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초등학생 4학년 전재수(11세) 군.
검시 보고서에 기재된 사망 당시 상황 :
'5월 24일 오후 1시 10분경 앞마을 동산에서
같은 마을 어린이 2명과 함께 놀던 중 총상을 입고 사망'
총소리에 놀라 도망치던 중
며칠 전 생일선물로 받은 고무신이 벗겨져
그걸 주우러 돌아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
너무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
제대로 된 사진을 찍어두지 못해
전재수 군의 동창생들에게까지 수소문했지만
가족들은 끝내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국립 5.18 민주묘지에 모셔진 영정사진은
무궁화로 대체해야만 했다.
추모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 역시 마찬가지.
그렇게 41년이 흐른 후,
전재수 군의 형 전재룡 씨는
20여년 전 타계한 부친의 기일이 1월달에 돌아오자
그동안 보자기에 싸놓고 한번도 풀어보지 않았던
아버지의 유품 꾸러미를 풀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날따라 아버지 사진이 보고 싶었던 전재룡 씨는
꾸러미 속 앨범을 펼쳤을 때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와 고모들이
동생 전재수 군과 함께 찍은 사진이
앨범 속 다른 사진 뒤에 겹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본 전재룡 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동생이
새 옷을 입고 찍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렇게나 가까이에 있는 것도 모르고
묘비에 사진 한장 걸어주지 못해
해마다 5월이 되면 형으로서 동생에게 항상 미안했는데
지금이라도 사진을 찾아 다행이라고 밝혔다.
전재룡 씨는 국립묘지측에 사진 교체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5월 5일 어린이날,
새로 발견된 사진을 넣은
묘비 제막식과 추모식이 오늘 열렸다.
무궁화 사진이 끼워졌던 영정은
이번에 발견된 사진으로 바뀌었고
영정과 마찬가지로 무궁화가 끼워졌던 묘비 역시
고인의 얼굴을 되찾았다.
오늘 열린 묘비 제막식과 추모식에 참석한 형 전재룡 씨는
'41년만에 동생의 얼굴 앞에서 넋을 위로하게 되어 기쁘면서도
그 어린 나이에 계엄군의 총에 피를 흘린 동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고,
동생 전영애 씨는
'그날 오빠와 물장난을 치며 싸우고 있었는데
몸이 편찮으셨던 아버지가 시끄럽다고 야단을 쳐서
오빠가 집 밖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만약 싸우지 않았다면 오빠가 밖으로 안 나갔을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도 그 날 그 느낌이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ㅠㅠ
🦊자연사를권장 2021/05/05 23:24
ㅠㅠ
보초번역가 2021/05/05 23:2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오오오오오급시계 2021/05/05 23:33
우리 할아버지 항렬 분이신가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