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중국에서 살면서 작년에 출판한 장편 역사소설 '네 지붕 한 가족'의 작가입니다..
작년 이맘때 작가된 기념으로 가족같은 보배 회원님들께 나눔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제가 중국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직접 가본 해란강, 일송정, 봉오동, 청산리, 하얼빈 역, 여순 감옥등 우리 민족의 항일 운동 현장을 직접 보고 거기에다가 아는 지인 분의 실화를 바탕으로 1부,2부 대하소설을 썼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누군가가 기록해야 할 사명감이 제일 컸고 중국에서도 출판하여 우리 민족이 어떻게 어려운 시기를 이겨 냈는지 많은 중국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이유도 있었습니다.
제 책의 내용을 듣고 중국인 친구의 소개로 출판업을 하시는 중국 사장님을 알게 되었고 중국어로 시놉시스 제작해서 보냈더니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중국의 관행이 외국어 서적의 경우 작가가 번역본까지를 제공하고 출판, 유통, 광고에 관련된 비용은 업체에서 낸다네요. (사실 이때쯤 한국의 웹툰 기획사로부터도 연락이 되었지만 글로벌 컨텐츠 계약을 중국 출먼저체가 먼저 꺼내서 아쉽지만 더이상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급하게 번역을 담당할 조선족 교수님을 수배하여 번역 계약금으로 상당 액수를 먼저 지불했고 출판 업체와는 세부 조건에 대해서 상담 중이었는데.. 지난 달에 터진 BTS의 6.25 발언 때문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네요. 제 소설 흐름상 6.25가 큰 흐름이고 가족들 사이에 큰 변화가 생기는 기점이 되는데 그 내용을 삭제 해달랍니다.
그이유는 6.25는 분명히 미국의 북침으로 발생한 내전을 중국이 도와준 건데 제 책에는 당연히 전쟁에 미친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 빽 믿고 미국이 애치슨 라인에서 한국 배제한 배경에서 우리를 남침한 역사적 사실을 적었고 북한 정권이 탄생한 내막도 자세하게 썼습니다..
그랬더니 저한테 6.25 관련 내용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어렵다네요..ㅠㅠ
세상에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한반도와 만주의 우리 민족 역사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증도 하고 옛 만주 지역 노인들을 상대로 인터뷰까지 해가면서 최선을 다해서 집필 했는데 역사 왜곡이라서 출판이 안된다네요!
정말 속이 상해서 끊으려던 담배 또 피워 가면서 주말 내내 고민 했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최선을 다해가면서 쓴 책이지만 양심을 속여 가면서까지 명예를 얻기는 싫었습니다.
아침에 결심을 하고 조선족 교수님께 사정 얘기하니까 받은 번역 계약금 일부라도 돌려 주겠다고 하시는데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분도 선의의 피해자이신데 마음이라도 고맙더군요.
다음 작품으로 제가 중국에서 20년간 직장 생활 하면서 봐왔던 왜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실패 했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쓰려고 한 주제도 계속 해야할지 회의감만 듭니다.
책을 쓰고 싶다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역사를 알아 줬으면 하는 그냥 하고 싶었던 인생의 버킷리스트 하나씩 지워 나가려고 했던건데 정말 쉽지가 않네요..ㅠㅠ
어느 나라 건 좋든 나쁘든 숨기고 싶은 일이 있어도 반드시 사실을 기록해야 후손들이 제대로 알고 클 수 있습니다.
그래야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겁니다.
아마 이번 일로 인한 후유증이 오래 가겠지만 저는 그래도 우리 BTS가 자랑스럽고 절대로 원망하지 않습니다.
지금 출장 중인데 북경 올라가면 업체 사장 만나서 못 하겠다고 말 하려고요.
그 양반이야 당연히 출판해 봐야 팔지도 못하고 검열에서 짤릴 작품에 투자 안하겠다니 뭐 할 수 없네요..
중국도 오프라인 출판 시장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데 최대한 이해해 주려고 합니다.
힘차게 외쳐 보면서 새로운 한 주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만세! 우리 조국은 우리가 피땀 흐려서 지켜낸 소중한 대한민국이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이룬 자랑스로운 국민이다!"
다들 힘찬 하루 보내시고 댓글로 힘 좀 팍팍 실어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