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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역사학자의 스카이림 건국신화 읽기.sky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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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림을 건국한 전설적인 아트모라의 왕이자 컴패니언즈의 시조인 이스그라모어는 여러모로 신화적인 인물이다.

 

얼마나 신화적인 인물이냐면, 이 인간이 살던 시대를 국내팬덤에선 그냥 뭉뚱그려서 '신화시대'라고 부를정도고, 실제로도 이 시기에 작성된 역사서는 단 한권도 없다. 역사책이 아닌 비문, 행정기록, 편지 등을 죄다 합쳐도 1차사료도 도합해서 대략 30~40개 수준에 불과할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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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웃긴것은 이스그라모어의 업적들 중에 일정부분이 사실은 다른 많은 프로토-노드 영웅들의 업적들을 뭉뚱그려서 윤색시켰다는 정황이 암시된다는 것이다. 

 

게임 내에 제시된 다른 사료들이나 고고학적 증거들을 취합해보면, 실제 이스그라모어의 업적으로 언급되는 것들을 정면으로 상충되는 것이 꽤 있기 때문인데, 오늘 이 글에서는 상충되는 사실들을 지적하고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을 추측해보도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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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그가 스카이림 전역을 통치했다는 말은 후대의 윤색이다.

 

후대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되는 이스그라모어의 신격화를 묘사하는 텍스트인 Ysmir the Forefather라는 책(엘더 온라인의 컷컨텐츠이다.)의 4권은 "1000년 동안 스카이림을 통치했다."라고까지 되어있는데, 상식적으로 봐도 말이 안되는 말이다.

 

엘더스크롤은 판타지 세계관이지만, 인간의 영생이나 장수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영생을 얻으려면 특출난 마법적 재능이 필요하고, 자연적으로 수명이 긴 엘프들도 인위적인 개입이 없다면 겨우 200살이면 노인 취급이고, 300살까지는 수준 현실로치면 90세, 100세 이상의 노인이다. 전혀 흔하지 않은 케이스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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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누가 뭐래도 신화시대의 스카이림은 알두인과 드래곤들이 통치하였다. 이건 수많은 증언들과 사방팔방에서 나오는 드래곤 프리스트 가면, 드래곤 언어로 작성된 행정기록문서와 비문들, 거대한 고대 노르드 축조물들로 뒷받침되는 사실이다.

 

즉 스카이림의 건국시조였던 것은 맞지만, 귀환의 노래에서 컴패니언즈가 이스그라모어의 제지없이 자발적으로 해산하는 과정(귀환의 노래 참고)이나 신화시대에 스카이림의 최상위 정부의 역할을 했던 드래곤교단의 존재를 두고볼때, 역사시대의 하이킹 만큼의 위상을 가졌던건 아니였다는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듯 모든 증거를 끌어모아도 "스카이림 전체를 통치하는 이스그라모어 왕조"라는 개념은 최소한 수백년 뒤인 1시대부터 시작된다. UESP 같이 수십년된 위키에도 이스그라모어 다음에 바로 1시대 113년 하랄드 왕의 제위기로 넘어간다.


잘 쳐줘야 아마 이스그라모어는 아트모라의 자기영지와 윈드헬름 일대의 영주 정도에 불과했을거고, 그 위에 아마 드래곤 프리스트와 드래곤들이 이스그라모어를 통치했다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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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이스그라모어의 재위기에 스노우엘프들이 바로 전멸 당했다는 설명 역시 후대의 과장일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 아니라 "이스그라모어의 주도로 인간이 처음 탐리엘로 이주했다."라는 말도 명백한 과장이다.

 

드웨머 도시였다가 노르드들이 살게된 도시인 마르카스의 최상층부에는 "눈의 목소리를 가진 모라 왕 "들" 로 부터 스노우엘프들을 드웨머들이 보호할것임을 선언"하는 비석이 있는데, 이 언급에 따르면 아마 스노우 엘프들은 한명의 '아트모라 왕'과 싸운게 아니였을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아트모라는 스카이림 같은 일개 지방이 아니라 엄연한 대륙이다. 왕이 여러명인건 당연한 일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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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시대 말엽에 써진 Frontier, Conquest라는 역사서에 따르면, 일명 '최초의 인간도시'인 싸아쌀이 건립되기 수백년 전부터 탐리엘 곳곳에는 네데(탐리엘의 인간종 중에 하나. 그 기원은 아트모라에서 노르드들 보다 '먼저' 탐리엘로 이주한 인류로 추정된다.)의 거주흔적이 발견되었으며, 또한 이스그라모어의 이주가 벌어지기 전부터 아트모라의 격렬한 내전이 탐리엘로의 이주를 촉진시켰다는 증거가 있다 주장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드래곤교단이 1시대 100년대에 마침내 전멸당하기 직전에 남긴 편지에 따르면, 역사시대가 시작된지 100년이나 지난 시점에도 스노우엘프들이 리프튼 지역에서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있다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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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에 따라서 역사적 사실을 추측해보면, 이스그라모어는 애초에 스카이림이나 탐리엘에 이주했던 '아트모라 왕' 여러명 중에 가장 유명했던 사람에 불과했거나,


아니면 무어스링 고개 전투 이후에 스노우 엘프 세력이 완전히 일소된게 아니라 이스그라모어의 후임자라고 할만한 여러 '아트모라 왕'들과 지속적으로 세력다툼을 벌이면서 점진적으로 몰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전자의 경우에는 고고학적으로 '아트모라인의 탐리엘 이주'가 이스그라모어 이전 부터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던 현상이라는게 입증되었으니(Frontier, Conquest 참고), 스카이림에도 이스그라모어 이외의 다른 '아트모라 왕'이 있었을수도 있고,


후자의 경우에는 겔레보어가 '우리는 노르드들과 지속적으로 전쟁상태에 있었다'라고 증언하는 것으로 볼때 이스그라모어가 스노우 엘프 세력을 완전히 일소한게 아니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듯하다. 다르게 말하면 두가지 모두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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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스그라모어가 엘프언어를 빌려와서 최초의 노르드 문자를 창제했다는 언급이 있는데(Before the Ages of Man 참고), 정작 시간이 지나 드래곤 전쟁기에 작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화이트런 행정기록 문서는 용언으로 작성되있다. 이스그라모어가 '최초의 문자'를 창제했음에도 드래곤들의 문자가 일상행정언어로 사용되어 내려왔다는 것은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특히 현실역사에서 고대의 문자가 통치계급의 전유물이며, 순수하게 통치활동에 필요한 행정문서나 종교문서 작성에만 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굳이 용언을 대체할 문자를 창제할 이유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기도하다.


현대 스카이림의 문해율 역시 처참한 수준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어느정도냐면, 제대로된 스카이림 문화서나 역사서는 죄다 외국인들이 쓴 것이다. 노르드 토착민이 쓴 책중에는 베데스다가 의도적으로 책의 저자가 문맹이라는 것을 어필하는 책이 있을정도.), 

 

이스그라모어의 생애 동안에 아예 노르드 문자가 없었거나 아예 다른 사람의 업적을 같다 붙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댓글
  • 겨울의번견들 2020/10/19 11:17

    배경설정만큼은 진짜 맛깔나는겜

  • 겨울의번견들 2020/10/19 11:17

    배경설정만큼은 진짜 맛깔나는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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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바보입니다 2020/10/19 11:19

    스노우엘프는 이제 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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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5666792631 2020/10/19 11:21

    저 모든 가설의 가장 큰 증거는
    바로 이스그라모어의 도끼가 황제 배에 꽂힌 듣보 한손검보다 성능이 딸린다는 점이다. 진짜 킹왕짱 영웅이면 그만큼 도끼도 킹왕짱이었을텐데 윈드시어보다 딸리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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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시의상실 2020/10/19 11:24

    근데 무기 우쓰라드에 엘프 상대로 추가 데미지 붙어 있는거 보면
    스노우엘프들 뚜껑따고 다닌건 맞는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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