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막내로 태어나
도시락 반찬이라곤 평생 볶음김치와 멸치볶음만 먹고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라는것도 모르고 살았다
계란후라이 한번 먹어보는게 소원이었으니 ㅎㅎ
부모님은 항상 나가서 일하시는데도 왜 돈이 없었을까?
초딩 4학년때 골목서 한살어린 동네동생이랑 노는데
걔 아빠가 양념치킨 사왔다며 걔를 데리고 들어가더라
난 왜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골목에 혼자 서서
그 집 창문 틈으로 넘어오는 그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양념치킨이란 무슨맛일까 혼자 상상하고 있었다
다 먹었는지 그 동생이 목뼈하나 들고 나와서 먹어보라더라
크으 그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하지..
우리 동네에 백화점이 하나 있었는데
당시 같은 반이던 동네 부랄 친구놈하고
지하 식품코너에서 아이쇼핑?하며
돈까스는 무슨 맛일지 궁금해하고 있던 차에
같은 반 여자애가 가족들이랑 돈까스 먹으러 왔다가
딱 눈이 마주친거라
못 본채 돌아가려는데 그 아버지가 내 친구를 부르더니
딸 학교 친구냐며 같이 먹자고 하시는 것 같더라
친구는 어린 나이에도 속이 깊었는지
내 눈치를 살피더니 사양하고 돌아오더라
보통 그 나이면 '쟤도 같은 반 친구에요'
라며 철 없는 소리를 할만도 한데
서로 난처한 상황을 피하려고 그랬겠지.. 기특한 놈
될성 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그 자식은 잘 커서 제수씨랑 같이 병원 개업해서
잘 살고 있다
근데 이 색휘가 대뜸 어제 연락 와서는
내가 보고 싶다며 만나자더니
즈그 동네 옛날 돈까스 집에 데리고 가는거야..
옛날에 미안했다며 돈까스 실컷 쳐먹으라고 하더라
사실 나는 그날 일을 거의 까먹고 있었는데
이 놈땜에 기억이 되살아 났다
이색휘가 하는 말이..
그 날 그 짧은 순간에 지도 속으로 엄청 갈등했다더라
그 여자애 집도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아서
나까지 부르자니 미안하기도 하고
나 역시 그렇게 불려간 들
눈치보느라 맛나게 먹을 수 있었겠냐는 생각에
꿈에 그리던 돈까스를 마다하고 나한테 돌아온거라면서
그 날 집에 돌아가서는 아쉽기도 하고
괜히 나한테 미안하기도 해서 마음이 안 좋았다고 하대
그런데 엊그제 크리스마스에 지 아들들 데리고
밥 먹으러 가는 길에 행색이 딱 그 옛날 내 꼴같은
아들 친구가 부모도 없이 혼자 멀뚱히 놀이터에 앉아 있길래
같이 데리고 가서 밥을 맥이다가 내 생각이 낫다더라
나이 사십 넘어 그 얘기를 들으니
주책 없이 눈물이 계속 나오는거라..
친구가 추억의 돈까스 먹었으니
이젠 훌훌 털고 2020년 현재의 삶을 즐기자며
지 아는 형님이 하는 고급주점에 데려가더라
근데 이 자식이 그런 놈이 아닌데 어제따라 술 이빠이 묵고
뻗어버린 거임 ㅡㅡ
술값 계산하고 택시 태워서 집에 보내주고 돌아오는 길에
곰곰 생각해보니 왠지 설계당한 것 같고
있는 놈이 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개색휘 다음엔 내가 돈까스 사주고 술 얻어 먹어야겠다
끝
https://cohabe.com/sisa/1800427
펌글부랄 친구랑 술 먹다가 운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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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설계네
감동 파괴 ㅋㅋㅋ
우왕~ 배울점이 많은 친구군요
찐친 맞네요 완벽함 ㅋㅋㅋ
마음 좋아지는 글이네요. 우정이 부럽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끝에 빵 터졌네요
친구한테 당했네요 ㅠ
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쓴이가 천성적으로 유쾌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런글 넘좋음 주구장창 여자얘기, 학벌/직업 어그로끄는것만 보다 이런글 보면 힐링됨
ㅋㅋㅋㅋㅋㅋㅋㅋ
당했네요 ㅋㅋㅋ
설계당한거 맞아요 ㅎㅎ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계당했네요 ㅋㅋㅋㅋ
아 이건 터졌다리
웃긴데 그냥 ㅋㅋㅋㅋㅋ
이런글 좋아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원글 댓글에
친구 5인이상 집합금지 어겼다고 신고하라고 ㅋㅋ
친구가족 4명이상에 아들친구 ㅋㅋ
글쓴이는 그와중에 친구 살리겠다고
제수씨는 그날 병원간거 같다고 실드치심
찐우정 ㅜㅜ
반전도 좋았지만, 눈물도 찔끔 났네요.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엄청 기분 좋게 샀을듯
힘들때 가난했을때를 기억하고 그 추억을 함께 털어낸다는게 참 따뜻해요
님도 고급주점 계산하실 정도로 이제는 살만해지신 것같아 저는 더 기분이 좋네요. 다음엔 님이 꼭 설계하시길!!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ㄱ
처음엔 최소 50대 중반 이상이 쓴 글인 줄 알았음ㅋㅋ
이래야 불펜이지 ㅋㅋㅋ
ㅋㅋㅋㅋㅋ
펌글인데 다들 불페너라고 오해하시는듯
울다 웃었자나욬!!
힘내세요
이거 퍼 온 글이에요;;
술 한 잔 먹고 이 글 보는데 그냥 눈물이 나네요 펑펑
술 친구와 부랄 먹다가 로 보고 깜놀
여우가면// 이글의 장원입니다 ㅋㅋㅋ
이게 펌글이라니..
감동에 반전유머를 넣어 감동부스터가 됨
좋으신분^^ 재밋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영규 플레이네요
글 올라왔을쯤에 봤는데 아깐 펌글이라고 안돼있던거 같았는데 그새 고쳤나..
급반전.. 칭찬합니다
데상트// 첨부터 펌글이라고 명기했구요.
제목에 오타가 있어 수정한것 밖에 없네용
욌능가
우정 영원하세요..
다음에도 설계당할듯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감동과 재미 둘 다 잡아내는 필력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진짜 찐친이네요
ㅋㅋ ㅋㅋ ㅋㅋ ㅋㅋ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