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우리 아빠는 유쾌하고 기타와 하모니카를 불어주며 함께 놀아주고 침대도 손수 만들어주던 다정다감한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아빠같은 사람이랑 결혼할꺼라 말했었죠
그리고 중3때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신 후 알게되었어요
우리 아빠는 가족보다 본인의 자유가 중요한 사람이었고
경제력이 없어 항상 할머니에게 생활비독촉을 받았어야 했고
우리 자매와 할머니 사이에서 불화가 생기면 항상 자리를 피하기 바빴고
남에게 싫은소리 못하고 항상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 덕분에 엄마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항상 맞벌이를 했어야했고
공장에 다니며 단칸방에서 힘들게 살면서도 두살터울 아이셋을 돌봐야했고
아빠가 잘 다니던 직장 관두고 장사를 할때도 참아 넘겼고
아이들은 크는데 집구할 돈이 없어 할머니댁에 들어가 결혼 안한 성격 더러운 시동생과 함께 살면서도
우리들에게 단 한번도 힘들다는 말 하지 않았죠
그 많은 사실들을 엄마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맞닥들이게 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아빠라는 사람이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나는 절대 아빠같은 사람과 만나지 않을거라 생각했죠
지금은 아빠를 미워하지는 않아요
저도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면서 다른 시각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엄마 역시 내가 모르는 단점이 많이 있었을거예요
그러한 단점들을 서로 채워주고 맞춰가며 살아가는게 부부라는 거겠죠
그리고 아빠의 단점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저라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ㅎㅎ
그런 저의 단점을 우리 신랑은 참아주며 서로를 채워주고 있죠ㅎㅎ
결혼이라는 건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채워주며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결혼인 것 같아요
슬프게 공감합니다.
저 역시 제가 엄마에게 싫어하는 면을 많이 닮아서요.
그런데 남편도 그런 남편을 만났네요 ㅎㅎ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시고 또 배우자를 통해 서로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아신다는 점은
부럽기까지 하네요. 꽁냥꽁냥한 라이프 오래하시길! :)
어머님께서 꾹 참으시며 보여준 행복한 가정이 쓴이님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분을 만날 수 일도록 돕지 않았나 싶어요..
쓴이님도 좋은, 행복한 가정 일궈내시길 바래요!
제가 결혼을 못 한 이유는 완전한 사람이라서였군요! 하핳
자신의 단점을 채워줄수있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참 복받은 일인것 같아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