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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다 걸린 여우 요괴 이야기(2)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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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붙들린 채로 왕서방에게 얘기했지.

 

"우리 왕서방이 돈도 많고 술 빚는 재주도 좋은데 왜 장가를 못 갔을까 생각 안해보셨어요?"

 

왕서방은 이 말이 불쾌했지.

 

뭐가 문제인지는 본인이 직접 알고 있었으니까.

 

"내 얼굴 얘기하는 거라면 넌 이자리에서 가죽을 벗길 줄 알아!"

 

"전 아무 말도 안 했답니다. 왕서방 생각에는 얼굴이 문제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왕서방은 더욱 기분이 나빠졌지만 이렇게까지 건드는 여우의 속내가 궁금했지.

 

"어쩌자고 그걸 물어보는 건데?"

 

"얼굴이 문제라면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어떤가요?"

 

왕서방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

 

"저는 오래 살아서 남다른 재주가 참 많답니다. 홀리는 목소리, 괴쩍은 바람, 무엇보다 투명해지는 비술을 알고 있지요."

 

"그걸로 내가 어떻게 장가를 간다는 거야?"

 

"여자는 본디 신비로운 것에 쉽게 홀리기 마련이에요."

 

여우는 말을 이었지.

 

"왕서방이 모습을 감추고 여성을 홀리는 목소리로 아리따운 아가씨와 하룻밤을 보낸다면 왕서방에게 반해 신부를 자처할 것이에요."

 

왕서방은 의아해했지

 

"저쪽 산 너머는 무지개의 아이를 밴 처녀가 있고 저쪽 바다에는 뱀의 아이를 얻은 사내가 있는데 우리라고 뭘 못하겠나요?"

 

여우는 자신있게 외쳤어!

 

"왕서방은 바람이 되어 온갖 여자들의 신랑이 되는 거에요!"

 

왕서방은 여우의 말을 곰곰히 생각했어.

 

모습을 감춘 채로 목소리로 여자를 홀려 하룻밤을 가지면 아가씨들이 바람의 아내가 되었다 생각하는 것이렷다?

 

하지만 왕서방은 도술을 부릴 줄 몰랐지.

 

"제가 이 꼬리털을 뽑아드릴테니, 머리 위에 꽂고 주문을 외우시면 됩니다."

 

왕서방은 여우의 은빛 털을 머리끈 사이에 꽂아 주문을 외웠지.

 

세상에나! 술에도 물에도 비치지 않는 투명한 몸이 되버린 거야!

 

"이제 왕서방은 바람이 되어 많은 처녀들의 신랑이 될 거에요!"

 

그렇게 그 마을에는 처녀들이 바람의 아내가 되었다 말하는 요사스러운 일이 일어나게 됐어.

 

이 소식을 들은 마을의 부호는 걱정이 아닐 수 없었어.

 

사랑스럽고 마을에서 가장 예쁜 자기의 딸이 바람에게 홀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거든.

 

그렇게 부호는 도사를 부르게 되는데...

 

다음 이야기

댓글
  • 선녀와사기꾼 2021/09/27 02:47

    아조씨! 다음장! 빨리!


  • 선녀와사기꾼
    2021/09/27 02:47

    아조씨! 다음장! 빨리!

    (EUi7Po)


  • 00703
    2021/09/27 02:49

    그래서 여우랑 왕서방이 섹♡하는 엔딩인거지?

    (EUi7Po)


  • 강능단유
    2021/09/27 03:06

    도사의 도명이 혹 전우치 아니요?ㅋㅋ

    (EUi7Po)

(EUi7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