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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모델로 무용수들의 훌륭한 점들

수정됨_김나형_025.jpg
(사진 속 모델은 얼마 전에 D5를 들고 셀피 샷을 찍던 사진의 주인공이기도 한 경기도무용단 김나형씨입니다.
즉흥 움직임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 중 하나입니다. 이 모델은 사실 아직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기도 합니다.)
저는 원래 사진을 취미로 하다가 어쩌다보니 전업이 되었고, 외국통신사의 한국지국 객원 사진기자로 일하는 기회를 얻어 국제 스포츠대회 취재를 자주 다녔는데 그와 관련해서 피겨스케이팅이나 체조 종목을 자주 취재했던 것으로 아주 우연히 무용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무용, 그 중에서도 무대 기록사진은 스포츠 사진의 기준으로는 인도어 액션이고,
기술적 난이도나 요구되는 장비 수준이 제일 높은 분야이기는 합니다.
저는 어차피 인도어 액션 스포츠를 자주 취재하던 입장이라 촬영 장비나 기본적인 기술은 준비가 되어 있었기도 하고
(다만 저널리즘 스타일이다보니 기존의 무용사진가들과는 스타일이 다소 다르기는 했었습니다)
이게 스포츠 사진하고 비슷하겠지 하고 그냥 수입을 늘려보자는 차원에서 시작을 해봤던 것이죠.
공연 비즈니스는 주로 저녁이나 주말에 (즉 여가시간에) 이루어지기에 기존에 하던 일과 병행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암튼 그 과정에서 무용연습실에 처음 방문하면서 굉장히 큰 충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자 무용수들(여초초 분야입니다)의 에너제틱한 모습을 초근접거리에서 굉장히 생생하게 보게 되었는데
단순히 무용을 해서 멋지다 혹은 예쁘다와 같은 기존의 판타지를 넘어서는 뭔가가 있더라구요.
그 가 뭘까에 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작업들입니다. (아직 답은 없습니다)
암튼 무용수들이 사진 모델로서 훌륭한 점들에 관해서 이야기하려면 이 에 관해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장점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일반인 모델의 신선함
- 의외로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는 이들이라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다운 풋풋한 느낌부터 원숙한 느낌까지 아주 다양한 이미지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알고보면 옆집 누나, 동생 그런 이들인데, 엄청 멋진 이들이라는 점이 큰 매력이죠.
2. 표현력과 신체능력이 뛰어납니다.
- 이 부분은 분명 개인차가 있습니다만, 스스로를 잘 관리할 줄 알고 즉흥에 능한 이들은
신체 조건이 매우 좋고 무엇보다 몸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그냥 예쁘게 가꾸기만 한 몸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몸은 옷을 입고 있어도 테가 납니다. 그리고 그냥 헐렁한 박스 티셔츠만 걸쳐도
충분히 섹시해보일 수 있죠. 일단 팔다리가 길고 비율 좋은 이들이 많기도 합니다. 그게 필요하거든요.
유연성, 에너지가 매우 우수합니다. 한마디로 스포티합니다.
운동만 하는 대부분의 운동선수들과 달리 무대에서 관객을 마주하기 때문에 표현력도 좋으며
가늘어 보이는 이들도 체력이 깜짝 놀라게 강해서 긴 시간 높은 강도의 촬영에도 너끈히 버텨줍니다.
또한 몸의 선을 드러내며 촬영하는 것에도 거부감이 적습니다. 무대의상들이 그와 같은 경우가 많아서요.
다만 천박해보이는 연출은 누구나 싫어합니다. 포토그래퍼 포폴에 의미없이 O스어필만 강한 사진이 한 장이라도 있다면
작업 제안 거부당할 확률이 거의 100% 입니다.
여성미 면에서는, 이 분야의 특성상 바스트가 큰 건 방해가 될 경우가 많고 긴 트레이닝 과정에서
몸이 분야에 맞게 변화되는 부분도 있어서 바스트 부분에서는 다소 장점이 덜하지만 이것도 개인차는 있습니다.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분야 중에 전반적으로 현대무용수들이 가장 육감적입니다.
슬렌더하면서도 건강해보이는 스타일의 근래 선호도가 높은 이들은 한국무용쪽에 많구요.
평균 키도 한국무용 쪽이 제일 큽니다. 상위 그룹에는 170cm 넘는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우리나라에 원래 이렇게 키 큰 여자들이 많았나 싶죠.
3. 드라마틱한 조명에 어색함이 없습니다.
- 원래 밝고 환한 조명보다도 대비가 강한 무대 조명이 더 어울리는 이들입니다.
4.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표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기본적인 레벨에서의 옷, 화장, 카메라를 대하는 자세 등이 다릅니다.
이외에도 장점이 수도 없이 많지만 대략 주요한 부분은 이와 같습니다.
이들과 작업을 한다면 이러한 장점들을 매우 잘 활용할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를 위해 아래와 같은 부분을 준비해두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순수예술 춤 공연 분야와 무대에 대한 이해
- 무용수들은 나이는 어리지만 모두 전문인입니다. 가벼운 스냅이라도 전문인의 사진을 찍는다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또한 사진의 선별 과정에서 잘 모른다면 그들의 전문적 의견을 더 많이 들어야 합니다.
어떤 이유이던 모델이 곤란해하는 사진을 임의로 공개하거나 하면 안 됩니다.
2. 무대 사진 촬영 능력과 기반 장비
- 무대는 이들의 주 영역입니다. 이곳에서의 사진에서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면 다음 단계는 열리지 않습니다.
이들도 스냅 사진 작업 등은 자주 하지만, 좀더 깊은 단계의 예술적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무대사진에서 능력을 입증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능력이 뛰어난 상위 그룹의 무용수들의 경우
이 부분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3. 프라이버시의 철저한 존중, 나이어린 여학생이 아니라 전문인으로 대우해 줄 것
- 1번의 이야기와 같이 이들을 전문인으로서 대우할 예의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들에게는 무대 경험이 있고, 예술인들이 어떤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배워서 아는 이들입니다.
대단한 대접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존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이 사실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어디에서나 모델의 프라이버시 존중은 기본 중의 기본이구요.
저는 저와 작업하는 무용수들에게
다른 작가들에게 작업 제안이 와도 본인이 괜찮다고 느낀다면 가능한 많은 이들과 작업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뭐든지 고인 물이 되면 안 좋고, 다양한 스타일을 서로 공유해야 발전이 있다고 보거든요.
이 내용은 모두 저의 사견입니다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끔 다른 작가님들이 저에게 문의하시는 내용에 대한 저의 답을 정리한 것입니다.
더 많은 이들이 무용수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양하고 좋은 작업들을 만들어내고
그들의 훌륭함을 세상에 더 많이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 Posman 2020/09/13 10:03

    와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분야이네요 그렇지만 저는 ...ㅠㅠ

    (BgSAyM)

  • dancersdomain 2020/09/13 12:39

    시간도 많이 필요하긴 합니다!

    (BgSAyM)

  • 기억의주인 2020/09/13 10:24

    저도 발레강사 하시는 분과 몇번의 작업을 통해서 본문의 내용들을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모 브랜드의 행사때 유니버셜발레단 연습과 전문작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역시나 설명해주신 내용과 비슷했습니다.
    저도 역량을 더 끌어 올려서 전문 무용수분들을 담아 보고 싶은 마음이 큰데 기회가 올때까지 준비를 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BgSAyM)

  • dancersdomain 2020/09/13 12:39

    그렇지요 :) 반갑습니다

    (BgSAyM)

(BgSAy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