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것과 타고난 재능이 다르면 망하는 능력자물.jpg

헌터x헌터에서 등장하는 초능력인 넨은

순수하게 인위적이며 개인에게서 기반되는 능력이다.

그렇기에 개인적인 편견과 믿음에 의해 능력의 효율이 널뛰기 뛰듯이 변화하며

자신이 어떤 성격이고 어떤 것을 좋아하며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즉 넨이 그 능력자 자신을 간접적으로 대변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넨에도 개인마다 타고난 계통이 있는데 저 육성도를 기본으로 한다.

만약 당신이 강화계라면 강화계 능력을 개발하는것이 가장 강력하고 효율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론 강화계 양옆에 있는 변화계와 방출계를 익히는게 강화계 다음으로 효율이 좋고

자신의 계통에서 점점 멀어질 수록 효율이 떨어지고 익히기도 힘들어진다.

만약에 당신이 속한 계통이 당신이 원하고 만들고 싶은 능력과 다르다면 상당히 고생하게 된다고 언급이 된다.

우리의 인생과 같다. 하고 싶은것과 재능은 다른 곳에 있는 것만큼 괴로운 것도 없을 것이다.

그림을 전공으로 하고 싶은데 당신이 피아노를 잘친다고 피아노가 눈에 들어올까?

물론 잘하는거를 자연스레 좋아하게 되는 사람도 많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

그런 부류의 인간이 작중에서 하나 등장한다.

천공격투장에서 등장하는 '기드'는 강화계 능력자다.

즉 무언가를 강화하는 데 특화된 체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양반은 팽이를 좋아한다.

난 팽이를 좋아한다, 난 팽이를 사랑한다, 난 어렸을 때부터 탑블레이드 이불을 끼고 잤다,

나는 팽이와 결혼하고 싶다라고 작중에서 대놓고 언급되는건 아니지만

다리 병;신이 되었는데도 정상적인 의족이 아니라 팽이의족을 만든 새끼가 팽이도착증이 없다고 말한는 것은 언어도단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가 만든 능력도 팽이와 관련되어있다.

하지만 그의 메이저 능력인 '전투원무곡'은 강화계에 집중된 능력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복합적인 능력이지만, 능력의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일단 강화계로 팽이에 넨을 담아 위력을 강화하기에 강화계의 기본을 가지고는 있다.

거기에 팽이에 담긴 넨이 몸에서 떨어져 있으니 방출계도 포함한다.

여기서 조작계가 문제가 되는데, 그는 팽이에 간단한 조작을 가해서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하지만 조작의 수준이 너무나도 단순한데 팽이에 내릴 수 있는 명령의 수준이

'상대방을 밀어내라.'로 매우 단순하다.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강화계가 천직인 그에게는 조작계는 그리 맞지 않는 능력이고

그에 따라 팽이의 위력은 아주 약하고 초반부 곤도 잠깐의 수련 후 쉽게 극복해냈다.

그가 조작계와는 안 맞는다는 증거는 또다른 능력인 '회오리팽이'에 있다.

아무 조작도 없이 그가 스스로 몸을 강화하고 회전하는 능력인 회오리팽이는

전투원무곡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좋아하는 팽이와 그가 타고난 강화계의 재능이 잘 조합된 사례일것이다.

헌터x헌터에서 넨 능력은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통해 개발해나가는 능력이기 때문에

한번 능력을 잘못 만들면 용량이 딸려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기도 힘들다.

마치 인생과도 같다.

인터넷에 인생을 허비하느라 시간을 소비했기 때문에 그 대신 유익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을 날려먹었지만

그 소비된 인생을 다시 돌려받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넨 능력이라는 설정은 마치 인간을 관찰하고 그대로 갖다 넣은 것처럼 인위적인 디테일로 가득하다.

당신도 좋아하는것과 타고난 것이 다를 수도 있고 같을 수도 있다.

만약 같다면 당신은 정말로 축복받은 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라 능력도 없고 그냥 하루하루 지나가는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넨 능력 설정에서도 그렇고, 작품 주제에 있어서도 그렇고

헌터x헌터는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쓸모 없다고 여겨진 시간도, 여유를 부리는 시간도 다 당신을 구축하는 소중한 단계가 되는 것이다.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는 당신이 타고난 것, 그리고 노력에 달려있는 것이지만 당신이 누리는 소소한 순간도 당신을 만들어나간다.

그렇기에 노력하는 것만큼이나 인생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헌터x헌터는 그 메시지를 거듭 전달한다.

그리고 작가는 그 메시지를 누구보다 잘 지키고 있다.

개십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