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리 본사 놈들...
그 편의점 점장임.
어제 편의점에서 만난 최악의 순간들이랑 잼민이 술담배썰 풀다보니 계속 떠오르는 안좋은 기억들을 썰로 풀려함.
덤으로 오늘은 오타가 많을 수 있음.
왜냐하면 야간 근무 중이라 폰으로 치고 있기 때문임.
밤에 손님 많은 곳이었는데 코로나로 사람 확 줄더니 이젠 진짜 없구나...
계속 안좋은 기억만 적다보니 이번엔 나름 재밌는 에피소드.
어느날 편의점 근무 중이었는데 저녁에 꽤 큰 허스키와 함께 손님이 들어옴.
그 손님은 맥주와 안주를 고르면서 구경 중이었는데 허스키는 한 곳에 자리 깔고선 꿈쩍을 안함.
그러고선 주인이 물건 골라와서 계산하는데 하스키가 갑자기 움직이더니 입에 뭘 물고 문으로 도망치려 함.
봤더니 강아지는 주인이 눈치 못채는 타이밍을 맞춰서 소세지 긴거 하나를 입에 물고 도망치던 것이였음.
하지만 이미 잼민이 카짓질에 질려 있던 나, 웬만한 스니킹에는 다 눈치챌 수 있었기에 개가 뭘 물고 간다는걸 발견함.
그래서 주인에게 "강아지가 뭘 물고 가는데요." 하니까 주인이 눈치챔.
주인이 보고선 너무 놀라더니 뺏어와서는 같이 계산해 달라고 했음.
난 그 상황이 너무 귀여워서 웃으면서 개를 봤는데 온갖 원망하는 눈초리의 허스키를 잊을 수 없었음.
결국 소세지 하나 얻어 먹을거면서 그 정도로 원망하면서 쳐다 볼 일인가 했음.
작년에 있던 일인데 근무자가 대타를 부탁해서 대타 뛰는 날에 어느 할머니가 가게에 옴.
물건 고르시는게 오래 걸리셔서 폰 보고 있는데 뭔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남.
봤더니 그 할머니가 초코바를 주머니에 챙기고 있던 것.
이런 상황에서 멈춰 하고 다가갔다간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서 보통 계산대 쪽에서 대기 하고 있다가 계산대 쪽에 오면 주머니 까보라고 하는게 일반적임.
그렇게 꽤 시간 들여서 카짓질을 하던 할머니는 계산대에 와서 우유를 하나 올려 놓음.
그래서 내가 주머니 꺼보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못 들으시다가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냄.
거의 반통 정도를 훔치셨는데 "이전에 있던 사람은 그냥 냅두던데." 하는 말에 더 기가 찼음.
그래서 호통치고 다신 오지 말라 하고 쫓아 냈는데 전날 CCTV 돌려보니 이때도 카짓질 하고 있었음.
너무 어이 털려서 근무자들한테 조심하라고 톡 돌림.
그런데 다음날, 그 할머니 며느리라는 사람이 찾아옴.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할머니가 치매가 오셨는데 그 뒤로 도벽이 생기셨다는거임.
그날 초코바 훔쳤던 것도 그거 가져가서 동네 할머니들이랑 나눠 먹으려 한거였는데 그걸 못하니까 속상해서 며느리한테 말했다는 것.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전에 치매기 때문에 오락가락 하던게 떠올라서 너무 안타까웠음.
그래서 일단 괜찮다고 말씀 드리고 전날 카짓질 한 초코바 가격 만큼 계산하시고 자필로 또 오셔서 그러면 물건 파악하시고 연락 주시면 계산하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감.
그 이후로는 아예 안보이지만 참 치매는 사람을 잔혹하게 만드는 병이라고 다시 떠올리게 됨.
이전 썰들을 보면 알겠지만 동네 치안이 좋아지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음.
그래서 가게 개업한지 1~3년동안은 별의별 일이 다 있었음.
그 중 이번 썰은 불법 도박장 이야기임.
가게 옆 건물에 불법 도박장이 있었음.
불법 도박장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방법은 간단함.
가게에 오는 손님 중에 담배 종류를 적은 쪽지랑 이런 저런 담배를 다양하게 사가는 사람이 있다면 10에 9은 도박장이 근처에 있다는거임.
(아니면 잼민이 대리구매이니 주의하도록 하자.)
아무튼 우리 가게에 매번 그렇게 쪽지에 담배 종류를 적어서 오는 손님이 있었음.
매번 오면 말하던게 "지들이 오지, 야발" 하던걸 보면 도박장 심부름꾼이거나 많이 잃은 사람이었나봄.
아무튼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그 손님이 후다닥 들어와서는 자기 좀 숨겨달래.
뭔가 봤더니 도박장에 경찰이 떴고 이 양반은 마침 심부름 중이라서 도망쳤다는듯.
하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창 밖의 형사들과 내가 눈이 마주치고 바로 형사들이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더니 그 사람을 끌고 나감.
만약 내가 그때 도와줬다면 선녀들 내려오는 욕탕이라도 알려줬을까.
그래봐야 이 동네면 ㅇㅍㄴ나 할머니들이었을듯.
뭐 이러나 저러나 뭘 준다 해도 숨겨줄 생각은 절대 없었음.
가면라이더를 보며 정의감을 키워 온지라.
당장 떠오르는 썰은 여기까지.
이제 삼각김밥 폐기 빼러 가야겠다.
뭐 이거 많이 남는다고 한탄하면 맨날 잘 먹어~ 하는 사람들 있는데 난 안먹어.
삼김 먹고 싶어서 편의점 시작했는데 1년 되자마자 물려서 눈도 안줌.
걍 버려야지 뭐...
암튼 또 재밌는 썰 생각나면 적을게.
다들 존밤
[▶◀]ⓘⓚⓐⓡⓞⓢ 2021/05/06 01:46
할머니는 좀 안타깝다. 며느리가 사람이 됐네.
설명요정 2021/05/06 01:57
나는 병원일 하면서 겪었던 일이 생각나네
환자가 할머니였는데 재산이 매우 많으신 분. 보통 자녀가 보호자로 등록되는 경우가 많은데, 큰며느리가 등록 됨.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는데, 어느날 자녀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진단서인가? 서류를 끊어달라고 함. 그땐 내가 꼬꼬마라서 어떻게 때는지 모르고 확인하고 연락드린다고 했는데, 연락처를 안 받아놓음. 전산에는 큰며느리 연락처 밖에 없음. 그래도 뭐 가족관계일테니까 큰며느리한테 전화해서 안내하는데, 서류 때주지 말라고 하면서 화를 냄. 바로 병원은 중립기어 박음. 가족 간에 분쟁이 있더라도 병원이 한 쪽편을 들 수는 없다고 안내 했더니. 할머니에 대해 할머니의 남편과 자식들이 접근 금지 가처분을 받은 상태임.
머지 않아 자식들이 면회하겠다고 찾아옴. 병원은 접근 금지 가처분 판결난 거 법원 서류 사본들고 버팀.
자식들이 MBC PD라는 사람을 데리고 쳐들어옴. MBC PD가 "돈 얼마 받고 이러냐! 진실을 밝혀라!"이럼.
이걸 진짜 면전에서 직접 들음
결국에는 듣기로는, 할머니 재산이 워낙 많으셔서 재산 분할 문제가 있었는데. 남편하고 자식들이 깽판쳐놔서 접근 금지 먹여버리고, 큰며느리가 모시고 있는 상황.
어차피 법원 판결난게 있어서, 몇일 떠들다가 MBC PD고 뭐고 먼지처럼 사라져버림.
김회전 2021/05/06 02:01
와오... 편의점에는 그런 큰 일까진 없었음...
그 정도 큰 일이 편의점에서 일어나려면 용과 같이 세계관 쯤은 되어야 일어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