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병신짓 하고나니 허탈하네요

족발집을 하다보니 오토바이를 타는게 편할 거 같아서
중고로 하나 장만했습니다
장사 마치니 새벽 2시반쯤 되더군요
집까지 2~30분이면 가니까 느긋하게 출발을 했지요
동네 부근에 다다랐는데 담배 하나 피고 싶더군요
일 할때는 냄새때문에 피우질 못하니 퇴근길에 하나 피웁니다
그러고서 시동을 거는데.. 안 걸리더군요
킥스타터를 열심히 밟았는데도 안 걸리더라구요
전원은 들어오는데 원인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최후의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무거운 오토바이를 낑낑거리면서 언덕 비슷한 곳까지 끌고갔죠
기어를 3단에 넣고 내리막 내려가는 탄력을 이용해서
속도가 좀 붙었을때 클러치를 놓으면 강제로 시동이 걸리거든요
근데 안 됩니다
집까지 걸어서 20분도 안 걸리는 거린데.. 미칠거 같았어요
뭐.. 어쩝니까.. 집까지 끌고 가야죠
쌀쌀한 날씨인데도 이마에 땀이 맺힙니다
조끼도 벗고 점퍼도 벗어서 바구니에 쑤셔넣고 끌고가는데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고장이 날 이유가 없었습니다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게
엔진스탑스위치.... ㅠㅠ
스위치를 똑딱 하고 시동을 다시 거니 제길.. 시동이 걸립니다
한 대 피려고 헬멋 벗어서 걸어두려다가 건드린 모양입니다
최소 3시에는 도착하는건데.. 집에 오니 4시네요
하아.. 허탈합니다
세줄요약
1.오토바이 시동이 안 걸림
2.낑낑거리며 끌고옴
3.알고보니 혼자 삽질한거였음
이렇게 글이라도 써야 허탈함을 달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병신같은 놈의 두서없고 길기만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