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쿠비양 관짝 만들기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
작년에 신품엔진 교체하며 미션까지 바꿀까하다가,
이상도 없는데 돈ㅈㄹ이다 싶어서 넘어갔었습니다.
현재 6속 수동미션은 특별한 이상은 없는 상태지요.
고질병인 5단 갈림 증상도 없고, 굳이 문제점이라면
고RPM 변속 시, 2/3/5단 체결이 덜 깔끔하다 정도.
하지만, 예방 과정비 중환자는 작업을 하기로 합니다.
차바닥 굴러다니며 배운 것은, [ 미션은 미션집에서 ]
저희 샵 거래처에서 할까하다, 간만 장거리도 땡기고
장인의 손길을 느끼러~ 머나먼 동네 파주로 갑니다.
수동미션 풀오버홀은 4~5시간짜리 큰 작업입니다.
오후 1시 예약이지만, 여유로운 출발이 마음 편하죠.
2시간 30분 거리라, 느긋하게 하위차선 항속합니다.
파주까지 왔으니, 차쟁이들 성지는 찍고 가야지요.
밤에 오면 무서운 형들이 득실댄다는 그 곳입니다.
오전 10시 30분에 아점을 먹습니다. 우동 괜찮네요.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임진각까지 찍고오려 했는데,
영하의 날씨에 눈이 꽤 날리기 시작해서 바로 갑니다.
트럭만 다니는 시골길 옆에 위치한 미션집에 도착요.
은둔고수 같은 장인 분들은 항상 이런 곳에 계신다는.
동네 형같은 사장님과 얘기 나누다가, 작업 시작~!!
미션 탈거~ 클러치 파츠도 다 신품이라 깨끗하네요.
이 곳은 고물창고~?? 아니죠, 보물창고 맞습니다.
사진상 안보이는 좌/우 공간엔 각종 부품들이 가득.
미션케이스에서 분리한 녀석은 수술대 위로. ㅎㄷㄷ
싸그리 분해합니다. 역시나 별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 이 색휘 상변태구나... ' 사장님 눈빛이 말해줍니다. ㅋ
그렇다면 최상의 컨디션으로 만들어주지~!! 이런 느낌.
노후로 미세하게 손상된 모든 부분을 정밀가공합니다.
한 우물만 꾸준히 파신 바이브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옆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장인의 손길 인정~!!!
이제 섬세하게 가공된 부품들을 정확히 재조립합니다.
작업자에 따라 결과물의 조립완성도 차이는 꽤 납니다.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 착착 결합되는 톱니바퀴들.
신품 볼트와 록타이트 접착제의 조합은 진리입니다.
크으~ 조립 완료입니다. \^-^/
조립상태 확인, 이상무~!!!
반대편도 확인, 이상무~!!!
이제 뽀득뽀득 목욕 타임~~~
아이, 개운해~~~
미션케이스에 조립 전, 세척~ 영롱합니다... +_+
쇠뭉치 조각들이 뭐라고,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ㅎㅎ
마지막 녀석도 목욕시켜주고, 조립하면 끝입니다.
두둥~ 드디어 미션 풀오버홀 완료입니다. 짝짝짝~!!!
이제 꽂으러 가볼까요~ 므흣~
미션자키로 떠서, 똬악~ 밀어넣어주면 됩니다.
미션오일 정량 채워주면, 진짜 마무으리입니다.
엔진오일은 개취지만 미션오일은 순정이 좋습니다.
동네한바퀴 시운전 결과,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이제 길들이기 하고, 오일만 교체해주면 되겠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정비지만, 만족하니 된거지요.
장인의 가게는 늘 바쁜지라, 인사만 드리고 나왔네요.
. . .
어제자 예보로 1~4cm 눈이 온대서 불안한 마음에,
자고 가려고 미션집 근처 숙소를 예약해두었습니다.
벗뜨, 눈은 개뿔~ 해가 쨍쨍하네요. 하아~ 구라청...
어차피 결제했고, 몸도 좀 피곤하니 좋게 생각해야죠.
작년에 오픈한 신축건물 오피스텔형 호텔인데,
20~21층을 객실로 사용해서 시티뷰지만 좋네요.
구라청 보고있나, 하늘 봐라 ㅋㅋ 폭설오네 폭설...
혼자 잘거라 작은 방 잡았는데, 나름 깨끗하네요.
옆에 붙박이장이 엄청 커서 롱패딩 넣기 좋군요.
진짜 혼자 사는 오피스텔 느낌 ㅎㅎ 고급 자취방.
코로나 시국이니 호텔에서도 저녁은 배달음식으로.
생맥도 시켜서 치맥 때리니, 혼자라도 좋아요. ㅜㅠ
파주에 밤이 내렸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도심야경...
테라스에서 멍~때리다가 얼어죽을 각이라, 침대로.
차도 맘에 들고 취기도 올라오고 기분좋게 잠듭니다.
시공이 잘되었나 손님이 없나, 조용히 꿀잠 잤네요.
이불 속에서 좀 더 뭉기적거리다가 나가봐야겠어요.
남들에겐 그저 오래된 똥차겠지만, 제겐 소중합니다.
관짝으로 쓰기로 마음 먹었으니, 더 아껴줘야겠어요.
이 녀석도 변태 주인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하겠죠??
좋은 친구로 곁에 있을테니 건강하게 오래 함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