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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의 ㅅㅅ리스 글을 읽고..

먼저, 원글 작성자분께 도움이 되어드리진 못하겠지만
비슷하면서도 전혀다른 제 이야기를 간략히 적어보자 합니다.
 
저는 6년 연애 후 작년에 결혼한 신혼부부입니다.
서로 성격이 잘 맞아 6년간 크게 다툰일은 별로 없습니다만,
다툼의 원인 중 열에 아홉은 다 관계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남편은 성욕이 일반인보다 높고 전 낮은편입니다.
 
연애초기엔 제가 경험이 없어서 무조건 오케이하고 사랑을 나눴는데
기분좋다. 행복하다.는 감정보단 
남자친구가 좋아하니까 나도 좋은것같아. 라는 감정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관계가 지속될수록 점점 상대방의 사랑을 받는게 벅찼고
나중엔 내가 동물이 된것같고 수치스럽기까지 해서
그냥 나만 해줄테니 내몸은 애무해주지 말아달라고 얘기했었어요.
 
첨엔 남자친구도 쑥스러워서 그런가보다 하면서 나아지겠거니 했는데
제가 아파하면서 거부하는 날이 잦아지니까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더라구요.
 
긴 대립 끝에 그 당시 제가 겪고있는 상황을 얘기하고
남자친구도 잘 받아들여줘서 천천히 천천히 맞춰나가자 했는데
뭔가 근본적인 것은 아직 남아있는 듯한 찝찝함이 있었어요.
 
그러다 제가 우울증이 한번 크게 와서 정신상담을 받았었는데
그때 뭔가 가슴깊이 있던 유리가 깨진 것처럼 옛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잊은채 아니 잊었다기보다 잊은걸로 인지하고 살아왔던,
6살과 12살 즈음에 각각 1년정도씩 외가와 친가사촌오빠한테서 겪었던 성추행이 불현듯 떠오르면서
그후에도 난 15년이 넘도록 아무에게도 얘기하지않고
성인이 되어서도 가족모임에서 아무렇지않게 그들을 마주하고
내 인생에서 그 과거를 아예 삭제시키고 별일 아닌 것처럼 살아왔지만
그걸 내몸이 이렇게 기억하고 있구나.
 
사춘기때 엘리베이터 남자와 단둘이 타게되면
아예 먼저 내리거나 불안한 상태였던 것도,
유독 아빠가 그냥 너무 싫어서 피했던것도
그때 남았던 무의식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니
숨겨두기만 했던 내 몸과 마음한테 너무 미안하고 슬프고 그랬어요.
 
그이후에 남자친구에게 제 기억을 얘기했고
근본적인 뭔가가 직접적으로 해결된건 아니지만
서로 더 열린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요.
 
결혼을 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전 성욕이 낮고, 남편은 성욕이 높아서
남편의 모든 요구를 다 들어주기 힘들고, 남편도 제 거절의사때문에 힘들어하지만
이게 두사람이 살아가는거다보니 어쩔수 없는것 같아요.
 
차라리 나도 내가 엄청 밝히는 여자였음 좋겠어. 라고 얘기할때마다
아직 늦지않았다고 하는 남편은... 얼마나 열린마음으로 뭘(?) 바라보고 있는건진 모르겠지만요...
 
누구든 열쇠와 열쇠구멍처럼 딱 알맞게 맞는 상대는 없을 거예요.
서로 깍이고 보태면서 맞춰가는거겠죠..? (비유가 좀 그런가..)
댓글
  • 쿰척거리기 2017/04/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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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루스홈리스 2017/04/11 10:32

    힘드셨겠어요...
    역시 트라우마는 기억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듯...
    앞으로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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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토끼 2017/04/11 10:33

    내가 내 마음과 몸을 돌보는 일은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일인것같아요. 스스로를 구하라는 말처럼요.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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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tothe복 2017/04/11 10:34

    성욕은 머 각자 다르니 서로 이해해야겠죠
    저는 결혼 2년차인데.... 가끔 DDR을 하고싶을때가 있어요. 그러면 와이프에게 나 DDR할테니 방에 들어오지마라고하고, 컴퓨터방에 들어가요
    그러면 자기도 같이 보자며 와서 "내가 해줄까?"하면... 싫어라고하면 상처받을까바... "그래"라고해요
    그러면 좀 해주다가 "할까?" 라고해요.
    솔직히 와이프와의 관계도 좋지만, DDR이 하고싶을때가 있어요. 와이프가 집 비우는일이 별로 없다보니... 자유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와이프 처가에는 언제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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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rawberry 2017/04/11 10:39

    사실 우라나라는 성교육의 부재로 인해, 남녀 모두 O스에 서툰경향이 있죠. 그래서 초반에 좋지않은 O스경험은 이후 기피현상으로 이어집니다..
    안타깝죠.. 그리고 싸우고 감정의골은 깊어지죠.. 남자가 거부하건 여자가 거부하건 말이죠
    나는 이러이러해서 하기싫으니 이해해줘 라고 하면 원하는사람 입장에서는 엄청 난처하거든요.. 당연히 사랑하는사람이니 이해해주겠죠..
    그럼 하기싫은사람도 하고싶은사람을 이해해줘서 가능하면 관계를 좋게 풀어가려는 노력이 상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정신과나 산부/비뇨기과 상담이건, 제품을 사용해보건 삽입이 부담스러우면 다른방식으로 풀어보건 그 노력은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죽어도 해결이 안되요. 둘중 한명이 그냥 죽어라 참고사는거지 둘이 상호만족하는관계가 죽어도 아님.. 그러다 폭발하면 그대로 부부관계는
    작살나는거구요. 그게 몇년이 걸릴지는 모르구요
    우스갯소리로 남자는 O스걱정안하려고 결혼한다라는 말도 있듯 뭐 남녀를 떠나서라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걸 만약 원하지 않는사람이
    자신의 과거사와 좋지않았던 경험만으로 이해해달라며 거부한다면 그거만큼 이기적인게 또 있을까요?
    부부간의 노력은 상호관계입니다. 모든사람관계는 정확히 기브엔테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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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이오니 2017/04/11 10:43

    불쌍한 남편..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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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tect123 2017/04/11 10:49

    성욕이라는게 말이에요 늘어날때도있고 줄어들때도 있는거 같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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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닉이다있네 2017/04/11 12:30

    참 철없는 댓글들이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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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바다 2017/04/11 16:43

    작성자님에게 트라우마 안겨준 사촌오빠들 나쁘네요
    당연히 사과도 못받고 그냥 어물쩡 넘어가셨겠네요.. 어릴때부터 성교육 정말 중요합니다 무조건 모른척하고 쉬쉬할게아니라 올바르게 성욕 푸는방법 교육시켜야하고 단순 호기심때문에 또래 이성을 실험대상으로 그러면 성범죄라는것을 확실히 알려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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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개구리심뽀 2017/04/12 00:12

    아 저희 남편 불쌍하다고 하신 댓글을 보고 글을 남기자면...
    아프거나 한달에한번 그날 빼면 1~2주에 한번이상 하구있습니다.!
    ㅅㅅ리스의 기준이 얼마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 넘치는 남편을 위해
    코스튬 이벤트나 기념일때 깜짝 므흣이벤트도 해주고있어요.
    남편은 일주일에 1~2번을 갈망하고있어서 제가 그요구를 못들어줄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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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케이 2017/04/12 17:14

    이게 참 서로의 바람이 있기때문에 거기서발생되는 아쉬움이있는거죠
    근데 사실 '나좀 이해해줬으면' 하는 입장은 가족이라도 똑같습니다.
    양보와 양해 그리고 이해로서 믿음으로 살아가는거죠
    사실 그런부분은 거추장한 단어로 합의와 같은
    서로간의 협약과 이해관계를 형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날 이해해줬으면 하는만큼 널 이해해볼게 라고 생각하는순간
    O스리스 또한 문제되지않죠
    하지만 인간이란게 본인마음에 귀속되는 편이기에
    더더욱이 올바른 합의점을 찾아가는게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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