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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입니다.

게시물을 올리지 않은지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처음에는 바빠서였습니다. 필름 현상소가 근처에 있는 전주에서 근무하다가
50분 거리의 완주로 근무지가 옮겨졌습니다.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공립대안학교로 옮기게 되었는데
일을 많이 하다보니 바빠서 틈이 없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활동들, 예를 들면 이번 강원도 백패킹 통합기행 같은 행사에서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자료를 정리하고 올릴 여력이 없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것이 사진에 관한 슬럼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저 그런 풍경들. 더 이상 새로운 구성을 하지 못하는 식상함.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고민과 노력을 해야할텐데
그럴 수 있는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습니다.
학생들을 1대1로 만나고 그들의 인생을 코칭해주는 것만으로도 저의 모든 힘을 다 쓰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교육자로서 저의 삶은 참 행복합니다.
학교에서 하루종일 있습니다. 거의 매일 밤11시에 퇴근합니다.
아이들과 수업시간에 만나고, 방과후 수업시간에는 저의 사랑하는 취미인
유도 수업을 하면서 만납니다.
밤에는 야간자율동아리로 유도부를 역시 운영하면서
힘쓸 곳이 없어 방황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힘을 빼주면서
함께 땀흘리며 깊은 레포를 형성해나가고 있지요.
대신 사진을 찍는 행위, 필름을 스캔하는 행위 등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과 능력의 선이 딱 여기까진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사진에 대한 열정은 잠시 내려놓았습니다.
지금도 저는 학교에 있고, 제 뒤의 캐비넷에는 필름이 장전된 채로
펜탁스LX와 캐논 NewF-1이 잠시 쉬고 있습니다.
물론 조만간 다시 사진들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잡겠지요.
사진의 구도는 식상할지라도 좀 쉬다보면 그리움이 생길테니까요.
가장 최근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강원도에 다녀왔습니다.
2월 말경이라서 현재 필름을 스캔하고있긴 합니다.
강원도로 올라가면서 영주를 들렀는데
그곳에서 찍은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저는 또 잠수를 타겠습니다...
조만간 예전처럼 하루에 한 컷씩 꼭 올리게 되는 날이 오기를 스스로 기다려봅니다..
Pentax645N / Portra160 / Opticfilm120
Untitled_(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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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_(22).jpg

댓글
  • 모다아키 2021/03/06 14:48

    저는 삶이 바쁠때는 좋은 사진들을 가끔 봅니다. 사진의 스킬이나 트랜드을 볼려는 건 아니고 촬영자의 관점과 생각을 읽어내려 봅니다. 사진도 일종의 표현이고 켜뮤니케이션인 만큼 또 다른 형태의 언어라고 생각하기에 좋은 것을 자주 보는 것 만으로도 좋은 눈높이 공부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더라도 감각만큼은 예전과 같지 않고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삶은 때론 침묵이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침묵 뒤에 따라오는 다듬어진 멋진 모습도 기대가 되구요. 그리고 슬럼프까지는 아니신 것 같네요. 삶에는 우선순위가 있는데 지금 성실하게 그 순위대로 멋지게 잘 살고 계신 듯 싶습니다.

    (ZbvG1M)

  • 서울베이커리 2021/03/06 15:09

    마음이 움직일때까지 현재 일에 푸욱 빠져 지내보셔요. 언젠가 그 날이 올겁니다. 그 날이 오면 그때 진~~하게 사진생활 하면 되는 겁니다.
    잠시 떠난 사진 열정,, 오지도 않았는데,, 맘은 아닌데, 몸을 움직인다고 그 열정 오지도 않을꺼고, 비효율적일거예요. 지금은 지금 일에 푸욱 빠져 지내세요. 그래서, 그 날이 오면 그때 못다한 것들 한꺼번에 하는 겁니다. 효율도 엄청 올라갈거예요.
    일단, 지금은 지금 일에 건강유의하면서 푸욱빠져 지내시기를~!!^^

    (ZbvG1M)

  • [0416]도영민후아빠^^ 2021/03/06 15:55

    두장의 사진 좋네요.
    저는 장학사 6년차입니다.
    필름 한 롤 찍기 정말 힘드네요.
    시간도 없고 열정도 식고 ㅜㅜ 디지털은 더 손이 안가고...
    얼마 남지 않은 전문직 생활 끝나고 다시 학교로 나가면 사진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생기리라 기대해 봅니다.

    (ZbvG1M)

  • ΖΙΟΝ™ 2021/03/06 16:26

    두 기종중 한기종을 저랑 바꿔 써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그엄 갑자기 사진에 대한 음. 완주면 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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