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말 최상류층 음식 초저가로 재현해 보기

17세기 쓰여진 음식디미방이란 요리책이 있음

 

며칠 전 유게에서 거기 나온 가제육이란 음식이 베스트에 간 적 있음

 

 

 

재료는 돼지고기, 참기름, 간장, 밀가루, 후추

 

조선시대 기준으로는 간장빼고 죄다 비싼 재료를 쓴 돈지랄 끝판왕이었겠지만

 

시대가 변해서 다 집에 흔하게 있는 재료들

 

그래서 한번 몰락양반 컨셉으로 초저렴이로 만들어보기로 함

 

일단 원문을 봄

 

 

 

가제육을 두껍게 산적 하듯 썰어 기름장에 재우고, 밀가루 뽀얗게 묻혀서 기름장을 치며 익도록 볶아

 

후춧가루로 양념하면 끝내주게 맛있느니라

 

 

??? 원문은 볶는데?

 

암튼 유게에서 본 건 지지니, 이번에는 지짐으로 만들어봄

 

 

 

 

 

몰락양반 컨셉인 만큼 고기는 가장 저렴한 걸로 사옴

 

3kg에 만원 받는 뒷다리살 생고기!

 

물론 저렴이인 만큼 썰어주고 손질해주고 그런 거 없음

 

 

 

돼지고기 300g, 단돈 천원어치에 간장 3큰술, 참기름 3큰술, 마늘 한 쪽을 넣고 버무렸음

 

그리고 냉장고에 보관

 

 

 

 

반나절 뒤, 저녁시간이 되자 굽기 시작

 

당시에는 콩기름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돼지비계를 가열해서 기름을 낸 뒤 지짐

 

근데 영 기름이 부족해서 결국 콩기름 붓고 그걸로 부침

 

 

 

 

지진 뒤 후춧가루를 듬뿍 뿌려서 마무리

 

 

 

 

 

먹어본 감상:

 

현대 제육볶음에서 느껴지는 단맛이 거의 없음

 

제삿상에 올라가는 산적(그 넓적한 쇠고기 간장양념에 부친 거)과 돈가스의 중간쯤 되는 맛임

 

 

문제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조리과정

 

두툼한 고기에 발연점이 낮은 참기름에 밀가루를 대충 입힌 형태이니,

 

금방 두른 기름에 이것들이 떨어져서 연기가 나고 타기 시작함

 

아무래도 볶는 것이 맞는 거 같음

 

 

내일은 내 해석대로 만들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