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5일부터 8월 1일까지의 강원도 여행 이야기입니다.
어디로, 어떤 여행을 가든 2박이 넘어가면
그곳에서 '살다 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떠납니다.
하늘내린터농원에서의 3박4일 또한 그러했습니다.
보통 긴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기사를 작성합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고, 필름사진이 독특하고 드물어서인지
기사를 쓰면 항상 헤드라인에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기는 작성을 못하고 있습니다.
바쁘기도 하지만 공익성 차원에서 고민을 하느라 시기를 놓쳤습니다.
오히려 공익을 위해 '언택트 여행'으로 기획을 하고 취재 및 여행을 진행했던 것인데,
아무리 저의 의도가 그렇다 하더라도 대중이 받아들이는 것이 그렇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 않겠습니까.
8박9일동안 반경 10미터 내로 스쳐갔던 사람이 5명이 채 안 될 정도의 언택트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과 요령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건강하게 행복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내용이 현재 고통을 받고있는 분들의 마음을 부정적으로 자극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기사 작성을 포기하고 이 곳에 가벼운 마음으로 내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전 '어떻게 씻는지'에 대해 댓글이 달렸고 대댓글을 달았지요.
아래 사진처럼 나무에 물통을 얹어놓고 손도 씻고 세수도 합니다.
밤이 되면 몸을 씻기도 합니다. 당연히 비누나 샴푸 등은 일체 쓰지 않아야 합니다.
Konica현장감독28 / ProImage100 / Opticfilm120
양치도 물로만 합니다.
다음 날 오전에 농장 밖으로 나가서 상하수도가 되어있는 화장실을 찾아, 치약으로 양치를 하면 정말 행복합니다. ㅋㅋ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는 농작물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위해 아침 일찍 나가는 터라 오전 10시 타임에는 못하고 오후 4시에 돌아와 저녁에 먹을 야채를 수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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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를 수확하고 흐르는 물로 씻은 뒤 직접 패서 나른 장작에 불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한여름이었지만 오후 6시가 넘어가면 기온이 26도 정도로 떨어집니다.
선풍기도 필요없을 정도로 쾌적한 공기가 온 몸을 감싸지요.
인제로 떠나기 3일 전 춘천의 한 양고기 유통업체에서 부위별로 양고기 3kg를 택배로 받아두었습니다.
수산시장에서 2관짜리 얼음 두 개를 아이스박스에 넣어두고
주기적으로 물을 빼주면 4일 정도는 매우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3일 내내 고기 파티를 즐겼습니다.
고량주를 한 잔 마시고
쯔란에 양고기를 찍어서 한 입 먹은 뒤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면 정말 꿀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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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사실 우리에게 참 처절한 여행이었습니다.
동행인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4년 째 하고 있고, 합격하면 결혼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6월에 있었던 시험을 잘 치렀고 1차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런데...
면접 서류접수에서 어이없고 치명적인 실수가 있어서 면접 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바람에
올해에도 또 수험생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많이 울기도 했고, 저에게 "이렇게 바보같고 한심한 나를 왜 만나?"라고 가슴아픈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무슨 소리야. 그런 소리 말아. 너를 만나는 5년 동안 너는 나에게 단 한번도 자존심 건드리는 말 하지 않았고
항상 나를 존중하고 존경해줬어. 그것 만으로도 너를 평생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돼."
라고 말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요.
합격했다면 떠날 수 없었던 여행이었는데
오히려 낙방하여 시간이 남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갈까 말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해서 강원도로 떠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행의 3일차 저녁, 의자에 앉다가 몸이 삐긋하여 몸개그를 하게 되었고
우리는 깔깔 웃었습니다.
내가 동행인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의 이런 점이 참 좋아. 가슴 아픈 일이 있었지만 금새 극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시 시작하고 있잖아?"
동행인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어. 그런데 자기를 만나다 보니까 이렇게 변했어. 항상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에너지를 쏟는 자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된 것 같아."
눈물이 핑 돌 만큼 감동적인 말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또 이렇게 어려움을 딛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집에서 미리 가져 온 누룽지를 불려서 끓여먹습니다.
반찬은 매일 똑같이 멸치조림과 김치 뿐이지만
고소한 누룽지와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정~~말 맛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생활은 쉘터 안에서 하고 잠은 차에서 잡니다.
창문에는 씌우는 방충망이 있어서 모든 창문을 다 열고 자면 새벽에는 이불을 꽁꽁 덮어야 할 정도로 싸늘합니다.
8월 초였는데도 말이지요.
https://cohabe.com/sisa/2146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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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황금기를 보는 듯 하여
보기만 해도 너무 흐뭇합니다,
하루 하루 모든 시간이 행복하고 뜻 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하시니 새삼 젊은 인생이 값지게 느껴집니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죠,,젊음의 아름다움 ,,찬란함 이란,,^^
한번뿐인 시간들 소중히 쓰시고 행복하세요,,^^
네! 명심하겠습니다~! ^^
zion 님 말씀처럼...
정말 부러운 시절을 보내고 계신듯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시절이다보니.)
늘 느끼지만 현재를 살다님 만의 순수 자연을 대하는 모습과 행동도 참 멋지신것 같구요~~^^
동행인과도 오래오래 행복하실거라 믿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