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우리가 돈 벌려고 장비 샀습니까? - 70-200fl vs z70-200s

* 귀찮아서 비교사진, 증거사진 그런 거 없이 가능한 말로 설명하겠습니다. 중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런 놈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드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z70-200s 안 산다며?
z24-70/4s가 24-70vr보다 화질이 좋다는 것을 알아버린 뒤, 크고 무거운데 화질은 조금 떨어지는 f마운트 렌즈를 굳이 못 생긴 ftz까지 쓰면서 쓰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z렌즈는 24-70/4s, 35.8, 50.8 이렇게 3가지 있으니 망원만 있으면 되겠다 싶어서 사버렸습니다. 광각이요? 전 광각을 거의 안 쓰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하면 그 때 14-30 살까 싶어요.
2. 70-200fl과의 차이
줄여서 z와 fl이라고 하겠습니다. 화질은 물론 z가 우세이긴 하지만 fl도 워낙 출중해서 화질 때문에 바꾸는 메리트는 약간 적은 것 같습니다. 다만 ftz 때문인지 손떨방의 약화, 느려진 af, 저조도에서 생기는 워블링, 어쨌든 z보다 조금 더 눈에 띄는 색수차 등을 생각하면 여러 부분에서 미미하게 바꿔야할 이유가 나오더라고요. 마치 d300과 d300s의 차이 같은, 약간의 업그레이드 같은 느낌...
3. 가장 큰 성능차이는 af-c!?

피사체와 약 3m 떨어진 곳에서 꽤 빠른 속도로 걷는 저희집 댕댕이를 찍었습니다. 빨간 점은 실제 z7ii가 동물 눈af로 잡아낸 측거점입니다. nx 스튜디오에선 촬영 당시의 측거점을 나타내는 기능이 있거든요.
물론 이동하는 동안 연사로 찍었고, 거진 다 핀이 제대로 들어갔습니다.
그거 한 장 한 장 올리기엔 저도 귀찮고 보시는 분들도 지루하실 것 같아서 생략합니다(...)

어쨌든 1:1로 확대해보면 눈에 핀이 딱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까운 피사체가 종방향으로 이동하면 초점렌즈가 움직이기 위한 토크가 비약적으로 많아지기 때문에 3M에서 주인님 사랑해요~ 하면서 호다닥 다가오는
멍멍이를 찍는다? 보통은 초점 잡고 셔터막 올라갔다 내려오면 이미 초점 맞는 구간을 멍멍이의 머리가 지나가버리기 떄문에 목이나 가슴팍에 초점이 맞는 불상사가 일어나버립니다.
동물눈 af의 연산을 하면서 신속한 af-c의 움직임까지 해내는 점이 그야말로 신세대 렌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m라는 근거리에서 종방형 움직임에 초점을 맞췄다면 좀 더 떨어진 곳에서 어떤 격한 움직임이 있어도 믿고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강한 역광 상황에서는 가만히 있는 멍멍이에게 초점을 정확히 잡아내긴 하지만, af-c는 바보가 되어버리더군요(...)
4. fl이라면 어땠나?
실제로 가끔 멍멍이들 찍고 놀았는데, 종방향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는 거리는 최소 8m가량은 떨어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ftz 때문에 af-c의 움직이 느린 건지, 셔터랙 때문인건지 모르지만 어쨌든 사진 찍으면 머리를 지나 목이나 가슴에 핀이 맞아 있어요.
이러한 점을 생각하면 세간에 알려진 z 바디와 z70-200s의 동체추적 성능은 다소 과소 평가 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평범하게 야외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떨어져서 촬영하면 동체추적 하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릴 것 같은데...
좀 큰 개(남매 ㅠㅠ)라 밖에서 함부러 개를 풀어 놓았다간 컨트롤도 못 하고 사진도 못 찍고 ㅠㅠ
5. 멍멍이 찍으려 산 렌즈가 아닌데...
보통 멍멍이 찍을 땐 35.8s를 한 손에, 다른 한 손으론 멍멍이랑 놀아주면서 찍습니다.
진짜 z70-200s를 산 이유는... f마운트를 매인으로 쓰려면 ftz를 상시 장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간혹 z렌즈를 쓰려고 하면 ftz를 빼야하는, 짐도 늘어나고 귀찮기도 하고, 그렇다고 여러 기타 성능 및 화질은 z에 밀리는데 굳이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어서... 였습니다.
처음 d810 후속기로 d850과 z7ii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z7ii를 살 때만해도 z마운트 렌즈는 하나도 안 살 생각이었는데, 못 생겼다 못 생겼다 욕하면서도 결국 z시스템으로 완전히 이사해버리게 됐네요. 부끄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