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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복자의 반열에 오른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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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인공은 베네수엘라 출신인

호세 그레고리오 에르난데스(José Gregorio Hernández).

 

 

 

1864년 10월 26일 베네수엘라 북서부

트루히요주의 작은 마을 이스노투에서 태어난 에르난데스는

가축과 의약품을 팔던 아버지 베니뇨와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 호세파의 일곱 자녀 중 첫째였다.

 

8세 때인 1872년 어머니를 잃었고

13세가 되었을 때 법학을 공부해 변호사가 되고자 했으나

아버지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꿔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1878년 안데스 산맥을 넘어서 수도 카라카스로 향했다.

 

 

 

고등학교를 거쳐 베네수엘라 중앙 대학교에 입학한 후

6년 동안 의학을 전공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에르난데스는

카라카스에서 병원을 개원하면 재정적으로 지원해준다는 모교 총장의 제안에도

'내가 가야할 곳은 의사 하나 없는 고향의 산골마을'이라고 거절하며

1888년 이스노투로 돌아갔다.

 

고향에 온 뒤 주변 도시를 돌며 의사일을 하던 중

에르난데스의 스승인 칼리스토 곤살레스가

'베네수엘라 의료 근대화에 공헌할 인재'라며

대통령에게 제자를 추천해

에르난데스는 국비 장학생이 되어

1889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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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세균학, 병리학, 미생물학, 조직학, 생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베네수엘라로 귀국했을 때

에르난데스는 모교의 교수이자 호세 마리아 바르가스 병원의 의사로서

생리학 실험 연구소를 설립하고 유럽으로부터 의료기기를 도입하는 한편

강의와 의료 활동에 전념해 스승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베네수엘라 의학 교육과 발전의 토대를 닦은 선구자로 기록된다.

 

 

의사로서 바쁘게 활동하는 와중에도

가톨릭 신앙이 독실했던 에르난데스는

자신이 의사로서 할 일을 마쳤다고 생각해

1908년과 1909년 두 차례에 걸쳐 수도회에 입회하려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병환에 시달려 보다 못한 수도원 관계자들이 돌려보내는 바람에 실패했다.

 

비록 수도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고통받는 그리스도를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찾고 봉사해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고 치료를 해줬으며

1918년 스페인 독감이 베네수엘라에 유행했을 때는

최일선에서 의료진들과 함께 고군분투했다.

 

 

 

그러던 중 1919년 6월 29일,

환자를 돌보기 위해 약을 사서 왕진을 가다가

자동차에 치여 5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군중들의 애도 속에 1919년 6월 30일 장례식이 거행되었고

'가난한 사람들의 의사'로 불리며 존경받았던

에르난데스를 추모하는 물결이 커지는 가운데

그의 생애가 신자들의 모범으로 공경받을 자격이 있다고 본

베네수엘라 가톨릭 교회는 1949년 교황청에 시성 청원서를 접수한다.

 

 

 

1972년 시성 청원서가 시성성을 통과하면서

시성 절차 중 첫 번째 단계인 '하느님의 종'이 되었고,

 

198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에르난데스에게 신자들이 공경할 '영웅적 덕행'이 있음을 인정해

시성 절차 중 두 번째 단계인 '가경자'가 되었다.

 

 

 

세 번째 단계인 '복자'와 네 번째 단계인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대상자에 의한 기적이 일어났음을 공인받아야 하는데

 

2007년 머리에 총을 맞고 영구적 뇌손상 진단을 받았던

10세 소녀 야수르 솔로르사노가 회복된 것이

에르난데스에게 전구를 청한 기도로 발생한,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으로 인정되어

2020년 6월 18일 교황 프란치스코가 이를 승인하는 교령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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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1년 4월 30일 어제,

베네수엘라 주재 교황대사 알도 조르다노 대주교가

교황을 대리해 집전한 에르난데스의 시복식이 카라카스에서 거행되었다.

 

예전 같았으면 대규모 인파가 모여

새로운 복자의 탄생을 축하했겠지만

코로나19가 유행중인 상황이라

성직자 약 300여 명만 참석했고

그 대신 시복식이 전국에 TV로 생중계됐다.

 

 

이 자리에는 에르난데스에게 전구를 청해

기적적으로 회복한 솔로르사노도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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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경제위기가 계속됐고

최근에는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는

베네수엘라의 어려운 시국에서 진행된 이번 시복식은

 

그동안 서로 대립해오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가

한목소리로 에르난데스를 기려 오랜만에 정쟁이 멈추기도 했다.

 

 

 

시복식을 집전한 조르다노 대주교는

코로나19 백신이 모두에게 분배될 수 있도록

복자 호세 그레고리오 에르난데스가

하느님에게 청원드리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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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 호세 그레고리오 에르난데스의 축일은

그가 태어난 10월 26일이며

성화로 묘사될 때는 의사 가운을 입고

묵주를 쥔 모습으로 그려진다.

 

 

 

 

댓글
  • 바티칸 시국 2021/05/01 13:23

    스페인어로 후안, 호세가 각각 우리말로 요한, 요셉이라서 세례명으로 자주 사용한다고 들었음

  • 루리웹-7448647357-뉴비 2021/05/01 13:18

    종교의 매우 긍정적인 면모

  • 물개마왕 2021/05/01 13:27

    와 성화 간지

  • [99일환] 真-인환 2021/05/01 13:18

    왜 저쪽 사람들 이름에는 후안 이나 호세가 많음?

  • 루리웹-7448647357-뉴비 2021/05/01 13:18

    아. 사이비는 종교가 아님.


  • 루리웹-7448647357-뉴비
    2021/05/01 13:18

    종교의 매우 긍정적인 면모

    (kLJcmY)


  • 루리웹-7448647357-뉴비
    2021/05/01 13:18

    아. 사이비는 종교가 아님.

    (kLJcmY)


  • [99일환] 真-인환
    2021/05/01 13:18

    왜 저쪽 사람들 이름에는 후안 이나 호세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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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 과
    2021/05/01 13:21

    김이박 느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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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티칸 시국
    2021/05/01 13:23

    스페인어로 후안, 호세가 각각 우리말로 요한, 요셉이라서 세례명으로 자주 사용한다고 들었음

    (kLJcmY)


  • 물개마왕
    2021/05/01 13:27

    와 성화 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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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베
    2021/05/01 13:28

    수도회에는 못 들었지만 그 어떤 수도사나 존경할만한 위치에 오르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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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똑바로뜨라고
    2021/05/01 13:28

    코로나 시국에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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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튀김덮밥의 가호
    2021/05/01 13:29

    헐 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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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튀김덮밥의 가호
    2021/05/01 13:29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망했으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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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2841510916
    2021/05/01 13:29

    일종의 가톨릭판 훈장같은 느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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