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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 X-T4 + XF 16-55를 영입했습니다
(모델은 무용수 출신으로 저와 매우 가까운 배우 신윤주씨입니다. 영화 의 중반부에 이여진 역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사진은 니콘 DSLR (D5)로 찍은 것입니다)
X-S10 도입 후 일 주일간의 실사용으로 가능성을 확인해 본 후, 금방 후지의 고성능 기종을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카메라 바디와 함께 표준 줌 렌즈인 16-55도 함께 도입했습니다. 계륵이니 어쩌니 해도 어쩌니 저쩌니 해도 카메라에서 최상급 표준 줌 렌즈는 모든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단 하나의 렌즈로 수입과 직결되는 핵심 장비입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지요.
TTL/고속동조와 같은 특수 기능까지는 작동되진 않지만 후지의 카메라는 슈 규격이 다른 소니와 다르게 표준이라서인지, 제가 기존에 사용하던 니콘 카메라용 프로포토의 핫슈 플래시 장비들(에어리모트 II / A1)을 수동 광량 셋팅으로 x-speed 1/250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고속동조는 아쉽지만, 그 외에는 어차피 수동으로 사용하기에 문제는 안 되지요. 이런 장비들이 작동된다는 것은 D2/B1과 같은 스튜디오 플래시 동조 촬영 사용도 해당 범위 내에서는 가능하다는 듯입니다. 참고로 올림푸스의 카메라도 똑같은 방식과 범위 내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X-T4는 후지의 현존 바디들 중 신세대로서는 최상급 고성능 모델이라 그런지, 확실히 X-S10 보다 모든 면에서 성능이 우수합니다. 그러나 X-S10은 더 신형에 기존 후지필름 카메라와 다르게 일반적인 조작계를 탑재하고 나온 덕에 사용의 간편함이라는 관점에서는 사진/영상 모드가 따로 분리되지 않은 것만 빼면 더 뛰어난 부분도 많습니다. 한 등급 아래라고 해도 X-S10의 성능도 의외로 뒤지지 않습니다. 영상 기록 성능(비트레이트 등)에서 차이가 많긴 합니다. 소니 카메라의 메뉴 인터페이스가 니콘보다 많이 불편했는데 X-S10은 그 소니보다 불친절했고, X-T4는 S10보다도 훨씬 불친절한 느낌이었습니다. 듀얼 슬롯 역시 후지가 제공해 주는 사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못하네요.
다만 X-T4가 애매하다고 하기보다는 X-S10이 매우 잘 나온 기종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실 사용 환경 개선+작업 연구를 위해 니콘 이외에 소니, 그리고 후지의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 벌써 표준 줌 렌즈만 3개가 되다 보니 - 이거 좀 많이 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입니다. 사진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재료는 '필름'과 빛인데,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되면서 유저의 자유도가 많이 늘어났긴 하지만 더는 필름을 갈아끼울 수는 없게 되었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카메라에서 같은 종류의 '필름'을 사용하는 등의 일은 불가능해졌고 카메라 브랜드와 브랜드가 제공하는 기본 스타일에 종속되어버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RAW 파일을 사용하면 이러한 종속을 거의 문제가 없을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긴 하지만... 어쨌든 표현 스타일 자체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고, 각각의 스타일을 두들겨 맞춰야 한다는 문제는 생산성을 떨어뜨립니다. 즉, 보통 으로 일컬어지는 카메라 스타일 자체는 기술과 의지만 있다면 사실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다만 여기에 생산성이라는 관점을 더하면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여러 가지 상황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하면서 각각의 분야에 더 잘 맞는 카메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종류의 카메라는 다른 종류의 필름처럼 다른 목적의 작업에 좀 더 쉽게 특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례로, 니콘 카메라 바탕으로 만들어 두었던 저의 컬러 스페이스는 때때로 소니에서, 혹은 후지에서 훨씬 적은 품으로 의도에 맞게 훨씬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곤 합니다. 물론 서로 반대로도 마찬가지이고요. 사진이라는 것은 찍을 때의 설정을 가능한 손대지 않을수록 더 자연스럽고 기술적 화질의 손상도 적고요. 특별한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후보정은 보완 정도에서 세심하게 활용할수록 작업 완성 시간도 짧아지고 완성도도 올라가는 듯 합니다.
한 회사의 장비에 집중하는 것은 장비 운용의 효율성에서는 매우 좋은 선택이지만, 생산성의 관점에서 결과물의 다채로움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어서 분야별로 작업 결과물을 좀더 특화시키기에는 단점이 된다는 것을 최근의 장비 운용에서 아주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예상은 했지만 아무래도 최신 카메라들에 쉬운 사용을 위해 탑재된 기술들이 예전 대비 매우 뛰어나다 보니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느낌입니다.
결국 장비는 거들 뿐이 아닐까 합니다.
장비를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사진이라는 크리에이티브는 결과물이 제일 중요하기에, 때때로 효율에 종속되게 방치해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사족으로 넷상에 많은 장비 리뷰와 그를 제공하는 리뷰어, 인플루언서들이 있지만 역시나 그들의 의견은 그냥 참고용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보여집니다. 모든 사람에게 딱 맞는 장비란 애초에 있을 수 없고, 남과 다른 표현을 만들어내야 하는 크리에이티브라는 관점에서는 단점이나 장점은 많은 부분 개성으로 치환될 수도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단점인 것이 스스로에게는 대체가 어려운 장점이 될 수도 있고, 여기에 앞서 설명한 생산성이라는 요소를 더하면 한결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이번의 후지 장비처럼 완전히 새로운 장비를 처음 접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전문 리뷰어들은 장비 관점에서 설명할 뿐 전문적으로 개성을 살려가며 작업을 하는 이들이 아니고, 그들의 리뷰 시간도 너무 짧아서 심도있는 의견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리뷰어들과 함께 인플루언서들 역시 제조사의 협찬 등을 제공받게 되면 결국 제조사에게 마이너스가 될 만한 의견은 두리뭉실 넘어가므로 그들이 제공하는 내용들만으로는 스스로에게 맞는 옥석을 가려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느껴집니다. 큰 센서, 큰 렌즈만이 만능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후지의 카메라는 그저 비싸고 불편한데, 필름 룩만 적절히 끼얹어서 클래식한 느낌으로 사용하는 카메라 정도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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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Nikon D810에 니코르 단렌즈를 사용하다가 후지로 넘어온 입장에서 크롭 센서도 표현과 만족도에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후지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그냥 일상 생활뿐 아니라, 간간히 상업적으로 촬영하는 웨딩 스냅이나 정물촬영도 충분히 커버하고 있죠. 글쓰신 분의 많은 X-T4 사진도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많이 올려주세요! :)
반갑습니다. 여러가지를 함게 사용하면 더 좋더라구요 :)
예전에 니콘동에서도 가끔 올려주시는 사진과 글들 잘 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빛이 잘 담겨있는 인물사진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작품들 많이 올려주세요~~
좋은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