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림이 몬스터를 만들어내는 과정

스카이림에서 레어하게 만날수 있는 몬스터들 중에 Wispmother(위습 마더)라는 몹이 있다.

하도 잘 안나오다 보니까 모르는 사람도 있고, 게임내 세계관에서도 좀 희귀한 편에 속하는지라 다른 지역에서는 허구로 취급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왜 만들었나 의아한 몹이다. 잘 나오지도 않는데 왜 만들어놓은겨?

이 몹은 그냥 대충 만든것도 아니고 고유 에셋에다가 공격 받으면 분신을 대량으로 불러오는 기믹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공을 들였기 때문에 더욱 의아한 부분.

하지만 게임내의 책들을 읽다보면 왜 만들었는지 알수 있게된다.

일단 직접적으로 이 주제를 다룬 The Wispmother라는 책에서는 크게 두가지의 주류 가설이 제시되는데,

하나는 위습마더들은 북방의 얼음, 냉기, 추위가 형상화된 정령이라는 설.

다른 하나는 시로딜의 에일레이드 문화권의 강령술 문화와 교차비교해봤을때, 1시대나 그 이전에 실전된 강령술로 영생을 얻은 리치(Lich)라는 설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도데체 뭐가 정설인지 모를 것이다. 왜 굳이 이런 몹을 만들고 책까지 쓴것인가?

아마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은 위습마더를 The Pale Lady 퀘스트를 통해 처음 만났을 것이다.

위습마더 자체가 보스로 등장하는 유일한 퀘스트로,

산적들이 점거한 고대 노르드 유적지 깊숙한 곳에서 갑툭튀하는 것이 특징.

이 퀘스트 자체는 별다른 특징이 없이 그냥 전투 몇번하고, 유니크 무기 하나 얻는 것으로 끝난다.

근데!

스카이림의 여러 구전들을 정리한 책인 Lost Legends에서 모쌀 지방에 있는 전설인 The Pale Lady를 언급한다.

전설의 내용인즉, 모쌀지방에는 Pale Lady라는 존재가 있어 아이들을 납치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모두 죽인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고대의 다른 사료들이 이 지방에서 이스그라모어와 격전을 벌이다가 봉인 당한(참고로 실제 Pale Lady 퀘스트도 모쌀 지방에서 벌어진다)Aumriel(아움리엘, 엘프이름이다. 엘프의 주신, 아우리엘에 기반한 여러 이름들 중에 하나.)이란 수수께끼의 존재를 기록해놨음을 언급하며 이 전설과 연관성을 제시한다.

즉 Pale Lady는 스카이림을 건국한 이스그라모어와 연관이 있는 엘프 관련 인물이라는 것.

여기까지 오면 눈치를 챈사람도 있을텐데, 이스그라모어와 싸운 엘프 종족은 스노우 엘프(현대의 팔머)들 밖에 없기 때문이다.(최소한 기록으로 남은건 스노우 엘프 밖에 없다.)

즉, Pale Lady 전설에 따르면 위습마더들은 정령이 아니며 원래 스노우엘프 였다가 강령술로 탄생한 언데드 좀비라는 뜻.

여기에다가 위습마더가 등장하는 다른 지역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소름이 돋는데,

다른데도 아니고 리프튼 지역의 드웨머 폐허인 Rkund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알고있겠지만, 스노우 엘프들은 노드들에게 밀려 드웨머들에게 피난을 했다가, 드웨머들에게 속아서 종족 대다수가 장님이 되고 지능이 퇴화되어 현재의 팔머로 전락했다.

근데 위습마더들이 드웨머 폐허에 나온다?

거기다가 위습마더와 스노우엘프를 연결짓는 사료들이 있다?

이것은 위습마더가 정령이 아니라, 스노우 엘프 언데드라는 것을 증언하는 강력한 간접증거인 셈이다.

모든 증거들을 종합해보면 소름돋는 결론을 내릴수 있다.

위습마더들은 단순히 정령이 아니라 스노우 엘프들이 강령술을 동원하여 언데드가 된 것이며,

왜 위습마더가 되었는지까지 생각해보자면 동족들이 철저하게 학살당하고 퇴화되어 노예로 전락하는 가운데, 마지막 발악으로 언데드 리치가 되어 살아남고자 했던 몸부림이였지 않았을까 쉽게 추측이 가능하다.

특히 Rkund 뿐만 아니라 블랙리치에서도 위습마더가 나온다는 것을 생각한다면(어디있는지는 잘 찾아보시길 바란다.), 위습마더들은 동족이 멸절당하는 상황에서 죽기싫었던 절박한 스노우엘프들이 였다는 추측에 더더욱 힘을 실어준다.

즉, 베데스다는 위습마더와 그 이야기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스노우 엘프들의 몰락과 그 과정에서 죽지않기 위해 죽음을 택한 이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달한 셈이다.

다르게 보자면 위습마더들은 현대의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비슷한 존재일수도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