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589130

라즈베리파이 DAKBOARD 중국산 포터블 디스플레이로 만든 전자액자

저는 사진도 영상도 잘 찍는 편은 아니고 많이 찍는 편입니다. 많이 찍으니 셀렉에 시간을 많이 씁니다.
전시는 처음엔 셀렉한 사진 중에 잘나온건 포토프린터로 출력하거나 찍쓰로 받아서 처음엔 벽에 큰 검은 전지 붙여놓고 테이프로 붙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사진이 휘고 색도 변하고 관리가 어렵더군요.
그래서 항상 전자액자가 갖고싶었는데, 7인치를 써본적 있는데 완전 장난감이었습니다. 전 큰 전자액자를 거실 벽에 걸어두고, 사진을 슬라이드로 전시하고 싶었는데, 큰 전자액자는 잘 나오지도 않거니와 비쌌습니다.
그래서 딸아이가 태어난 즈음 전자액자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자액자 사는것 보다 돈 더 많이 들었고, 적어도 한 달 이상 밤 샜습니다.
두 번째 사진에 불들어와 있는 작은 기계가 라즈베리파이라고 하는 겁니다. 3B 버전 기준으로 가격은 4만원 전후 정도 하는데 블루투스/와이파이 내장되어있고, USB포트 4개, SD슬롯 하나가 들어간 리눅스 시스템이 돌아가는 초소형 초저전력 PC입니다.
처음에 만든 시스템은 32인치 LG 모니터를 중고로 사서 스탠드에 세로로 올려놓고, 뒤에 라즈베리파이를 숨겼습니다.
2019_06_14_130520_samsung_SM_G950N_F1.7_4.2mm_ISO50_0051.jpg
★때려 넣은 기능들
20200812_214925.jpg20200812_214935.jpg20200812_215032.jpg
1. (셀+크로미움) 켜지면 기본적으로 DAKBOARD가 실행(사진이 슬라이드 되는 달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웹페이지 형태로 제공되고 개인 구글 캘린더와 일정 연동, 개인 FLICKR와 사진 연동됩니다.)
2. (쉘+FEH) 사진 슬라이드
3. (쉘+OMX플레이어)영상 자동 실행
4. (쉘)시계
5. (쉘+파이썬)2를 위해 10분에 한 번씩 개인 플리커에 접속해서 새로 업로드된 사진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자동 다운로드
6. (쉘+안드로이드 앱)1~4의 기능 실행과 화면 온오프, 볼륨 업/다운, 화면 수평/수직 전환 등등을 쉘프로그램으로 코딩하고, 각 쉘을 안드로이드 앱에 에서 블루투스로 불러낼 수 있게 세팅한여 폰을 리모컨 처럼 활용,
7. (쉘+GCC)각종 절전기능 완비, 두 번째 사진의 오른쪽 구석탱이에 있는게 싸구려 모션센서입니다. 주변에 움직임이 5분 이상 없으면 화면 꺼지고, 움직임 감지되면 다시 켜짐. 밤 12시 되면 자동 꺼짐, 새벽 6시 자동 켜짐
8. 사진은 플리커 앨범에 올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다운로드 되서 슬라이드도 할 수 있고, DAKBOARD와도 연동됨.
★ 과정에서의 문제점
1. 저랑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프로젝트 하신 분들은 국내외에 꽤 있는데, 손재주 좋은 분들은 진짜 액자 프레임 안에 넣고, 액자처럼 걸어두기도 하고 반사필름 붙여서 거울로 만들기도 하고, 무엇보다 라즈베리파이 본체를 모니터와 어떻게든 1체화 시키고 모션센서도 내장해서 깔끔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 손재주도 없고, 3D프린터도 없고, 3D프린터 할 줄도 몰라서 예쁘게 만드는건 실패했습니다.
2. 시행착오의 연속, 불면의 밤의 연속이었습니다. 코딩, 리눅스 따위와 전혀 상관 없는 생활을 한지 15년이 다 되가는데 익숙하지도 않은 리눅스 쉘/파이선/C코딩 하는게 어려웠습니다. 다 돌아다니는 소스 참고했는데 같은 시스템 같은 코든데 나한테만 발생하는 에러의 연속이었습니다. (원래 코딩의 세계가 이랬던 것 같습니다. 이 스트레스로 때려치웠었죠.) 제일 짜증나는건 절전기능에 사용하는 모션 센서가 오감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센서 사서 해본 결과 센서 문제는 아니었고, 정확히 2분에 한 번씩 오감지 하는 것이 모니터 주사율과 관련있는 전자파 등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한국내는 물론 외국에도 문제 제기 자체도 거의 없고 해결책은 아예 없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은박지로 내부를 감싼 작은 상자 커버를 만들어서 씌우고 화면에서 멀찌감치 떨어트리고서야 해결되었습니다.
3. 돈이 든다. DAKBOARD는 기본적으로 무료이지만 사진 슬라이드 속도를 2분 이내로 줄이려면 돈을 내야했습니다. 플리커는 개발자들을 위한 API를 제공해주는 좋은 웹서비스이지만 이것도 어느 순간 유료화되더군요. 이것들에 연 3~4만원은 쓰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플리커는 한국내 서비스는 안하기 때문에 한국 플레이스토어에는 스마트폰앱도 올려놓지 않았습니다.
4. 모니터 스탠드가 조잡하고 위험함. 아이가 자라서 걸어다니니 모니터 스텐드가 너무 위태위태해보였습니다. 싸구려라 그런것도 있지만 모니터 스텐드라는것 자체가 쇳덩어리로 만들어진거라 아이들에게 위험해보입니다. 그렇다고 전세로 살고 있는 집 벽에 VESA 구멍을 4개나 뚫고 벽걸이로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집이라도 벽 아까울 것 같습니다.
4번 문제는 작년에 다른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초박형 포터블 모니터가 알리에서 특가로 뜬 것입니다. 15인치에 베젤 얇고, 터치까지 되는걸 150달러 미만에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싸구려라 화질도 별로고, 크게 기대했던 터치는 금방 고장났습니다.ㅠㅠ 그리고 분명히 IPS라는 스펙 보고 샀는데 TN보다 시야각이 더 좁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32인치 모니터보다 전기세도 훨씬 덜 들어갈 것 같고, 얇고 가벼워서 뒤에 초강력 자석 스카치테이브로 붙인 다음에 처음엔 냉장고에 붙였다 아기가 밥먹을 때 자꾸 사진만 봐서 현관문 정면 벽에 함석판 설치한 곳 위에 자력으로 붙여버리니 예전보다 깔끔하긴 하더군요.
20190723_092554.jpg
★주위의 반응
1. 나: 처음엔 엄청난 자부심, 그리고 틈틈히 기능 개선 및 유지보수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 돈 투자, 그러다 슬슬 귀찮아짐. 지금은 DAKBOARD 이외의 기능은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한 달에 한 번 플리커에 사진 업로드만 꼬박꼬박 해주고 있음.
2. 아내, 가족: 무관심. 한 번도 관심을 보인 적이 없음.
3. 아이: 자기 사진 나오니까 엄청 좋아함. 절전기능 들어가면 모션센서 앞에서 춤 추고 난리남.
4. 손님들: 처음에 아주 잠깐 신기해하다 관심 없음. 원래 남의 자식 사진엔 관심들이 없긴 함.
★ 나도 이런 액자를 만들고 싶다면,
일단 리눅스에 익숙해야함. 코딩 실력은 크게 필요 없음. 절전기능 같은거 안넣어도 됨. 수동 절전(손으로 껐다 켜기) 하면 됨.
생각보다 돈 세이브 안됨. 오히려 더 들 가능성이 높음.
카멜이나 대기업 DID를 사서 쓰는 것을 추천함. 관리자 툴이 들어가 있어서 관리하기 오히려 쉬울 수 있음. (실제로 써본 적은 없음.)
★ DAKBOARD에 대하여...
DAKBOARD.jpg
플리커에 올려둔 사진을 자동으로 뿌려주는 대단히 뽀대나는 달력이라고 생각하면 됨. 가로보다 세로가 더 멋짐.
꼭 라즈베리파이가 있어야하는건 아님.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나만의 달력을 이용할 수 있음. 구형 태블릿에 설치해서 써도 괜찮음. 먼저 웹사이트에 드가서 이용해 보고 하드웨어는 나중에 생각해보는 걸 추천함.
무료임. (모든 기능 다 이용하려면 돈 내야함.)
하드웨어도 판매함. 정확히 말하면 DAKBOARD가 셋팅된 모니터+라즈베리파이를 판매함. 디자인은 대단히 멋짐. 24인치만 파는데 400불 정도함.
하드웨어 구입이 편리해보이지만 추천하긴 그런게 어차피 라즈베리파이 기반이라 리눅스에 익숙한 사람이 활용 가능함. 리눅스 할 줄 알면 내가 셋팅해서 쓰는게 더 쉽고, 디스플레이 선택의 폭도 넓음. 요즘 싸고 배젤 좁고 예쁜 중소기업 디스플레이가 흔함.
★ 포터블 디스플레이에 대하여..
밝기, 화질, 마감은 대단히 실망스러우나 가격 하나때문에 쓰고 있음.
중국내 ODM 방식으로 설계를 공유하여 생산하는듯. 같은 스펙, 디자인은 디스플레이가 다양한 브랜드에서 거의 담합한 가격으로 판매중.
어차피 전자액자 디스플레이는 좋은 건 필요없음. 싸고, 전기세 덜나가는게 더 중요함. 단 크기는 클 수록 좋음.
해상도는 풀hd정도면 됨. 라즈베리파이 3까지는 그 이상은 지원도 안함. 4는 지원하는지 모르겠음.
돈이 썩어나면 좋은 디스플레이 써도 상관 없음. 국내 모 업체에서 몇 백만원짜리 전자액자 만들어서 판매중임.

댓글
  • 바람꽃83 2020/08/13 07:34

    리뷰 게시판에 들어가도 이상할 게 없어 보입니다. 멋지십니다..^^

    (Dl7TnY)

  • 오징어세상 2020/08/13 10:12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제가 중언부언 글을 길게 썼는데 다른 것들보다 flickr+dakboard 조합은 누구나 한 번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Dl7TnY)

  • EichiKei 2020/08/13 10:08

    직접 만들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죠.
    사실 다른 것 보다 전원과 HDMI 선을 정리하는게 가장 큰 문제 아닌가 생각합니다.

    (Dl7TnY)

  • 오징어세상 2020/08/13 10:15

    저는 어댑터 개조해서 라즈베리파이와 모니터 전원 한개로 햐결하는 것 까지 해봤는데, 사실 뒷판 뜯어내고 라즈베리파이 고정시키고 선정리 한 다음 3d프린터로 뒷판 만드는걸 상상해봤습니다.^^
    버리는 노트북 액정에 나무 액자로 하신 분까진 봤습니다. 제 노트북은 tn패널이라 패쓰~~^^;

    (Dl7TnY)

  • MilanoChoi 2020/08/13 10:09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시중에 판매되는 디지털 액자들이 너무 작아서 별쓸모 없다고 생각했는데, 대단하시네요.
    제 생각에는 모션센서를 초음파 센서로 변경을 하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모션센서의 경우 동작원리가 움직임이 감지되면 on 신호를 일정시간(보통 2분내외) 내보내다가 off로 꺼진 후 다시 움직임이 감지되면 on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여서, 주기적으로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대신에 초음파센서를 사용하셔서 일정 거리 이내에 사람이 들어오면 켜지는 방식으로 하시면 설정된 거리 밖으로 나간 경우 꺼지게 만들 수 있어서 좀 더 효율적이지 싶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Dl7TnY)

  • 오징어세상 2020/08/13 10:18

    제가 전기쪽에 문외한이라서요. 초음파면 작동 기재가 완전히 다를테니 모니터 간섭으로 인한 오감지(false true) 문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생기네요~^^

    (Dl7TnY)

(Dl7T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