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2월에 전역하고 3학년 2학기 복학이라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고기 뷔페에서 알바를 하고
밤 10시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 고등학생들 수학과외를 했습니다.
(의외로 수학과 출신.ㅋ)
고기뷔페집에서의 제 임무는 불돌이였습니다.
뒷뜰에서 인원수에 맞게 숯불을 준비하는게 주임무였고
창고에서 음료수를 나르거나 시간 날 때는 주방이모님들도 도와드리곤 했습니다.
그때 홀서빙하는 누나들이랑 주방이모들이
저를 참 많이 챙겨줬습니다.^^
음료수나 먹을 것도 챙겨주고
누나들이 영업 끝나고 노래방에 자주 갔는데,
저는 바로 과외를 하러가서 몇 번 못갔던게 아쉽네요.ㅜㅜ
누나들... 참 이쁘고 착했는데...
뷔페집 사장님께서 고깃집 끝나면 과외간다고
열심히 산다며
퇴근할 때 김밥이나 과일, 고기 같은 것을 매일 싸주시기도 하고
월급도 매번 몇 만원씩 더 넣어주시곤했죠.
알바로 별별 일을 다해봤는데요.
일이야 항상 힘들었지만 원래 사람들이 더 괴롭게 하는데
고기뷔페에서 일할 때는 정말 사람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육체적으로야 힘들긴 했지만 항상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사장님도 사모님도 좋은 분이셨습니다.
문제는 너무 좋은 분이셨다는...ㅜㅜ
5월...
폭풍 같았던 어린이날을 지나
숨을 좀 돌리니 다가온 어버이날...
사장님께서 하루 영업을 안하고
점심때 근처 양로원에 계신 어르신들께 점심을 대접하시기로 한겁니다.
서빙 누나들 말로는 매년 그리하셨다대요.
크으~ 좋은 분... 근데...
어르신들께서 4인 테이블에 꽉꽉 채워서
한 번에 몰아서 오시니 정신이 한 개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숯불을 한 번에 여러 개를 피우니
더운걸 넘어 뜨거워 죽겠드라구요.
진짜 땀이 콸콸 쏟아지는데 마치 제가 물의 요정이 된 기분...ㅠㅠ
나중에는 뒷뜰의 천막이 열에 녹아 쪼글쪼글해지드만요.
제가 아직 불돌이 경럭 3개월차라 요령이 부족하기도 했고
그날 이전보다 어르신들께서 많이 오시기도 했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 3시쯤 마무리를 하고
단체로 근처 목욕탕에 목욕하러 갔습니다.ㅋ
사장님하고 저 그리고 주방보조하던 사장님 조카
이렇게 셋이서 탕에 들어가서 이러저런 이야기도 하고
냉탕에서 수영?도 하며 놀다가 나와서
바나나 우유 한 개씩 마시니
크으~ 세상이 으찌나 아름답게 보이든지...ㅋㅋ
그리고 가게에 다시 모여 문닫고...
회식이로구나~~
직원분들하고 고기에 술에...
고기는 진짜 배터지게 먹었네요.^^
그날 첨으로 함께 노래방에 갔는데
무시로를 부르며 서빙 누나들 손 한 번씩 잡아드리고
쌈바의 여인을 부르며 주방이모님들과 스텝 한 번씩 밟아드리며...
야간에 또 과외를 가야해서 술깬다고 진짜 미친듯이 놀았습니다.ㅋㅋㅋ
원래 복학하기 전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함께 일하는게 즐겁기도 하고
사장님께서 학기 중에는 저녁 타임만 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결정적으로 제가 복학할 때 사장님께서
근처 pc매장가서 pc를 사주셨습니다.
펜티엄3 코퍼마인
크으~
램 256메가×2
오~
RIVA TNT
......
결국 4학년 올라가기 직전까지 일하다가 관뒀는데
할 수 있으면 더 일하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물론 육체적으로 힘든건 상위권에 속하지만
개인적으로 제 인생 최고의 꿀알바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고깃집 불돌이 알바를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ㅈㄴ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힘듬.ㅡ..ㅡ;;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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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고 착한 서빙 누나 중 한 명이랑 무슨무슨 일이 있었을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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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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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다음 기회에...
https://cohabe.com/sisa/199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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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도사모님도좋은분이셨습니다.
문제는너무좋은분이셨다는...ㅜㅜ
이 부분에서 순간적으로
나쁜 일이라도 당하신건가 으아아아~!!!! 했는데
너무 좋은 분들이라 어르신들 대접하고 그래서 알바 힘들게 했다는 글이었군요ㅋㅋㅋ 다행이에욬ㅋㅋㅋ
원래 일은 힘들어도 할만한데
사람이 별로면 ^ㅁ^.... 일하기 싫죠
사모님이 보고계신데
괜찮은건가요?
이욜ㅋㅋㅋ 작성자님은 무슨 인생이 이렇게 밀도가 높아여??? 윤회 한 세번은 하신 듯 싶당ㅋㅋㅋ
이거 보자마자 딱 냄새 나서 다읽었는데 마지막에 실망 ㅋㅋㅋ
이분 최소 썰뱅크 그 자체
중대장은 실망했다. 지금 즉시 써빙누나와 있었던 썰을 추진해와라.
아니 이분이..??
항상 좋은글에 흐믓했는데
이러면 오유인들 봉기일어나요.
더가져오세요.. 고기말고..
하지마?
친구분이신 신부님에게 이르겠습니다
빨리 여기서 고해성사하시죠
사람 좋은줄 알았는데 참 내...
어설피 대충2부 할거면 인자 안봅니데이...
불알-바 힘든거군요. 겨울에 하면 조금 나으려나 ㅎㅎ
아~
이 분 이러실 분이 아닌데.....
좋은 분이라 생각했는데.....
절단신공이라니......
대충 더가져와 짤
2000년 2월,
의경 전역하기 직전 2주간의 휴가기간 동안 과외자리와 고기뷔페집 알바를 미리 정해놓고
전역한 바로 다음 날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진짜 막 전역한 상태라 힘과 의욕이 넘쳐나서 나름 열심히 일했던 것 같습니다.
서빙 알바하는 누나들 중에 저보다 두 살 위인 누나(이하 P)가 있었는데요.
고기뷔페 알바를 시작한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부터
틈만 나면 뒷뜰에 나와서 제가 일하는 것을 지켜보더군요.
쪼그리고 앉아서 "일하기 힘들지?"하고 물어보길래
더 힘든 일하는 사람이 물어보니까 힘들다는 말을 못하겠다며 그냥 웃었습니다.ㅎ
그 날이 이후로도 그 P는 틈만나면 음료수나 간식을 가지고
제가 일하는 곳에 와서 쪼그리고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곤했죠.
그러다 한 두 달쯤 일했을 때, P가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하더라구요.
뷔페집이 격주로 월요일이 쉬는 날이었기 때문에,
쉬는 월요일 아침일찍 만나서 조조로 '4월 이야기'를 봤습니다.
보통 그런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구든 한 명만 걸려라. 연애해버리테다.'하는 생각이 들잖습니까?
P가 한 번 사귀어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귀게 됐습죠.
P도 저도 어린 나이는 아니었던 만큼 20살 때보다 조금은 어른스런 연애를 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관계가 깊어지다보니 남들에게는 하지 않았던 이야기도 하게 되고...
제가 자라온 환경이나 당시 저의 환경도 말하게 됐죠.
그런데... 그게 실수라면 실수였나봅니다.
국민학교 졸업 전에 부모님 두 분 모두 보내드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는데 또 두 분 모두 가시니
저 혼자 학비며 생활비며 마련하고
졸업하고 유학가고 싶어서 죽어라 일하는거라고...
제 대학동기들이 가끔 저에게 했던 말이
'넌 좋은집에서 사랑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
였거든요.^^
그런데 그 P도 그렇게 생각했나봅니다.
그냥 좋은 집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녀석이 좀 일찍 철들어서 독립하려고 하나보다...
했답니다. 그 P가...^^;;
P의 부모님들도 반대가 좀 심하셨나 보드라구요.^^
4학년 여름 방학 직전에 P가 먼저 이별을 이야기했고,
저도 P의 마음이 이해가 되서 그냥 보내줬습니다.
헤어지고 그 P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는데,
제 환경이...
과거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힘들었고,
상처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 후,
P가 저를 떠났던 것과 같은 이유로
저를 받아준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결혼했습니다.
제 아내가 그러더라구요.
"난 사람의 미래를 믿지 않아. 과거를 믿지. 그런 환경에서 수많은 시간을 견디고 극복해서 지금까지 살아온 당신의 과거를 믿어."
라고...
재미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