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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결혼이 안 맞다고 처음 느낀 순간

 안녕하세요?^^



예전에 사귀던 남친과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무슨 말을 하다가 그런 말이 나왔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남친이 그러더군요. 


"우리 XX는 고기를 안 먹으니까 결혼해서 내가 고기 먹고 싶으면 

밖에서 먹고 와야겠네."


"왜? 집에서 먹으면 되잖아."


"넌 먹지도 않는데 혼자 무슨 맛으로 먹냐?

사랑하는 사람하고 맛있는 음식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데~"


아,,,


그 순간 미안함이 느껴졌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하교길에 먹던 떡볶이, 라면이 

맛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먹는다는 것이

참 즐거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한번은 남친이 고기 한 점 먹으면 만원 준다고 하더군요.

만원이 탐이 나서가 아니고 한번 노력해보자는 생각에서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어요. 


몇 번 씹다가 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친의 허탈한 미소에 다시 미안해졌습니다. 


암튼 그 대화 이후로 저는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요리도 싫어하고, 게으르고, 잠도 많고,,,등등

제 단점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지금은 게으름과 잠은 꽤 극복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걸 본능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인데 

제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아쉬움과 불편함을 가득 안길 미래가

상상이 되니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렇게나 좋아하는

혼자만의 시간, 혼자만의 공간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져갈 제 모습도

상상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이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자연스럽게  

이번 생은 그냥 가볍게 혼자 살고, 결혼은 다음 생에 한번 생각해보자는

쪽으로 흘러갔어요. 


엄마는 제게 "어쩌면 니가 (자식들 셋 중에서) 제일 행복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언젠가는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외로움아, 니 자리는 항상 옆에 있으니 언제든지 환영한다."


그래도 결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책임감은 좋아하는 성격인지.. 현재 키우는 반려 동물이 많아요.


현재 제 삶에 만족하면서 앞으로도 즐겁게 살아갈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푸근한 새벽,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넷째 냥이 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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