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투표를 마치며.jpg (사진 몇장 첨부)

미국 정치 드라마의 고전 웨스트 윙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느 날 백악관 공보부에 작은 소란이 일어납니다.

대통령이 완두콩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백악관 밖으로 새어나갔기 때문이죠.

처음엔 별일이 아니라고 여겼던 대변인 CJ는 지난 선거에서 만여표차 신승을 거두었던 오리건주가 주요 완두콩 생산지였다는 것을 알게된후 사건이 커지기 전에 해결하려 노력합니다.

진원지를 찾아 수소문하던 대변인 CJ 크랙은 이 논란이 대통령의 개인비서였던 찰리 영군에게서 시작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찰리 : 제가 대통령께서 완두콩을 싫어 하신다고 기자 중 한명에게 말했어요.

CJ : 세상에 찰리, 우리는 오리건주에서 만표 차이로 이겼었어, 오리건에 얼마나 많은 완두콩 농부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10001명이라면 우리는 큰일 난거야. 이건 심각한 문제야.

찰리 : CJ, 기자들에게 언급한건 죄송하지만 어떻게 된거 아니에요? 교육이 심각한 문제죠. 범죄, 일자리, 국가 안보.. 지난 18개월동안 오리건주에 4번 다녀왔는데 제가 만난 사람 중 단 한 사람도 바보처럼 행동하진 않았어요.

CJ : 선거때는 모두가 바보란다, 찰리.

찰리 : 아뇨, 선거때는 모두가 바보처럼 취급받죠.

선거때마다 국민들이 바보취급받는건 비단 미국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유독 대한민국 국민들은 요즘 들어 더욱 바보취급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지울수가 없네요 ㅎㅎ

불과 1년 전 도저히 답이 안나올 것 같았던 야권분열 총선에서 결연한 전략투표로 기적과 같은 의석분포를 만들어준 국민들을 기억합니다.

탄핵정국에서 분노를 억누르며 전세계 어느곳보다 평화롭게 본인들의 의사표시를 하며 참을성과 끈기를 가지고 기어이 최고 권력자를 권좌에서 끌어내고 끝끝내 구속까지 시킨 국민들을 기억합니다.

전 정말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헌데 누군가는 이런 국민들이 아직 못미더운가 봅니다. 예 이해합니다. 얼마나 무지몽매해 보일까요.

똑똑한 언론들은 오늘도 방향등을 켜주며 국민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여러 해 동안 권력의 감시와 견제라는 원칙을 지켜오며, 언론의 사명을 다해오던 품격있는 저희 언론들의 방향등을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지표로 삼았습니다.

이제 제 투표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제 선거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저희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조심스럽게 한표 한표 겸손하게 설득해보려 합니다.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오.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p.s 지난 주말 로키산맥을 다녀왔습니다. 사진 몇장 공유합니다. 정치논쟁에 지쳐있으실 불페너님들 심신에 조금이나마 안정을 드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