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219771

와 진짜 마음은 머리로 조절되는게 아니네여

제가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낮으면 절대 도전을 안하는 성격이라 사람을 좋아하는 일에도 가능성을 저울질해왔거든요.
재고 또 재서 가능성이 낮다 싶으면 마음이 깊어지기 전에 탁 끊고, 연애를 할때도 항상 저한테 먼저 호감을 드러낸 사람만 만나왔구요.
그래서 저는 제 마음을 잘 조절하는 사람인줄 알았어요.
근데 친한 친구들이 저한테 그랬었거든요.
너가 아직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안 만나봐서 그런다고.
그럴때마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한 사람이 몇인데 그걸 모르겠냐고 그랬는데....
와. 진짜 장난이 아니대요.
이번에도 첫눈에 호감가는 사람을 봤구,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람이랑 나랑은 가능성이 없겠구나하는 확신만 커져서 여느 때처럼 탁. 끊었는데.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꽃이 피듯이 웃을수가 있답니까.
주변에 보는 눈이 많다는것도 잊고 넋을 놓고 봤어요.
뭐가 그리 우스운지 어깨까지 들썩이며 깔깔거리시는데 나까지 행복해서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어요.
그러고나서는 정말 나도 모르게 "어떡해. 너무 좋아."소리가 절로 나오면서 고개가 스르르 숙여지는 겁니다.
그 순간에는 진짜 주변 사람들은 다 배경같구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고 세상에 딱 그 사람이랑 나 둘만 있는것 같더라구요.
하....
그동안 세상 다른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살아온거에요??
절대 잘될리가 없고, 무조건 나만 힘들어질 거라는 걸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면서도 감정에게 이성이 질 수밖에 없는건가요?
스스로 늪에 들어가는 기분이 이런걸까요......  
....그런데 이 와중에도 생각만으로 히죽히죽 웃음이 나서 죽겄네요. 세상에나. 

댓글
  • Semo 2017/05/12 22:55

    우와 그런 감정을 느끼실 수 있다니 정말 부러운 걸요 ㅠㅠㅠ

    (3se9Wy)

  • intp 2017/05/13 00:20

    글이 넘 이뻐용
    우리 모두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3se9Wy)

  • 멸치날치 2017/05/13 01:24

    글만 읽어봐도 행복감이 느껴지네요 ㅎ
    앞으로도 쭈욱 행복하게 지내셔요 ㅎ

    (3se9Wy)

  • mensura 2017/05/13 08:39

    소설가 이승우씨의 "사랑의 생애"라는 소설... 추천드립니다...

    (3se9Wy)

  • 달빛문양 2017/05/13 09:04

    사람 느낌이랑 감정은 거짓말을 안 하는거죠.
    이성은 필요에 따라 거짓말이나 핑계가 가능한데..
    느낌이랑 감정은 그게 안 통한다는 게 참 신기해요.
    근데.. 그런 느낌을 가져볼 기회가 누구에게나 흔한 것은 아닙니다.
    인생 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아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과의 과정과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지만...
    그 감정만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게 되시길.

    (3se9Wy)

(3se9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