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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54일째

육아게시판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행복한 가정을 갖고 계신분들 일거라 생각합니다.

세상 가장 밑바닥에 있는 한 남자가 
한마디 올리겠습니다.

지금의 배우자와 눈을 마주치고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꼭!! 자주 말해주세요

뭘 세삼스럽게..
이런 생각 하지마시고
표현하세요.

서로에게 사랑 받음을 느끼며 행복하세요.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지 54일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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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
약을 먹었음에도 
새벽 3시즈음 잠에서 깨어 버렸다.

억지로 다시 잠들고 싶어도 잠이 오질 않는다.
불안감, 패배감, 억울함이 마음에 가득하다.

오유님들이 주의주신 수면제 안먹어보려고 약통 하나에 따로 모아놓았는데
한알 털어먹고 다시 잠들수 있었던것 같다.

아침에 아이의 목소리에 힘들게 눈을떠보니 
딸아이가 잠든 아빠 옆에서 놀고 혼자 뒹굴거리며 놀고 있다.
이윽고 내손을 잡아들어 물통에 올려놓고 말한다.

'아빠 아침이야 일어나, 나 물줘'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화들짝 놀라 아이를 챙긴다.

이런일이 있을까 두려워 추가 수면제만큼은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거늘
내 실수였다.

서둘러 아이를 어린이 집에 등원 시켰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할일도 없었다.
그냥 침대에 누워 아이가 돌아올 시간을 기다렸다.



4시쯤되어 참지 못하고 아이를 일찍 찾는다.
요즘 내딸은 tv에 장난감 광고만 보면 사달라고 성화다.
큰맘먹고 마트로 향해
아이가 가장좋아하는 옥토넛 장난감을 사준다.

집에온 아이는 너무나도 온집안을 뛰어다니며 기뻐한다.
작은 선물에도 기뻐해주는 아이에게 감사한다.


허나 아이의 기쁨이 너무 격했나보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아랫집 할머니께서 손녀를 데리고 올라오셨다.

하도 위에서 다다닥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 올라오셨다하시기에
진심을 다해서 사죄 드렸다.
이내 괜잖다는 할머님께 요쿠르트와 사과를 대접했다.

내딸은 할머니와 같이 올라온 5살 언니와 새로사온 장난감을 
가지고 놀이에 빠졌다.

할머니도 혼자 손녀돌보기 심심하셨는지
할머님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으신다.
아들 부부가 싸운 이야기, 며느리가 흉보기, 등등등
한참을 이야기 들어드리다보니 벌써 시간이 밤 9시가 넘었다.

문득 애엄마는 왜 안오냐는 할머니의 질문에
아내는 회식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아내가 없다는 부끄러움에 익숙하지 않다.

할머니가 내려가시고 지쳤는지 아이는 목욕도 안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가 잠들고 가방을 꺼내
여행 짐을 싸본다.
아이는 아직 아빠와 단둘이 여행을 가본적이 없다.
이번에 멀리 떠나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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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보라나비 2017/04/04 01:34

    그렇게 하나 하나 아이와 함께하다보면 점차 나아질거예요.
    첫 글 볼때 조마조마했는데 이젠 여유마저 느껴지는것같아요.
    눈 마주치며 사랑한다 말하는건 부부, 연인사이뿐아니라 부모 자식간에도 꼭 필요하겠죠?
    이쁜 따님이랑 씩씩하게 재밌게 행복하게 다녀오세요^^

    (4oPhMR)

  • 참잘했쪄 2017/04/04 01:39

    오늘의 심쿵 포인트는 아랫집언니와의 조우인가요? 으으 여기 눕겠습니다>< 늘 행복하세요❤

    (4oPhMR)

  • 버터맛김치 2017/04/04 01:41

    힘내세요~~!!  힘내세요~~~!!!

    (4oPhMR)

  • december1209 2017/04/04 01:42

    저 이쁘고 사랑스런 아이를 어찌두고 갔을까요...남이 봐도 사랑스럽고 예쁜 아가에요. 아빠가 아이 옆에서 힘내시는것 정말 귀하고 감사하네요.
    지금도 그러하시겠지만 끝까지 힘내서 저 이쁜아이 손 놓지말고 커가는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봐 주세요.
    두 부녀를 응원합니다 ~

    (4oPhMR)

  • khj2167 2017/04/04 01:48

    항상응원할게요! 힘내세요

    (4oPhMR)

  • 슈크군 2017/04/04 01:57

    선생님 응원합니다. 근데 음 아랫글들도 보니 어째 전체적으로 아기 식단에 야채가 부족한거 같습니다... 오지랖 죄송합니다...

    (4oPhMR)

  • chatterbox 2017/04/04 02:00

    여행갔다 올 때 메로나!!

    (4oPhMR)

  • AFBong 2017/04/04 02:07

    진짜 힘드시겠네요. 아이랑 8시간 있어도 지치던데..
    힘내세요

    (4oPhMR)

  • 홍솔아 2017/04/04 02:12

    쓰신글 매번 봤는데 처음 댓글달아보네요
    아빠랑 단둘이 여행이라니!!!
    봄이고 벚꽃도보고 예쁜거 많이보고 좋은추억 많이 생기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진도 많이 많이 찍으세요!!
    나중에는 글쓴님 닉네임이 슬픈다람쥐가아닌
    즐거운다람쥐! 행복한다람쥐!
    바뀌시길 바래봅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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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달초코 2017/04/04 02:25

    세상에서 제일 멋진 최고의 아빠시네요
    더 이상 잘할수 없을거라 생각해요
    ^---^

    (4oPhMR)

  • 유민- 2017/04/04 03:00

    아이의 엄마가 너무밉네요
    저리도 이쁜아이에게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가게 만들다니...
    쫓겨나고 감옥에간 대통령만큼이나 밉습니다
    애엄마도그렇게 감옥에 보내서 자신도 아픔을느껴보고 죄에따른 벌을 받게 하였으면 좋겠다 싶네요
    하지만 좀더냉정해 지시길 바랍니다
    애를 위해서라도본인의 몸과 마음을 잘 추스리십시오
    그리고 애를 위해서라도 절대 재산관리 잘하십시오
    한푼도 주지마시고, 증거가 있다고 하시니 상대방 남자에게 이혼원인제공에 대한 위자료 청구도 꼭 하십시오
    만약 나중에 아이에대한 면접권이나 양육권, 이혼사유등에 대한 허위진술등을 요구할때는 여기올리신 육아일기글들을 판사님께 제출하시면  도움이 되실겁니다
    님의글들을 읽다가 눈물이나고 넘안타까워서 한참을 멍하게 있다가 술한잔 먹고 꼬리글 올려봅니다
    이쁜 아이가 상처받지 않고 건강하고 마음도 이쁘게 자랄수있게 마음모아 기도드립니다
    힘내시고
    님도 부디 행복하십시오
    육십살 쪽이 더 가까운 아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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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색머리앤 2017/04/04 03:08

    아부지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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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_별 2017/04/04 03:26

    여행 잘 다녀오세요!
    아빠와 함께한 모든 시간들이 아이에게 최고의 추억으로 남길 바라며..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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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성애자 2017/04/04 04:16

    지난 글을 보니 장염이 지나간 것 같아서 무엇보다 다행입니다.
    아마 훗날 아이는 아버지와의 시간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게 기억할겁니다.
    야채반찬들이 부족하다 하셨는데 인터넷에 반찬가게들 많습니다.
    가끔 그런 도움도 받아보심이 어떤가요?
    꽃도 피기 시작하니 좋은 추억들 만드시고...
    또 평안하세요.
    아무쪼록 평안함이 터를 잡고 또 잠시만 아프시고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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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로운나라 2017/04/04 04:26

    아가야 아빠랑 같이 오래도록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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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백수 2017/04/04 04:36

    아이랑 여행 정말 좋은것같아요! 시간이지나서 같이 추억하며 대화하는것도 좋더라구요..사이좋은 가족이구나 싶어서 부러워질정도로요! 아이에게 이쁜옷도입혀서 사진도 많이찍으시구요! 행복하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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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봉구민 2017/04/04 05:10

    아.... 이런 슈퍼다람쥐님ㅎㅎ 슬픈다람쥐하지마세요^^ㅎㅎ
    늘...조용히 구경만 했는데....응원댓글 남길래요^^따님 하구 봄꽃구경 잘 다녀오시구. . .슈퍼다람쥐님도 좋은 공기 좋은거 많이 보구오세요... 마음의병...금방 나으실꺼예요^^운전 조심히 하시구
    이곳의 많은 삼촌들과 이모들이 슈퍼다람쥐님과 따님 늘 응원한다는거 잊지마시구요!!^^
    글구 똥싸구 운전하세요 차안에서 방구 끼지마시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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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웬리중장 2017/04/04 05:53

    아이 반찬은 단무지 보다는 백김치나 시금치 같은 것으로 바꿔보세요. 인터넷 찾아보시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힘내세요 작성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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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데기릴 2017/04/04 06:32

    힘내요.
    3교대하고 와서 죙일 애보다
    일가고 애보고 일하고 애보고
    다 그렇게 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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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길슨본 2017/04/04 07:06

    저도 4살 여자 아이 아빠에요. 많이 공감가네요 힘내세요 ^^
    저도 요즘에 옥토넛 빠져있는데 아이보다 제가 더 재미있어 하네요 ㅎㅎ
    바다탐험대 옥토넛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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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밍뽁꼬맘 2017/04/04 07:05

    이런 아빠딸이 될수있는게 얼마나 큰행복인지
    쪼꼬미 공주님도 커가면서 더더욱 알게될거예요!!
    공주님 아빠 짱짱 멋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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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해야겠다 2017/04/04 07:08

    저 식단말인데요...아이가 안먹으면 소용이 없어요ㅠㅠ저희애가 그렇거든요ㅠ...입에도 안댈라 그러고 어찌어찌 넣으면 인상팍 찡그리면서 뱉고 저도 애 먹고싶은걸로만 줘요 입이 예민한것 같아서 작성자님이 따님을 제일 잘 아시니 그에 맞게 해주시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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