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ohabe.com/sisa/2170855
들판으로 나가봅니다. (feat.독박육아)
지난 토요일, 아내가 코로나19 2차 백신을 맞았습니다.
1차를 맞았을 때는 아무렇지 않더니 2차를 맞고는 몸살 기운에 골골거리더군요.
아이한테 엄마가 아프니 쉬게 두자고 일러두니 알겠다고 대답은 잘하는데,
TV에서 피카츄가 소리만 질러도 누워있는 엄마한테 조르르 달려가 말해줍니다.
큰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진 않아서 일단 쉬게 하려고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했습니다.
어린이 정식 세트가 있는 식당을 들러 생선 구이에 밥을 먹이고,
들판이 있는 곳으로 가봅니다.
생각보다 풀이 너무 많이 자라서 아이 키만하네요.
저는 주춤했는데 아이는 벌레들을 찾아다니느라 신경도 쓰지 않고 뛰어드네요.
한참을 신나게 뛰어다니길래 간만에 영상으로 아이를 담아주려고 트렁크에 넣고 다니던 삼각대도 펼치고,
fp에 ND필터와 DNG로 찍으려고 SSD를 주섬주섬 장착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트 박스에 헐리우드 블랙 매직 필터를 넣고,
카메라에 딱 장착하는 순간 아이가 곁으로 다가와서 웁니다.
'엄마 보고 싶어. 히잉'
제대로 찍어보지도 못하고 얼른 다시 접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이는 컨디션이 조금 나아졌다는 엄마한테로 뛰어드네요.
코로나로 한동안 한가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래도 엄마랑 아빠는 다른가봅니다.
엄마 몰래 초코우유에 초콜렛에 돼지바까지 사줬는데 살짝 배심감을 느낍니다.
아내가 사진을 보고는 저한테 잔소리를 합니다.
'벌레에 쏘이거나 풀독이 오르면 어쩌려고 이런 무성한 풀밭을 데려간거야?'라고요.
아이는 멀쩡하고, 제가 목덜미에 풀독이 올랐는지 자꾸 간지럽습니다.
Sigma fp
Zeiss Otus 55mm f1.4, Zeiss Milvus 35mm f1.4
Schneider Hollywood Balck Magic MPTV filter
www.instagram.com/special_jang
*Zeiss와 Schneider의 앰버서더로서 관점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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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말좋아여 에세이화보같아여
게을러서 주위 일상이라도 열심히 찍어보자고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런 칭찬이 감사하네요. :)
사진에서 바람이 느껴지네요
질감이 너무 좋습니다
바람에 풀들이 이리저리 파도치고 있었어서 조금이라도 느낌이 담겼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는데, 봐주시다니 눈썰미가 예리하시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