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알파)마운트 미놀타->코니카미놀타->소니->미러리스에 a마운트 빼앗기기 시점까지를 소비자로서 겪어본 입장에선 작금의 니콘은 코니카미놀타 시절과 비슷한 것 같아서 또 주절주절 써봅니다. 진짜 안 중요한 글이니까 안 읽으셔도 됩니다.
- 반박시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니콘은 보급기 많이 만들어라 입니다.
1. 미놀타의 흥망성쇄
니콘 f마운트가 100년이고, 니콘 뜻 자체가 일본광학의 줄임말+독일 카메라 브랜드 삘 나게 만든 네이밍입니다. 해서 일본 제국군에 광학기기를 다방면으로 납품했었는데, 그 옆에서 구멍가게 수준으로 망원경정도 납품하던 회사가 미놀타입니다.
참고로 일본 발음으로 하면 미노루타가 되는데, 결실 맺는 밭이라는 카메라랑 상관 없는 브랜드 명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하긴 캐논은 관음보살의 관음에서 왔으니 꼭 상관 있으라는 법은 없지요..)
후에 멀티 코팅을 최초로 선보이면서 세계의 광학 수준을 한 층 더 진보 시켰으며, 수동 시절엔 MPS(NPS 아닙니다 ㅎ)를 운영할정도로 그럭저럭 잘 나가다가 85년 쯤에 위상차 af를 사용하는 최초의 slr을 발매하면서 일본 카메라 시장의 70%를 먹습니다. 문제는 일본의 버블시대와 미-일 무역마찰의 희생양 중 하나에 미놀타가 들어가게 되면서 완만한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어느 회사(허니 뭐시기였는데 이름 까먹었어요 ㅎㅎ)가 위상차 af 시스템의 특허를 일본 기업'들'이 침해 했다고 소송을 내고, 당연히 미국에서 열린 소송, 미국 기업이 이기고, 카메라 기업들은 위상차 af 카메라로 번 수익의 일부를 배상금으로 토하게 되는데, 미놀타가 가장 혹독하고 비싸게 토하게 되면서 돈더미에서 하루 아침에 빚더미에 앉게 됩니다.
2. 미놀타의 행보
세계 최초 위상차 af slr 상용화로 돈방석에 앉고, 그 돈방석이 빚더미로 바뀌기까지 미놀타는 이상한 행보를 보입니다.
1. 전동줌 도입
2. eye-af(눈에 초점 맞는 요즘 유행인 그 af가 아니라, 뷰파인더 속에서 촬영자 시선이 향한 곳에 초점이 맞는 기능)
3. 촬영 타입 메모리카드(스포츠 모드, 야경 모드 같은 장면에 따른 적절한 세팅을 해주는 카드)
4. 조명의 광동조 기능 도입
5. A모드와 S모드 동시 도입
6. 1/10,000초 도입
7. 카메라 메이커와 필름 메이커들과 연합하여 aps-c 규격 도입(디지털 규격이 아닌 필름 규격입니다.)으로 필름 및 카메라 제조의 코스트 다운과 대중화
당장 생각나는 굵직한 건 이정도네요. 시간순으로 나열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반인~취미 유저들이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들을 적극 개발하는 한 편, 기자 시장에서 완전 발을 뺐다]
라는 겁니다. 아니, 사실 여력이 없었을 겁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로 이어지고, 카메라를 취미로 하는 당대 일본인 대부분은 큰 돈 들여 사는 카메라라면, 이왕이면 살지 안 살지도 모르지만 1자리 수 기자용 고성능 카메라가 있는 니콘, 캐논을 선택하지, 지금 당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미놀타를 선택하지 않게 만드는 아이러니함을 시장결과로 선보이면서 뒤늦게 미놀타도 af 개발에 힘씁니다.
결과, 미놀타 slr의 마지막 세대의 표준기인 a7(소니 미러리스 아님 ㅎ)은 최초로 달리는 신칸센을 af-c로 촬영 가능한 카메라로, 상당히 많이 팔렸..지만 시대는 이미 디지털의 시대... 디지털화가 자력으로 불가능했던 미놀타는 대기업(?) 코니카와 손을 잡습니다.
3. 코니카-미놀타의 부진
이부분이 지금의 니콘과 참 비슷한 경우입니다.
1. 시대가 변할 때 겨우겨우 막차를 탐.
2. 지난 시대보다 af 성능이 나쁨.
3. 경쟁사들과 신세대 기술에서 뒤쳐짐.
4. 렌즈 건 바디 건 비쌈.
5. 타사보다 우월한 세일즈 포인트가 체감하거나 가시적이지 못 함.
5. 결국 내세우는 건 오로지 화질.
미놀타의 카메라가 디지털화가 되었는데 가격은 엄청 비쌉니다. 솔직히 동시대 캐논 20D보다 잘 난 것도 없는데 더 비쌉니다.
디지털로 들어오면서 세계 최초로 바디 손떨방을 장착합니다. 문제는 이 바디 손떨방... 정말 좋은 기능이긴 한데, 공간을 너무 잡아 먹어서 af 성능이 지난 시대의 a7에 비해 모자른 건 둘째 치고, 공간이 없어서 보급기 af 모듈을 장착하는 참사가 일어납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캐논 20D보다 화소도 200만화소 낮고, af도 나쁘고... CCD 써서 화질이랑 색감이 좋다지만 안 써보면 모르고...
찻잔 속의 폭풍으로 끝나고, 염가판 보급기를 출시하고 팬들은 고급기는 다르다! 를 외치다가 코니카 미놀타는 사업부를 소니에 매각합니다...
4. 소니의 세일즈 전략
마빡에 미놀타가 소니로 변했을 때 진짜 오만 감정이 교차하더군요... 소니는 안 팔리는 카메라를 이렇게 팔았습니다.
1. 당시 렌즈는 상권을 코니카미놀타로부터 [랜트]한 것으로 [추정] 되며, 소니가 산 것은 카메라 바디 부문 뿐
2. 구 미놀타 렌즈들을 소니로 상표만 바꿔서 판매하며, 탐론, 올림푸스 주식을 사며 이들과 함께 렌즈 개발 노하우를 익히며 바디만 막 뽑아냅니다.(렌즈 가뭄의 이유)
3. 보급기에서 더더욱 빼버린 염가판을 만들었는데, 바디와 번들렌즈의 마운트링을 [플라스틱]으로 출시해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습니다.
4. 바디가 너무 많이 나와서 라인업이 혼돈과 파괴의 극치를 보여 줍니다.
근데 팔려요... 조금씩 조금씩 팔립니다. 펌업으로 해결될 것 같은 사안도 그거 연구할 시간에 새바디로 고쳐서 출시 하고, 항상 화소 대빵만하게 크다고 선전하니, 카메라 취미 여부 불구하고 사람들이 사갑니다. 어차피 35.8이던 50.8이던 대부분 번들렌즈에 번들망원정도 추가하고 끝나다보니, 렌즈 안 깎아서 고통 받는 건 알파마운트 팬들이고, 소니는 장사가 되더라고요...
고급기라고 나온 a900은 당대 모두가 되던 라이브뷰도 안 됐습니다. 이걸 [작가주의], [사진이 전부다] 라는 그럴싸한 캐치 프레이즈로 판매 하되, 300중반대라는 당시 납득할만한 가격으로 판매 되어 그럭저럭 팔렸습니다. 이걸 또 염가판을 내서 200중반에 그럭저럭 잘 팔았습니다... 당시 DSLR 붐이 일었기도 하고, 소니나 미놀타 팬들에게 선택지가 없어서 팔린 점도 감안 해야겠지만 여튼 팔렸습니다.
염가판 바디 쪽은 루머도 없이 갑자기 툭 튀어 나온게 몇 개인지 기억 하는 사람 하나 없을 겁니다;;
그러다 미러리스 과도기에서 DSLT라는 이상한데 사고 싶은 카메라를 만듭니다. a77이 처음 나와서 코엑스에 밤새면서 줄서서 기다리며 샀는데, 카메라 전원 켜는데 5초 걸리고, 다이얼 돌리면 딜레이가 0.8초는 있고, af 측거점마다 전후핀 다 다르게 나서 더는 못 쓰겠다 싶어서 저는 여기서 알파마운트를 놔줬습니다... 나중에 펌업으로 딜레이는 많이 개선 됐지만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훗날 친구가 산 a77 ii도 딜레이는 여전하더군요.
소니는 그렇게 수 년간 번 돈을 미러리스에 기술개발에 투자하였고, 첫 ff 미러리스 a7의 번들킷을 약 150만원에 출시 하여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고, 지금은 오랜 꿈인 프레스 시장에 진입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5. 그래서 뭔 말을 하고 싶은데?
알파마운트의 사례와 각종 시장 리서치, 업계 인터뷰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수익을 내는 건 번들킷 보급기 입니다. 렌즈는 슈퍼줌과 쩜팔정도 있으면 됩니다.
개발비는 사용자 편의적성을 극대화 하기 보단 꿈과 희망(?)이 되는 고성능 고급기에 주력해야 합니다.
고급기가 고성능이 안 되면 싸게 팔면 팔립니다.
그런데 니콘의 행보는 정반대입니다.
보급기 번들킷 하나로 몇 달을 버티고 있습니다.(그나마저 가격경쟁력이...)
고급기에 주력 한다면서 아직도 내장 log를 넣니 마니, 인터뷰에서 타사 언급 NG에 af에 대한 언급 없이 화질 이야기만 주구장창... 그 화질 담당하는 CMOS센서도 니콘에서 직접 만드는 것도 아니라 애매한데... 이런 걸 보면 신규유입 예정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엔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고급기를 싸게 팔것 같지도 않습니다.
+ 레트로 디자인은 니콘 측에선 별로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DF가 기존의 니콘 팬들이 구매를 많이 해줬지만 딱히 괄목할만한 수익이 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도 그럴게 동영상 빼고, 저화소(플래그쉽 센서라지만)에 보급기 af 쓰면서 비쌌는데, 니콘 양반네들, 얼마나 팔릴거라고 생각을 했는지...
이번에 보급기 발매가 늦은 타이밍인데도, 바디 발매 루머상으론 취소고...
렌즈 깎기에 바쁜 것 같아도 반년 이상 기다려서 ff렌즈 2개라면...
힘든 건 니콘이지 돈 없는 제가 아닙니다 ㅎㅎ
반면 소니는 보급형 v-log 카메라를 출시합니다. 니콘동에서 눈 af 왈가왈부 할 때, 소니는 [상품우선 인식 af]를 선보인다고 합니다... 많은 유튜버들이 제품 리뷰를 컨텐츠로 한다는 점을 정확히 노린 기능이군요.
소니와 니콘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 같네요.
반박시,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https://cohabe.com/sisa/2009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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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신 부분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다만 보급기는 요새 스마트폰에 잡아먹힌게 많아서 ㅜㅠ...또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모르겠는게 카메라 시장 같습니다.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10년전과 지금은 카메라에 대한 수요층 자체가 크게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지요. 소니처럼 정확한 타겟층을 선정해서 그들이 지갑을 열게 할 보급기를 만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소니 참 얄밉게 유저의 구매의혹을 자극 하지요.
니콩,개늠. 모두 원숭이들 상품이긴 하지만(에휴~왜 삼성은 카메라 에서 손을 뗏는지.....)
암튼 원숭이들 판매전략 얄밉습니다....
니콘은 3000대 5000대 크롭바디가 철저히 무너졌으니 보급기를 낼 엄두를 못내는걸까요?
그래도 Z50이라고 크롭기를 내고는 딸랑 번들줌 두가지 뿐이라니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다만 일본의 카메라 4월 시장 전체 판매 쉐어를 보면 1위부터 9위까지 전부 크롭기입니다. FF는 10위에 유일하게 a7m3(징하네요 ㅋㅋ)가 랭크 되었더라고요. 스마트폰에 전체 파이가 확 줄었지만, 결국 많이 팔리는 건 크롭기라는건데... 소니의 이번 신제품이 유튜버를 타겟으로 한 v-log 보급기와 그에 맞는 신기능을 발표하는 것 같이 니콘도 타겟층을 좁히고 그에 맞는 기능을 우선해서 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네, ‘기능’도 같이 말이죠.
시선 초점 기능은 캐논이 eos 3에서 시도해보고 관둿다가 다시 eos r3에서 집어넣는다고 대대적으로 포인트 어필하던데 갑자기 또 미놀타 생각나네요....
R3에서 시도 한다고 하던가요 ㄷ ㄷ ㄷ 광동조나 여러 편의 기능 미놀타가 개발하면 돈은 훗날 캐논이 벌고… ㅠㅠ
네 이번에 r3라고 지은 이유를 eos 3의 아이깐츄롤 af를 계승하는 이유라고 거창하게 붙였을 정도니까요...
진짜 자신 있나보네요… 소니에 치이고 캐논에 치이고… 니콘이 화질만으로 승부하기엔 상업도, 예술도, 취미도, 가정도 모두 눈이 높아졌는데, 암담하네요…
유리알때문에 니콘 선택했고 흔들리지 않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잘 팔아먹을만큼 개발하기엔 여력이 달리고 자존심이 허락칠 않나 봅니다....
돈 떨어지고 궁해지면 뭐라도 하는데 쟤넨 왜 저러지
ㅋㅋㅋㅋㅋㅋ 마지막줄에서 빵터졌습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