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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8년차인데 우울증올것같아요

응급실로 옮긴지 1년밖에 안됐는데
병동도 외래도 다경험해본 연차간호사인데도
출근이 두렵네요
병동 일도 힘들었어요. 밥먹는시간도 허겁지겁 마시고 와야했고 화장실 못가서 방광염걸리고 ..생리대 갈 시간도 없었죠
항상 인원부족해서 여름휴가 한번 가본적없이 몇년일하다가
그만뒀었는데.
응급실은 진짜 일도힘든데 매일매일 주취자들과 진상이 많아서 멘탈이 바스라집니다.
피흘리면서 오는사람도 많고 바닥에 침뱉는 주취자, 복통에 토하는 아기나 어른. 아무도 본인이 닦지 않기때문에 간호사들이 닦는데. 청소여사님 없으니까 깨끗하게 유지하기 어려울때도 있어요.
바닥 더럽다고 야 아가씨. 바닥좀 닦아라.  하시거나
심지어 폐기물박스 안에있는 피묻은 거즈가 본인눈에 보인다고 빨리빨리 이런거 눈에안보이게 치워야지 치우지도않고 뭐하냐고 더러운년이 어쩌고 하며 바로안치운다고 어른말 무시하는거보니 부모가 잘못 가르쳤다고 못배워먹은년이라고 패드립 하시더라구요.
술취한분들 보호자 무조건 없다고 대꾸하면서 자리에서
소변보고 심지어 대변보시는분도 있었죠
그거 치우고 닦으면서 진짜 집에가고싶더라구요.
응급환자에 매달려있어도 진료지체된다고 소리지르는
단순감기 (저희는 농담으로 응급감기라고 부릅니다)환자분들..
무슨 음식점 오는 마인드로 응급실 찾는 분들이 왜이리 많은지 모르겠네요..
아가씨.이모.언니.야.. 간호사라고 불러주는 환자분은 10명중에 1명도 안됩니다.
죽어가는 사람한테 왜 접수부터 하고 오라하냐고
멀쩡히 두발로 걸어들어와놓고 왜 접수하러는 못가시는건지..접수하고오시라하면 쌍욕이 쏟아집니다.
불친절하다기에 (저는 옮기는 병원마다 친절직원포상 받는 케이스로 항상 상냥하게 말하는게 습관인 사람입니다만 응급실와서는 이 친절이라는게 필요한 덕목인지 의문이듭니다최근)
어떤점이 불친절하셨냐하니 절을 백번 해야한답니다.
고객이기때문에요..
응급실을 ..아니 병원을 대체 왜 갑질하러 오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새벽3시 4시에 영양제 맞으러 왔다. 술깨는 주사놔달라하며
드러누워 수액천천히 달라고. 빠르면 자기는 예민해서 안된다고 몇시간씩 누워있으려는 분들..
여기가 뭐하는곳이라생각하는건지..
물떠다달라.이불덮어달라.화장실가게 데려다달라.
애초에 병원이나 윗분들 생각부터도 글러먹은것같아요
간호사의 친절은 물떠다주고 이불덮어주고 술먹은사람 대소변처리하고 바닥 닦는게 아니고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아들을수있도록 정확하고 적절하게 설명하고 적절한처치를 신속히 행하는 그게 친절입니다.
아닌가요.. 제발 그렇게 일할수있고 대접받을수있는 날이 왔으면좋겠어요..
이미 진작 몇년전부터 우후죽순처럼 간호과가 신설되고
간호사 쏟아져나오니까 인력난 없어질거라고 윗분들 맨날 말했는데ㅋ 지금도 사람 못구해서 맨날 오프 다짤리네요?
내로라하는 대형병원 아니고는 인력난 여전합니다.
왜일까요?
왜일까요..
저는 가난하고. 우리가족 다먹여살려야해서
이악물고 일은하고있는데요..
사실요즘 죽고싶어요.
제때밥먹고. 적어도 밤새일하면서 커피라도 한잔마실수있는
일을 하고싶네요 물한모금 못마시고 뛰어다니는데
환자분들은 물떠오라고 소리지르는데
어떻게 웃으면서 친절히 떠다드릴수있는지 모르겠어요.
친절한병원 상냥한간호사 손잡고 얘기들어주면서 웃어주는 간호사 같은거 진짜웃긴거같아요....
할말은너무 많은데 그만할게요..그냥넋두리에요..
어차피 가족이나 주변에 말해도
원래 다힘든거다. 다들힘들다. 간호사가 원래그렇지
같은소리만 돌아오니까 언제부턴가는 말하기도싫어요.
근데 요샌진짜 갑자기 덜컥 자살충동도 오고 그래서.
그냥 두서없이 쏟아내봅니다  
어딘가로 사라지고싶어요
다른거 다 떠나서 주취자만 안와도 좀나을것같네요..
의료현실 처우개선 못해줄거면
금주령이나 내렸으면좋겠다....하 

댓글
  • 메밀차좋아요 2017/05/04 13:47

    우리나라의 간호사라는 고급직종을가지고 그냥 서비스직이라는 굴레로 독박을 쉬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환자들도 의사에게는 쭉소리도 못하는데 간호사만 오면 난리도아닙니다. 또한 2명이 할일을 1명이 해야하는 인력구조도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간호사들끼리 잘 다독여 주고 지내야 하는데 간호사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구덩이의 근무환경이 조성되고있습니다.
    또한 급여의 70%이상을 의사들이 싹쓸이 해가는 상황이라 나머지30% 간호사 포함 직원들이 가지고 가는 구조로 알고있습니다.
    또한 간호조무사들또한 어디나가서 나 간호사에요라고 다니니 간호사들에 대한 의식도 땅에떨어진 원인이 되었구요.
    4년,3년을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고 국가고시를 치룬사람과 학원몇개월다닌사람하고 동일시한다니 이건 선진국같으면 상상도 못할일이죠
    조금만 힘내시고 정 힘들면 다른길을 찾아보세요. 간호사로 꼭 병원말고도 일할수있는데가 있습니다. 사람이 우선이고 누가뭐라그래도 내생각이 우선입니다.
    주위에 아무리이야기해봤자 전혀 위로받지못하고 되려 이상한 사람취급당합니다.
    아무쪼록 힘내세요

    (w1hm4e)

  • 마마1은중천0 2017/05/04 14:01

    신입 간호사들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할정도로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업무환경때문에 텃세도 생길수밖에 없다는데 정말 오래 버티셨네요. 존경합니다.

    (w1hm4e)

  • 주여왕 2017/05/04 16:48

    응급실이 진짜 멘붕되는 지름길이라던데ㅜㅜ
    어휴ㅜㅜ
    그래도 님같은 의료인덕에 한밤중에도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어..힘내라고 할 수도 없고ㅜㅜ;;;
    아웅 항상 몸건강하세요!!!ㅜㅜ

    (w1hm4e)

  • 철이들까 2017/05/04 17:00

    시스템이 그렇다는말  정말 믿을말 아니죠 .
    시스템이 그렇다 구조가 그렇다 이런말보면 거의 대부분이 핑계죠 고칠수 있고 분명히 개선할 수 있는데 그러한 힘을 가진자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깐 그냥 놔두는 겁니다.
    제 생각은 업무 방해는 그에 따른 합당한 비용을 청구해야하고 안된다면 법적으로 라도 그에 따른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러한 비용은 병원이 먹는게 아니고 그러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분들이 보상으로 지금 해야하구요. 그래야 정말 급하고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은 그에 합당한 진료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잖아요. 상황이 더 급한테  목소리 못커서 진상을 못부려서 가면 항상 뒷전이라? 말도 안되죠.
    당장은 힘들지만 그래도 세상은 바뀌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당장 먹고 사는게 힘들어서 꾸역꾸역 다니지만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먹고사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덜게 되면 그때 복지나 이러한 각 직업에 대해서 다시 고찰해볼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일단 희망이라도 가질수 있는 방법으로서는 이러한 우리들이 투표를 하는것이네요.
    희망이 있다면 그래도 힘이 나지 않을까 싶은데 힘내세요 !

    (w1hm4e)

  • 노모ㅇ동 2017/05/04 17:54

    힘내세요...9년차 남자간호사입니다..
    지금은 공공병원에서 당뇨병 전담으로 근무하고 있지요..
    물론 상근직입니다..
    간호사 할거 많아요..
    제가 3교대를 잠깐 하긴했지만..
    지역사회에 나와도 간호사는 할게 무궁무진해요..
    전 지금 병원에서 6년차로 일하고 있지만..
    출근이 싫은적이 없었어요..
    3교대 잠깐 할때는 병원 불을 쳐다보는것도 싫었어요..
    근데 지금은 출근해서 오늘은 어떤일을 하지..라는 기대감으로 옵니다..
    간호사일을 하면서 더럽고, 힘든일이 많죠??
    그럴때 주변에서 고생했다, 많이 힘들지??라고 한마디만 해주면 힘이나는데..
    이건 같은 식구인 직원한테도 무조건 따지고 들어가니..
    일은 익숙해지지만 사람관계는 익숙해지기 어렵더라구요..절이 싫으면 중이떠난다고
    저또한 그렇게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 만나기가 쉽지 않겠지만..
    더 어려운일을 간호사를 하면서 만나게 될 수도 있겠지만..
    부디 가슴따뜻한 간호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힘내세요!!

    (w1hm4e)

  • workalone 2017/05/04 17:55

    모대형병원처럼 응급아니면 응급실 자체에서 받아주지 말고 병실없으면 다른 병원으로 바로 이송하는 등 체계가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의료인, 경찰, 소방공무원 같이 본연의 업무가 중요한 직종은 망할 친절좀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아니, 어느 분야든 진상은 거부할 수 있는 법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술쳐먹은 인간들은 그냥 어디서든 쫓아냈으면 좋겠어요. 고생 너무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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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테시아 2017/05/04 17:57

    어쩌다가 고객. 손님이 왕 또는 갑이 되어 아랫사람 부리듯 하려고 할까..
    계급도 없고 같은 사람인데 일만하면 노비로 강등 당하네요
    힘든일 하시는데 정신적으로도 힘들게 되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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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소뤼 2017/05/04 18:05

    제 친구도 간호산데 처음 근무지로 응급실에서 1년반인가 일했는데 그 때 진짜 너무 힘들어했어요 진상도 정말 본문에 나온것처럼 많고 낮 밤 바뀌고 거의 매일 술 먹고 자더라구요 진짜 그때 정말정말 힘들어하다가 그 후에 그만두고 응급실 아닌데로 옮겼는데 그제서야 좀 괜찮아지더라구요 작성자님 너무 이해갑니다ㅠㅠ
    그래도 몸 건강 잘 챙기시고 정말 너무 힘드시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을 해보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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