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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이강인의 주전도약 위한 전략적 도전 (오프더볼과 체력에 관해)

 

2006년 전후로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의 오프더볼 움직임, 혹은 공간창출능력은 월드클래스라고 평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즈음의 오프더볼 움직임과 박지성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2001~2002년 즈음의 오프더볼 움직임을 비교하면

2001~2002년 즈음의 오프더볼 움직임은 아직 2005년 이후 정도의 레벨에 도달하지는 못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패스를 받기 위한 사전 움직임 면에서는 당시에도 이미 월드컵 멤버 중 최고 레벨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볼 없이 움직이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수비라인의 틈을 벌려내는 움직임을 보면

어떤 전술적인 형태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확실히 눈을 떴다고 할 순 없을 겁니다.

 

이렇듯 오프더볼 움직임이라는 능력 역시

잠재성을 보이는 시기가 있고, 그 잠재성이 표면으로 드러나는 시기, 그리고 경기 중 상황에 맞게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전방에서의 움직임만 놓고 보면 호날두가 이 오프더볼 움직임 면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미들 지역에서의 공간을 포착하는 움직임과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움직임을 포함한다면

종합적으로는 뮌헨의 뮐러와 바르셀로나의 그리즈만이 월드클래스에 도달해 있는 선수들이라고 봅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적의 현역 선수 중 오프더볼 움직임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과 수원의 김민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선수들의 전방침투 움직임만을 놓고 보면 그 침투움직임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손흥민이나 이근호 같은 선수에 비해 세기나 스피드가 떨어집니다만

미들 지역에서의 움직임을 오프더볼 움직임의 광의에 넣고,

움직임의 의도성들로만 놓고보면 개인적인 생각에 지능적인 면에서만큼은 이 선수들이 가장 높은 레벨이 아닐까 합니다.

 

중앙미드필더(혹은 볼란치) 포지션의 선수들 중에도 재능을 보이는 선수가 있는데

유럽무대로 보면, 램지, 케디라, 함식 같은 선수들이 매우 뛰어나고,

한번 움직일 때의 폭이 크진 않지만 좀더 디테일하게 보면 사비나 이니에스타, 다실바 같은 선수들도 매우매우 뛰어난 선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티키타카는 기술만으로 성립되는 게 아니라 패스를 받거나, 동료가 좀더 공간을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디테일한 움직임도 나름 기여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여담이지만 메시 역시 상황상황에서 보여주는 오프더볼 움직임의 퀄리티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활동량이 적다는 비판이 있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 심해지긴 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견제를 많이 받는 선수라는 걸 감안하면 아무리 미들의 지원이 뛰어나다 해도

메시가 한 경기에 볼을 만지는 횟수가 은근히 많다는 게 충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메시는 패스의 흐름을 읽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상대 선수들의 위치를 늘 확인하며 패스를 받아 다음 플레이를 이어갑니다.

 

움직임의 유려함이나 디테일은 조금 부족하지만 타이밍만 놓고 보면 데브라이너같은 선수도 최고 레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점을 바꿔보면 덕배는 요란하게 움직이지 않지만 타이밍을 뺏어서 움직이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데

이 타이밍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조금씩 움직이며 기회를 엿봅니다.

볼을 받은 이후 그 다음 상황을 아주 시원하게, 또는 치명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건

화려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공간확보 움직임과 간결한 기술을 갖춘 덕배의 조화된 능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 PL데뷔한 에버튼의 알랑 역시 현재는 스타일이 조금 바뀌었지만

우디네세 시절이나 사리의 나폴리 시절 때를 보면 폭넓고 영리하게 움직임을 가져가는 박투박 스타일을 아주 잘 보여줬습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여러번 언급하지만 황인범이 중앙미드필더 중에는 가장 좋아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오프더볼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많아

후에 이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국내 선수들 위주로 만 나이 기준 10대 시절에는 어땠을지 추척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거지만 10대 시절에는 이 선수들이 이런 움직임의 재능을 거의 보여주지 않습니다.

프로에 입단해서 프로에서 자리를 잡는 선수들 정도라면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팀내 에이스 격의 선수로서 온더볼과 피지컬적인 면에서 대부분의 상대팀, 상대선수들을 압도하기 때문에

굳이 이런 능력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수들의 잠재성을 알 수 있는 순간들이 한번씩 있는데

그 순간이 선수의 의도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의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공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의 영리함과 타이밍 면에서 일순 번쩍 하는 순간들이 있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7년 전 즈음 싸줄에서 몇 몇 선수들을 지금 표현으로 '00맘' 밈으로 밀던 선수들이 있는데

영남대의 김승대, 전북 데뷔 시즌의 이재성, 대전 신인 황인범이 그들이고,

유럽 선수 중에는 토마스 뮐러의 경우 당시 라움도이터라는 말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선수들을 공간창조자라 명명하며 혼자 덕후같이 밀어보기도 했었습니다.

 

어제 프라이부르크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정우영은 그런 덕질 중에 2015년 즈음 발견하고 언급을 했던 선수입니다.

 

다시 주제대로 이강인의 얘기로 돌아오면,

이강인의 오프더볼 움직임에 대한 재능은 이미 만 17살 나이대부터 확실히 보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강인의 유스경기들을 매년 지속적으로 관찰해 왔었는데

오히려 이강인은 이재성이나 황인범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공간에 대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기 시작했고, 높은 이해도를 보였습니다.

여태 성장과정이 그렇듯 오프더볼 움직임 면에서도 빠른 적응과 발전을 보였던 겁니다.

 

만 17세 전후로 이미 클래시컬한 공격형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 스타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거나

팀에서 방향을 잡아줬을 수도 있고

아니면 축구선수로서 더 많은 능력을 자기화 하려는 욕심 때문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 유스경기들에서 이미 정적인 스타일의 공격형미드필더가 아닌 세컨탑 롤을 시도했고,

그런 와중에 3선 미드필더들이 포지셔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직접 내려와서 그 공간을 커버하는 등

경기 전체를 읽으면서 볼을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에 더 많이 관여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한 전방압박 시도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그렇게 1군 무대 진입과 프로무대 데뷔를 앞당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강인은 피지컬적으로, 특히 체력적으로 빅리그 템포, 발렌시아의 템포에서 뛰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교체로 출장했을 때는 경기시간 20분 정도 본인이 가진 지능적인 역량과 활발한 움직임을 필드 위에 충분히 쏟아냈지만

선발로 출장했을 때는 체력적으로 정상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이

개인적으로 보기에 전반 25분과 후반 15분 정도였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지친 상태로 뛰는 걸로 보였었는데 그럼에도 대단했던 건 기술적 퀄리티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거.

더불어 U20월드컵에서도 지친 상황에서 집중력 높은 패스를 성공시킨 걸 생각해 보면

이강인의 기본기와 멘탈적인 인내심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이강인도 스스로 체력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걸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강인이 선발경기 두 경기에서 각각 다른 스타일로 스스로 실험을 하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하나는, 수비부담이나 수비가담에 대한 부분을 절제하고 공격상황에서 체력을 쏟는 것.

다른 하나는, 수비적인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공격상황에서 활동폭을 절제하는 것.

지난 시즌 경기들을 이강인 위주로 보면

교체로 출장했을 때의 움직임 양과 폭이 다르고

선발로 출장한 경기들 간 미묘한 스타일 차이를 알 수 있는 경기들이 있습니다.

 

보통의 유망주 중, 그렇다 하더라도 국내 선수 기준으로는 엘리트지만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려 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유망주들도 꽤 있습니다.

10대 시절이나 20살 즈음에 축구팬 사이에 인지도를 쌓은 유망주 중 정체된 유망주들이라면 대체로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강인은 욕심이나 야망 면에서도 특별한 면모가 느껴집니다.

한국의 많은 유망주들의 성장을 봐왔지만

이강인 아무리 해외에서 성장한 선수라고 해도 과연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그 나이대에 그 정도로 내비칠만한 선수가 누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피지컬적으로 뚜렷하게 변화해서 나타났는데 이강인 나이대에 그 정도로 몸을 만들어서 프로에 올라오는 선수는 잘 없습니다.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도 웨이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때문인지 더러 단단하게 만들어서 올라오는 경우들도 있긴 하지만

변화의 폭, 변화의 정도만 생각해 보면 이강인의 향상폭이 크게 느껴집니다.

 

다시 돌아와서 얘기해 보면,

이강인은 본인의 어린 나이를 굳이 의식하지 않고 있고, 빅리그에서 하루라도 빨리 주전입지를 구축하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보입니다.

하지만 체력적인 핸디캡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강인 입장에서는 주전입지를 확보하는 데 있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수비부담을 지지 않는 자기중심적 플레이메이커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여러 컨셉(최전방압박 등)의 수비전술에 참여할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가 될 것이냐?

 

현재 모습으로 보면, 이강인은 후자를 택한 것 같습니다.

이강인도 얼마든지 상황에 따라 전방 침투움직임을 시도할 수 있는 판단력과 경기흐름을 읽는 능력을 갖춘 선수고,

상대 선수들을 속이는 동작을 통해 패스를 받아주는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수입니다.

지금은 폐쇄했지만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이강인의 오프더볼 움직임 분석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이강인은 본인이 하고자 한다면 단순히 한번의 패스를 받기 위해 3번의 연속적인 속임 동작을 가져가기도 한다는 거였습니다.

만약 본인이 직접 볼을 받기에 공간이 너무 좁다라고 느낀다면 다른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 상대 미드필더를 끌고 움직이는

지능적이면서 헌신적인 모습도 얼마든지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분들이 평가하듯,

이강인은 자신이 머릿 속에서 실행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오프더볼 움직임, 수비커버를

필드 위에서 모두 쏟아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아직 가지지는 못했습니다.

 

현재 이강인은 체력을 많이 쏟아붓는 형태의 움직임보다 타이밍만으로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데

아마 경기 중 체력적인 관리 가능하게끔 어느정도 활동성을 포기하고 다른 선택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이것 자체가 큰 틀에서 보면 정적인 움직임이란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오프더볼이 부족하다, 정적이다라는 비판은 따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움직임의 타이밍을 잘못 잡았거나 팀의 레벨에 따라 만약 주변의 지원이 받혀주지 못할 경우, 팀원 간 호흡이 부족할 경우

볼터치 횟수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대신 이강인은 자신에게 볼이 전달됐을 때 그 적은 기회 속에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강한 압박 속에서도 그것을 헤쳐나와 국면을 급격하게 전환시키는 패스를 해준다던지,

킬패스나 슈팅을 해내야 합니다.

그래야 팀 입장에서도 제한된 시간만을 사용할 수 있는 선수를, 몇 몇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새벽 레반테 전은

이강인이 그런 압박감 속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보여준 경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강인은 자신의 체력이 향상되는 시간 동안 이런 부담감 큰 경기들을 감당해야 하고 주기적으로 오늘 같은 활약을 보여줘야 할 지 모릅니다.

 

유럽의 특별한 유망주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간혹 잊어버리는 부분인데

빅리그 레벨에서 뛸 수 있는 기술적 재능을 가졌으면서

동시에 체력적인 부분까지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한국 국적의 선수는 거의 없습니다.

 

차두리나 박지성, 황희찬 같이 이미 체력적으로 우수했던 선수들이 예외고

예전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을 때 지적했고,

대한민국 올림픽대표팀에 몸 담았던 이케다 세이고 코치가 지적했던 것처럼

전체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체력은 오히려 약점에 해당합니다.

불필요한 움직임이 있기 때문인 것도 맞겠지만 개인적으로 K리그를 봐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청용만 해도 PL 진출 당시 인터뷰를 보면,

스피드와 기술은 한국 선수들이 앞서는 면도 있는데 PL선수들은 에너지 레벨을 90분 간 유지한다는 거였고

분데스 2.에 진출한 이재성도 템포나 압박의 체력적인 지속성 면에서 분데스 2가 K리그보다 강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켜봐온 바로는, 체력은 충분히 발전 가능하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엘리트 유망주들의 경우,

고등학교 2학년 나이대에 여름을 지나면서 한 차례 피지컬적으로 급성장하고,

그리고 프로진출 이후 만 22세 정도에 한번 더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빠른 선수는 만 21세, 보통 만 22세 이후로 프로에 자리 잡는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프로진출 전에 웨이트 면에서 준비를 했다고 해도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이 쌓이고 시간이 흘러야 프로의 템포와 몸싸움에 적응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구자철의 경우, 지금 이강인 나이대인 만 19세 때

사실 U19 대표팀 레벨에서도 70분 이상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선수였고,

당연히 K리그에서도 활동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구자철을 받혀줄 수비형미드필더가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구자철은 매 경기 자신의 체력을 100% 이상 끌어내려고 했고

U20월드컵을 거치는 시점부터 그런 노력을 빛을 발하면서 그때부터 활동량이나 활동폭으로 비판받는 선수가 더이상 아니게 되었습니다.

유럽진출 전에는 박투박 미드필더로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앙미드필더 버전의 '사기캐릭'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분데스 진출하면서 템포가 달라졌기 때문에 적응기간이 필요했지만

어쨌든 본인 스스로 SNS에 활동량을 자랑할 만큼 11~12km를 꾸준히 뛰는 선수로 변모했습니다.

 

얼마전 황인범에 대한 게시글도 올렸지만

황인범 역시 만 18~19세 시절 수비가담을 적극적으로 하려는 의지를 몸이 잘 따라주지 못하던 선수였습니다.

신인 시절에는 피로골절로 시즌아웃을 경험했고, 무리한 수비가담으로 햄스트링이 올라와 교체아웃된 전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이 뜀으로써 손실되는 기술적 퀄리티 문제는 차치하고 일단 체력적인 면만 놓고보면 국대 기준으로 누구보다 많이 뛰는 선수로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프라이부르크의 정우영 역시도 고교 때까지는 수비가담을 많이 하는 선수는 아니었고

만 19세 무렵 청소년대표팀과 뮌헨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수비가담의 적극성이 달라졌고, 오프더볼 상황에서 움직임의 폭과 양도 늘려갔습니다.

그로 인해 온더볼에서 기복이 나타나는 등 체력적인 과도기도 있었지만

현재는 너무 많이 뛰어서 탈이라는 피드백을 받을 만큼 지속적으로 자신의 한계를 깨트리며 올라오고 있습니다.

 

반면 백승호의 경우,

바르셀로나 유스시절부터 많이 뛰는 축구보다 본인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볼을 점유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했는데

지로나 2군(페랄라다) 시절에도 그 스타일을 고수하려고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시기를 조금 놓친 감이 있었습니다.

분데스에 진출하면서 그 부분 때문에 첫 시즌 감독의 애정에도 불구하고 출장시간이 좀 들쭉날쭉한 편이었고,

올림픽대표팀에서도 김학범 감독에게 더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올시즌 프리시즌부터 백승호는 본격적으로 그 틀을 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고 어느때보다 폭넓게 적극적으로 뛰며 체력의 한계치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강인은 최근 팬들의 반응에서도 알 수 있지만

수비상황에서는 상당히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전방압박을 해야할 때 힘들다고 해서 그 상황을 회피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강인 역시도 계속해서 자신의 체력적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고,

이런 모습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다른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체력적인 발전을 기할 수 있을 걸로 예상이 됩니다.

 

당분간은 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은 현재 이강인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자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한 과도기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최소 2년 정도는 어떻게 발전하는지 지켜보는 거 자체로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한 건 이강인이

기술적인 면에서는 물론 축구지능적인 면에서도 그간의 특별했던 한국 유망주들과도 다른 결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우선 살얼음판 같은 현재 상황 위에서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주전입지를 확보해야 하는 것 자체가 선결 과제지만

그거랑 별개로 한동안 이강인의 상황이 좀 어렵게 풀릴 수 있다하더라도

아마 체력이 어느정도 한계치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이강인이 현재 보여주지 않고 절제하는 능력들, 아직 보여줄 수 없는 잠재성들을 필드 위에서 풀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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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ROMOW 2020/11/12 08:09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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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이 2020/11/12 09:18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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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새드 2020/11/12 09:33

    아니 이런 좋은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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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대상a 2020/11/12 09:54

    와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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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천] 2020/11/12 10:04

    이게 정답인지 제가 확인할 능력은 안되지만 일단 너무 정성스러운 글에 추천 하나 그리고 가독성 좋게 썼다는 점에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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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스터산 2020/11/12 10:14

    동감하는 글, 냉정하게 현재 이강인은 찬란한 장점에 반해 단점도 너무 명확한 선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현대축구에 녹아들 수 있는 방향으로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고 있는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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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드실릭 2020/11/12 10:55

    아니 이런 좋은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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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rnish 2020/11/12 12:37

    나이 쫌 더 먹고 체력이 쪼금 좋아지니
    스피드도 쫌 향상된 느낌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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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pisode 2020/11/12 12:42

    올해들어서 피지컬이 확 좋아졌다는 사진도 엄청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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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창한날이 2020/11/12 12:58

    잘읽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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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령일신 2020/11/12 13:37

    저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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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코보코 2020/11/12 14:40

    논문을 써놓으셨네 ㄷ ㄷ
    시간 날 때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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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산군신기 2020/11/12 15:37

    주력이 딸리는 것 같습니다. 한 경기를 풀로 소화 할 지구력적인 주력과 공을 잡고 순간 제끼고 올라가는 속도적 주력을 좀 더 보강하면 좋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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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itarplayer 2020/11/12 16:34

    불펜에서 이 정도의 썰을 푼 축구 등의 글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추천할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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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톨로지 2020/11/12 18:10

    일단 스크롤 내리면서 양에 감탄하고 선댓글 추천 후 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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