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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에서 유기견과 위험한 조우(조언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횐님들.

 

제목 그대로 어제 강변북로에서 만난 유기견 관련 조언을 구합니다.

 

어제 저녁 10시 경 퇴근길, 동부간선도로 노원에서 송파 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성동교를 지나서 강변북로 영동대교 방면으로 진입하는 커브 구간이 있습니다.

 

꽤 급하게 꺾이는 구간으로 평소 유의하면서 운전하고 어제도 평소와 다름없이 속도를 줄이고 있었습니다.

 

커브를 꺾고 진입하는 순간에 바로 앞에 강아지 2마리가 차도 정중앙 걸어 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순간 아 치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본능적으로 쌍욕과 함께 차를 급하게 틀어서 사고는 간신히 면했습니다.

 

다행히 뒤에도 2차선에도 차는 없었구요,,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자 우선 조금 안전한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한 1분 정도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려고 하는데, 강아지 2마리가 괜히 신경이 쓰이네요.

 

치이지 않을가, 강아지 피하다가 차량끼리 사고나지 않을가,,하면서 차 안에서 백미러를 보면서 강아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약 5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무슨 오지랖이 발동했는지 차에서 내려서

 

그 커브길러 걸어갔습니다. 야밤에 차는 100km로 달리고 갓길은 좁고 차량은 하이빔과 클락션을 간간히 울리고

 

사실 완전 무서웠습니다;; 한 100~200m 걸어가니 갓길에 검은 물체가 보였습니다.

 

움직이지 않길래 아 치여서 죽었구나 혐오 장면을 눈으로 확인해야하나,,하는 찰나에 꿈틀꿈틀 거리길래

 

치여서 빈사상태면 더 곤란한데..하면서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다행히 피는 흘리지 않고있고

 

둘다 지쳤는지 갓길에 엎드려 있더군요,,,

 

음..일단 오긴 왔는데 막상 어떻게 할수 있는게 없네;; 하면서

 

일단 "거기 위험하니 이쪽으로 와~!"라고 소리 지르면서 손짓을 했는데 당근 알아들을리 없고

 

제가 천천히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한 3m? 정도 까지 가니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짖기 시작하네요ㅠ 제가 얼마전에(보배에도 올렸는데) 한강에서 지나가다가 애완견한테 물려서

 

병원 간적이 있어서,,,작은 트라우마와 대형 견이 짖으니 솔직히 쫄았습니다ㅠ 옆에 차도 쌩쌩달리고

 

그래서 "삼촌(최근 조카 태어남) 무서운 사람 아니야~~! 일루와~" 소리 지르면서 다가 갔는데

 

몇번 짖더니 도망가기 시작하네요;; 그냥 갓길로 도망가는게 아니라 찻길로 갔다가 차선 반대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차량들은 클락션 계속 울리면서  치일 것 같으면서 차량 끼리 사고라도 나면 어떻하지

 

하면서 완전 흥분과 패닉 상태였습니다.

 

 

저 멀리 오는 차량한테 손짓으로 앞에 강아지 있다는 제스처 취하고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휴

(엄청 급박한 상황이었는데 잘 묘사가 안되네요,,,)

 

다행히 사고도 나지 않았고 강아지는 다시 갓길로 돌아와 제가 앉아서 천천히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앉아서 조금씩 다가가니 조금은 경계가 풀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머리 쓰다듬고 목 만져주고 하니, 얌전해지고 제가 안전한 갓길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유도했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도 찻길로 나가서 아찔한 상황이 몇번 있었구요,

 

 

그러면서 우선 제 차량과 갓길 사이로 유도한 후 과자와 물을 주면서 잠시나마 정착을 시켰습니다.

 

자세히 보니 잘생겼네요ㅋㅋ 근데 모랄가 부잣집 도련님이 계모한테 쫒겨나서 처량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휴,,저도 잠시 숨을 돌리고,,자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여기에 그대로 놔두는 것은 너무 위험할 것 같고 과자랑 물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차마,,, 일단 경찰에 전화했습니다.

 

 

 

예상대로 구청에 가야하나 지금은 늦었다(11시 경), 24시 동물 병원에서는 호텔 서비스는 제공불가(09~18시만 접수 가능),

 

동물구조협회(?) 전화 안받음, 기타 다산콜센터 외 비슷한 기관에 전화를 했는데 모두 안타깝지만 당장은 방법이 없다캅니다

 

그렇다고 저희집은 2돌도 안된 조카가 있는 아파트이고, 강아지들에게 미안하지만 어떤 병이 있는지도 모르고,,,

 

고민고민하다가 근처에 사는 강아지 좋아하는 형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일단 강변북로에 놔두고 오는 것은 위험하니

 

차에 태워서 오라고 하네요.

 

그러는 사이에 강아지들은 취침모드ㅋㅋ

 

몸을 이르켜 억지로 잡아댕겨도 일어날 생각을 ,,,(얼마나 힘들었는고)

 

물을 확 뿌리면서 "일어나~!"라고 소리 지르니 확 깨네요ㅋㅋ

 

그래도 차에는 타지 않고,,억지로 잡아댕기면서 태울려고 하니 짖으면서 공격자세로 바뀌고,,아주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흰둥이는 다시 취침모드.....

 

 

 

제가 전화하는 사이에 검둥이도 다시 취침모드......

 

시간은 12시가 다 되고, 내일 출근 생각하면 바로 집에 가고 싶은데 흰둥이가 자면서 몸을 벌벌 떨면서 자꾸 안보이는 곳으로

 

(특히 얼굴을) 숨네요.

 

예전에 강아지가 죽기전에 안보이는 곳에서 숨어서 죽는다고 본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그래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자고 있는 검둥이를 용기 내어 번쩍 들고 차에 집어 던지듯이 태웠습니다.

 

처음에는 난리를 치더니 마리 만져주고 목 만져주니 금방 얌전해지네요...ㅋ 그리고 히터를 1시간 전부터

 

맥스로 틀어놔서 다행히 따뜻했습니다.

흰둥이는 검둥이가 들어가는 것을 보더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다가 알아서 들어오네요ㅋㅋ

어차피 들어올것이면 얌전히 들어오지,,,

 

 

그리고 바로 취침 모드,,,,,

 

차안에서는 어찌나 얌전한지...

 

 

형님 집앞에 도착하여 이런저런 얘기하고 있는데

 

잠깐 검둥이가 깼다가 큰 하품을 하고 다시 자네요ㅋㅋ

 

 

형님과 어디로 보낼가 고민하고 여기저기 알아봐도 답이 없자, 형님께서 형수님께 전화....12시 넘어서 대형 유기견

 

2마리를 집으로 들여보낼리가 없지...하면서도 내심 기대했는데 역시나 안됨ㅋㅋ

 

그래서 또 고민하고 있는데 형님이 강아지들이 엄청 순하고 불쌍하게 보였는지 형수님께 2차 시도ㅋㅋ

 

한 3분 통화하고 모르겠다 일단 데리고 올라가자 라고 쿨하게 강아지들 내리고 형님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차안이 좋은지 내려놔도 자꾸 올라타네요ㅋ

 

얼마나 겁이 많은지 내려서는 강아자기 저한테 딱 달라붙어서 안떨어지네요ㅠㅜ

형님 집에서 문 열고 강아지를 우선 집에 들여보내니 안에서 형수님이 "절대 안되!!! 당장 데리고 나가!!!" 라고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에 형님이 내가 알아서 할테니 넌 빨리 집으로 가라는 눈빛을 보내서,,,,

 

전 죄송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뒤로 한채 얼릉 도망왔습니다...형님, 형수님 진짜 고마워요...

 

제가 다음에 크게 한번 쏘겠슴다.

 

집에 와서는 인터넷으로 유기견 사이트 알아보고 했는데 최근에 이 종으로(잉글리쉬 코카스파니엘?)로 실종신고

 

올라 온 것은 없네요.. 저도 한 3시간 같이 있어서 정이 들었는지 키우고 싶지만 어찌 방법이 없네요ㅠ

 

걱정되어서 잠도 제대로 못잤습니다.  혹시,,,보배 횐님들 중에서 잘 키워주실 분 있으면 드리고 싶네요,

 

일단 오늘까지는 형님 집에 부탁드리고 내일 동물보호협회 등에 연락해보고자 합니다.

 

혹시 조언이나 의견 있으시면 알려주세요(혹시 전 주인을 찾을 방법은 없겠죠???)

 

아 이 글 쓰는 와중에 형님한테 연락왓습니다.

 

강아지들은 지금 형님 집에서 씻고 잘먹고 잘자고 있답니다ㅋㅋ

 

뽀송뽀송

 

 

 

댓글
  • dd0715 2017/04/04 16:29

    저는 성수동에 사무실이 있어.. 그쪽으로 잘 다닙니다.
    사진상으로 정확하지는 않으나, 저도 몇번 본적 있는것 같습니다.
    항상 2마리 같이 다닙니다.
    성수동 경일초등학교 정문쪽 옆에 타이어가게 있고
    옆쪽으로 선반? 밀링? 암튼 무슨 공업사앞에서
    노는걸 봤습니다. 그쪽 근처 주인이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저도 한 2~3번 보았습니다.
    암튼 좋은일 하셨네요~

  • abum0605 2017/04/04 17:35

    쉽지않은 일인데...정말 좋은일 하셨어요. 엄지 척~!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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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랏차차수영부 2017/04/04 17:37

    아주~~칭찬해!!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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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썬파워물개 2017/04/04 17:38

    참 좋은분이시네요 복받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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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디아 2017/04/04 17:41

    따뜻한 분이시네요.. 복받으실겁니다..^^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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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잉영 2017/04/04 17:45

    정말 쉽지않은일일텐데~~ 수고를 마다하지않고 데려가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딸이 일요일마다 유기견보호센타에 봉사를 가는데~~강아지보니 맘이 아프네요.
    임시보호해주시는 형님도 감사하고~~ 꼭 주인이 나타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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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modeus 2017/04/04 17:54

    너무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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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다랑김 2017/04/04 17:57

    추천합니다 정말 하기 힘든 일을 하셨네요 ^^ 추천 밖에 못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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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존엄 2017/04/04 17:58

    저기 마음대로 키우고 그럴수 없습니다. 일단 유기견 보호소에 보내야 합니다. 거기에 등록을 해서 주인이 찾아올 시간을 주고 그 이후에 입양을 하게 됩니다. 그냥 데려다 키우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안락사 시키지 않는 유기견 보호소를 알아 보시고 거기에 일단 맡겨놓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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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바이 2017/04/04 18:04

    야 정말 최고네요,,, 두생명을 살리셨네요 늦은 시간에 고생많으셨어요.
    강아지들 눈빛이 좋은 분을 알아 보는것 같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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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추녀왕조현 2017/04/04 18:06

    닥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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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이조아 2017/04/04 18:06

    착한아저씨~ 복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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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회없다 2017/04/04 18:09

    어휴 저도 견키우는 입장인데 저라면 저리햇을까 싶네요..
    고생하셨고 복받을실꺼예요.
    제가 다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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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녀잡아째뿐다 2017/04/04 18:11

    캬 방송한편 보는듯했네요 백번 천번 잘하셨습니다^^ 두배세배 좋은일오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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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구리서방 2017/04/04 18:15

    제가 다 감사하네요. 복받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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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l 2017/04/04 18:16

    좋은일 하셨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유기견보호센터로 안가는게 좋을것 같습니다..가면 주인을 찾거나 새주인에게 입양확률이 너무 낮아서.. 전주인이 풀어놓고 키운다는게 맞는 사실이라면 그 주인에게도 안갔으면 좋겠네요...임시보호 잠시 하면서 새로운 주인찾아주는것도 방법입니다. 번거롭겠지만 네이버카페 강사모 가시면 좋은분들 많습니다. 유기견 임시보호후 입양보내는거 생각보다 오래걸리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좋은 새주인분을 찾기가 힘들뿐 ㅜㅜ... 저도 유기견 맡아
    이틀 보호하다가 서울에서 경남 창원까지 직접 데려다줬네요..워낙 강아지를좋아해서 ㅋㅋㅋ 불쌍하더라구요 ㅜㅜ 제의견 일뿐입니다... 좋은일하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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