테티스가 아닌가, 하고
누군가 질문을 하셨는데요.
헤라의 양어머니인 테티스는 Thethys고
아킬레우스의 어머니는 Thetis 입니다.
발음은 비슷해도 다른 사람이에요.
사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테티스는 제법 흔한 이름입니다.
그래서 후대 사람들도 쟈갸 쟌지 갸갸 갼지 햇갈리기도 함)
자,자기야? 있어?
나 자기 잘있나 궁금해서 왔는데............
제우스는 지은 죄가 있던지라 나름 조심스럽게
친정문을 두드렸습니다.
최고신인데 그냥 번개들고 뚜까 부수지 그랬냐고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는 굉장히 오래된 자연신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힘으로는 제우스가 이길 수 있으나
제우스도 함부로 무례를 저지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노인공경?
또 다른 의견으로는 바다는 엄연히 포세이돈의 영역이기 때문에
제우스도 큰 목소리롤 내지 못했다고 해요.
아니면 걍 지가 지은 죄가 있으니까 굽혀 들어간걸지도...
....................
하지만 헤라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죠. 작정하고 왔는 걸요.
참을 인자 세번....아니 삼천번을 쓰다 붓이 부러지고
남편이 사생아들 끌고 와서
자신이 고생고생해서 꾸려가는 올림포스에서 한자리씩 하는걸 보고
눈물을 얼마나 집어 삼켰겠습니다.
여자가 끝이라고 외치면 진짜 끝난겁니다.
이 글 보고 계신 유뷰징어님들, 커플징어님들 새겨들으세요.
아 님은 솔로라 신경 안써도 되려나? ㅋ
야!
솔직히 남자가 이 정도 했으면 사과를 받아줘야 될 거 아냐!
내가 얼마나 굽신거러야 해? 나 신들의 왕이야!
이 정도면 충분히 내가 잘못했다는거 인정했잖아.
사과한다고!!!
..............넌 내가 왜 화났는지 모르지?
헤라는 빡쳐서 남성 해독 불능 3대 불가사의 문제 중 하나를 냅니다.
아마 그 대답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남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좀 찔리는게 많긴 한데.....
남자가 살면서 좀 실수도 할 수 있지!!!
실수?
하.
야, 실수도 고의적으로 하면 그건 실수가 아니야. 범죄지.
아 됐다.
범죄자한테 무슨 이야기를 내가 더 해.
됐어 가. 나 진짜 작정하고 온거니까
가서 새 시작을 하든 마음대로 하라고!!!
와씨.......!!
그럼 내가 무서운 줄 아나.... 씩씩.....
조,좋아!!! 나 갈거야!!!!
........치, 생각보다 쌔게 나가네.....어쩌지........
.................친정에 가서도 제우스는 문전박대를 당합니다.
이때부터 마누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제우스의 눈물의 똥꼬쇼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자,자기야.....
나 자기가 좋아하는 보석이랑 꽃이랑 선물 잔뜩 준비했는데....
이거 그냥 받아주기만 하면 안돼???
내가 거지냐 새끼야.
나 신들의 여왕이야. 보석?
우리 친정이 어딘지 잊었냐?
나 진주랑 산호로 공기놀이하면서 컸어.
이것들 죄 꼴보기 싫으니까 가지고 꺼져!!
와씨!! 당장 나와!!
안 그러면 나 진짜 눈 뒤집어 까고 다 때려부순다???
해봐 X발아
니가 진짜 추악함의 끝을 보는 구나? 겁탈에 이어서 폭력?
가정폭력까지 저지르네? 남자로서는 형편 없는 프렌즈구나?
쳐, 쳐, 치라고
걍 쳐 죽여.
간만에 페르세포네한테 놀러가서 아도니스인가 뭔가
엄청 좋은 꽃돌이랑 티타임이나 즐기다 오지 뭐.
저....저기 사실 저 제우스 아닌데요.....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저 불교로 개종했어요.
내 몸에서 무슨 사리가 머리카락 빠지듯 나오냐고.
아니 지중해 신이 해탈하게 생겼어.
쁏?
야 너 제우스지
어....? 어떻게 알았어?
내가 그날 이후로
새 혐오증에 생겼어? 알아?
한번 속지 두번 속냐
실제로 헤라는 친정에 가서
화풀이 삼아 제우스가 변신했던 뻐꾸기의 깃털을 뽑으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뻐꾸기는 뭔 죄야.....
으허헝............헤라......자기야....
나,나 진짜 안 그럴게
바람 안피우고 자기말 꼭꼭 들을게
제발 용서해줘
죽을까? 내가 죽을까?
내가 여기서 콱 뒈져버리면 화 풀리겠어?
당신이 그러면 여기서 그냥 죽을게!!!!
넌 언제부터 입으로 똥을 싸는 재주를 익혔니?
지랄마. 죽어도 어차피 하데스한테 인사하고 올거잖아.
페르세포네가 너 보내지 말래
지 남편도 너한테 바람기 옮을까봐 걱정된다나 뭐라나.
하데스 안 그래도 마누라 뒤치닥거리 하랴, 저승일 하랴, 개키우랴
바쁜 애인데 가서 민폐만 끼치다 오게?
어
지금 누가 내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응응....아냐 아빠 화 안났어
우리 점박이가 집 지키느라 얼마나 고생 많은데
엄마가 하는 말 신경쓰지마. 알았지?
끠웅.....
그래도 있지, 점박아
아빠는 우리 점박이가 막 남이 던져주는 음식 막 집어 먹고 안그랬으면 좋겠는데....
사료가 부족하진 않잖아...
혹시 그거 먹고 탈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난 우리 점박이가 너무 너무 걱정돼....
끠웅......
어쨌든 난 이제 당신한테 아무 마음도 없어.
갈라서자고!!!
이런 짓도 다 지긋지긋해!!!!!
헤라는 마지막 빡침을 담아 고함을 질렀습니다.
패왕색의 패기에 지린 제우스는
결국 꼬리 말고 나올 수 밖에 없었죠....
알았어....그냥 가면 돼잖아.....
제우스는 헤라의 말에 결국 축 져여서
비틀비틀 친정 집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제우스가 아니죠.
이분은 난봉꾼의 신, 껄떡쇠의 거성...........
여자를 앞에 두자 세상에 안쓰던 지혜가 뿜뿜 뿜어져나오게 되었습니다.
한편 제우스를 쫓아낸 헤라도
그때는 속이 시원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슬슬 신경이 쓰이긴 했습니다.
흐응....뭐 이제 다음에 오면 밥이라도 먹여야지
흐응.....이제 뭐 사과라도 하면 모른척 받아줄까
뭐 나름 같이 지낸 정이 있긴 있으니까
내가 너무 막 소리질렀나 은근히 속 여린 사람인데
올림포스는 잘 돌아가고 있을까
처음에 작정하고 나간건 좋은데
여자의 마음이라는게 갑자기 관심이 뚝 끊기면
어어 이 새끼 뭐야 근성을 보여야 될 거 아냐
벌써 나가 떨어지면 튕긴 내가 뭐가 돼
이러면서 자신이 너무 갔나 걱정
잘보겠습니다~~
작성자님. 항상 글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혹시 시간이 충분하신다면 기가노마키아도 설명해주실수 있나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헤라 언니한테 껄떡댔던
신들썰도 보고 싶어용!!
ㅋㅋㅋㅋㅋㅋㅋㅋ와 진짜 글 찰지게 잘쓰시는거같아요!!!
근데 님은 솔로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훅 들어오는 팩력ㅋㅋㅋ
아 물론 전 커플입니다 꺄륵
ㅋㅋㅋㅋㅋ이번도 역시 엄청난 필력이네요! 잘봤습니다!!!
이승 보다는 저승이 더 살기좋은듯 ㅋㅋㅋㅋㅋ
푸콘가족에서 뿜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요 마누라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답니다.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 돌하르방 너무 웃겼는데 언급하시는 분들이 없네용.......◟(●˙▾˙●)◞ 항상 재밌게 잘보고 있어요!! 진짜 이 필력으로 책 내시면 대박날듯 ㅋㅋㅋㅋㅋㅋ
중간에 갑자기 팩폭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