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쉬워, 이거 할 줄 알아야 해!
나는 4년차 타일공이다
감사하게도 아버지에게서 배울 수 있었고 25년차 타일공이시다
나보다 앞서 배워 나갔던 형들은 1년 이내에 마스터 하고 나갔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마스터 하지 못했다. 아니 못했었다.
나는 어제 고인물에게 당하는 뉴비가 나였음을 깨달았다
아버지는 타일계의 미니멀리스트다
유튜브에 나오는 화려한 공구? 다양한 공구? 그런거 없다
왼손엔 타일 컷터, 오른손엔 공구가방이 끝이다. 손수레도 필요없다
대신 공구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걸 실력으로 커버하신다
그 아래서 나도 그 정도가 되어갔다. 하나만 빼고
타일은 첫 번째로 붙이는 타일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은 첫 줄을 잘 붙여야 한다. 수직수평 맞춰서
나머지는 쉽다
문제는 그 수직수평이었다
레이저라는 훌륭한 공구가 있음에도 아버지는 실을 고정시켜 수직수평을 맞추셨고, 내게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물론 맞는 말이다
문제는 아버지가 미니멀리스트이고 내가 레이저를 사려는 것 또한 막으셨다는거다
나는 레이저 2개면 정말 간단하게 할 수 있는걸, 실을 못 쳐 첫 장을 붙이지 못했다
그렇게 2년을 날렸다
어제도 실 쳐서 하다가 실패하고 또 실패하다, 열받아서 레이저 2개로 해 봤다
너무나도 쉽게 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시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미니멀 그게 뭐 그리 대단한거라고 그게 내 2년보다 소중한가
지난 2년이 너무 억울해서 울었다
진지하게 타일 접을까, 다른 타일공 아래 들어갈까 고민했던 지난 날들은 다 뭐였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아버지랑 일하면서 심각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한 50년정도 경력차이는 무시무시하더라구요............................
아버님이 고인물...
요즘같이 변화가 빠른시대에서 충분히 올 수 있는 딜레마 같습니다.
예전엔 저렇게 힘들어도 아날로그방식으로 배워 놓는게 시간이 걸려도 당연한 정답이라고 생각 했지만...
진짜 요즘엔 뭐가 맞는건지 참 모르겠네요..
알아두면 다 쓸데가 있습니다 ㅋㅋㅋㅋ
저도 생긴건 책상에서 펜대만 굴리고 앉아있게 생겼는데
어지간한 사람들보다 노가다지식이 많아서 다들 도면보고
"이게 이럴리가 없는데......" 할때 그냥 착착착 가서 이겁니다
하면 "아니 이게 왜 여기 있음?" 이럴때마다 사실 이거 도면대로
안함 이러면서 설명해주는 제가 있습니다 ㅋㅋㅋ
기술의 궁극은 감입니다.
건설쪽에 일하진 않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아버님의 고집이 안스럽네요.
제가 일하는 업계도 어르신들 고집 대단하시거든요.
그분들이 맞다 틀리다 라는 말을 하려는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못 따라가면, 젊은 사람들이 안따라하려 한다는 것... (그러다보면 그 쪽 직업군이 고사... )
제일 좋은 방향은 아버님이 레이저 뭐시기로 줄팅기는 것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텐데,
아마 귀챦아서(걸리적거려서) 안 하시지 싶어요.
제가 일하는 직종도 감으로 하시는 분들 많은데... (노괴들 --; )
젊은 사람에게 설명할 때, 감으로 맞추면 된다고 하십니다.
4~50년 묵은 노괴들하고 초짜하고 감이 같을리가 있나 --;
빠르게 배워서 본인의 몫을 하고 싶은 젊은이들은 따라하기 힘들죠...
저희 아버지도 평생 토목 설계를 하셨는데, 90년대까지만해도 캐드로 표현 안되는 것들이 있어서, 그 당시 은퇴하시고도 종종 알바 겸 후배들 돕곤 하셨죠.
근데 실로하는 방법도 알아두긴 알아둬야죠
장비빨이긴 하지만
장비들이 어느 순간에 맛이 가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그때 써먹어야죠
저는 임팩렌치가 고장났을때를 대비해서 깔깔이 하나 쟁여주고 있죠
실은 뭘로 수평 잡고?
뭘 모르시군요. EMP공격 앞에서 믿을수있는건 당신의 기술과 한가닥의 실 뿐인것을..
저런케이스 특징 : 평소엔 티가 안남. 레이저로 작업하는 사람들이랑 똑같음.
유비 무환이라고, 의외의 상황 발생시 남들은 멍때리고 장비탓 하는데 혼자 치고나가는 관운장이 됨
장인정신은 다 좋은데..결과물이 증명을 해줘야 인정받아요. 결과물에 차이가 없으면, 그때부터는 그냥 혼자만의 자부심이 되어버립니다.
저ㅣ가 오유 가입한지 얼마 안되어서 잘 모르는데
오유의 고인물 기준이 어떻게 되나요? 2015년 정도?
기술이 괜히 기술이 아니지.....
실 때문에 2년이나?
사실 고수가 장비를 쓰면 더 빠름. 걍 장비 쓰세요.
기술로 일을 제대로 함 : 문제 없음
장비로 일을 제대로 함 : 문제 없음
기술만 쓰고 장비를 못쓰게함으로서 일을 못하게함 or 장비만 쓰고 기술을 못쓰게 함으로서 일을 못하게함 : 둘 다 문제
이제와서 기계나 장비 없으면 뭐 어떡할거냔 얘긴 아무 쓸 때 없죠. 그래서 차가 없어질 때를 대비해서 승마술 익히고 배송 시스템이 박살날 때를 대비해서 요리를 익혀야된다는 주장이 말이나 되나요. 어느쪽이건 잘 하면 그만이지 못하게 할 이유는 없죠
흠터레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