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도박과 편견….

-4.78%, -1.28%, -4.24%…..
오늘, 온통 빨간불 천지에, 내 계좌만 새파랗게 질려있다.
호가창을 보고있으니, 내가 주식을 시작하던 모습이 그려진다.
3년짜리 아파트현장 초기, 토목공사가 한창일쯤에 칠순에서 삼년 모자라는 전기 반장님이 배치받고 온게다.
실은 정확히 하자면, 신분증에 삼년 늦게 올려져서 실제 나이로 칠순이 맞다고 한다.
어쩌다보니, 나이차가 스무살쯤 나는 현장내 절친이 되버렸다.
마치고 막걸리도 한잔하고, 낚시도 같이 다니고….
내가 좀 까칠한면이 있어서, 내맘에 든 직원들과는 형제처럼 지내지만, 현장 끝내고 전화번호 지워버릴 직원과는 업무외의 말은 일절 없다.
그렇다보니, 친하게 지내는 어린 직원들도 내방을 아지트로 사용하기도 하고, 영감님도 내방이 편한지 자주 찾곤한다.
전기반장님 출근후 몇일만의 일이다.
“야~ 오늘 막걸리 한잔하자.
오늘 삼백 벌었다!
니도 주식한번 해봐라!”
다른 직원에게는 별 말이 없는데, 주식 30년 경력의 영감님이 내게 주식을 전하고팠다고 말한다.
당시에 내게 주식은 도박과 진배없는 시기였거든.
웃음기없는 얼굴에 차가운 목소리가 튀어나간다.
“내방에서 주식은 꺼내지 마셔.
주식하는 새끼들이랑 안친하거든.”
차가운 한기를 느끼고 뒤로는 주식 이야기는 끝이났어.
어릴적부터 주식해서 망했다는 소리들만 들어와서 그런지, 내게는 정말 주식과 도박이 같은 단어였어.
영감님 방에 놀러가면 늘 모니터에 주식창이 열려있고, 기업들 이름을 원치않아도 보게되니, 시나브로 나조차 모르는 사이에 관심이 생겨버렸다.
내가 늘 그렇듯이, 모르는것은 시도하지 않고, 한번 맘에둔건 어찌해서건 배우고파 미쳐버리거든.
서른권쯤 책을보고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전문가라는 사람들과 대화가 즐거울쯤 계좌하나 만들지.
내가 그러했듯, 주식을 절대 권하지는 않는다.
스스로 관심갖지 못한다면 안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추천받아 하는건 안하는게 낫다는 생각이다.
다만, 편견의 한 종류라고 생각한다.
꼴뵈기 싫은 직장동료는 끝끝내 친해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사람에게 절친이 있다는걸 보면, 내가 부족함이 더 큰게 아닐까 싶을때가 있듯이, 가진 편견도 잘 살펴보면 도움 될수도 있는게다.
“하하하, 니 봐라~ 주식 이야기 한다고 까칠하던기
나보다 더 잘한다. 응, 해보니 그리 나쁜건 아니지?”
호탕하게 웃으며 제자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조만간 현장생활 은퇴하면, 소일삼아 용돈벌이나 할까 생각했는데, 딱 내 타입이네요.”
내게있어 편견도 극복 가능한 것임을 배운 큰 경험이라, 만날때마다 고마움을 보낸다.
주식과 도박과 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