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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ㅈ 바디 프로필 - 조명 따윈 안중에 없는

바디 프로필을 찍었습니다.
01.jpg
모델은 헬스 트레이너 전윤진 님이에요.
사진을 보시면, 빛이 4개 방향에서 오는 걸 볼 수 있어요.
(빛 따위는 눈에 안 들어오시겠지만...)
머리, 등, 힙에 강한 킥라이트가 있고, 앞쪽에 조명이 하나 더 있겠죠.
04_BTS_full.jpg
카메라 옆 파라는 약하게 쳐주고 있는데요,
몸 전체를 어둡지 않게 보조해주고 있고,
얼굴과 어깨 골반 허벅지에 반짝거리는 반사를 주고 있어요
이 반사 느낌을 강조해주려고, 파라를 썼어요. 실버 엄브렐라도 가능하겠죠?
그럼 사진을 만들어간 과정을 복기해볼까요.
06_DSC_3821.jpg
사실 이 포즈는 전 별로 안 좋아해요.
소싯적에 많이 찍어 봤는데, 좀 부자연스럽달까요. 특히나 박스 위에? 고양이 모델?
그런데 모델이 직접 이 포즈 해보자고 해서, ok 했습니다.
그래야 모델도 기 안 죽고, 자신감 붙어서 쭉쭉 살아나더라고요.
촬영 중엔 되도록 '좋아 좋아' 쉽게 쉽게 갑니다.
'이건 별로네' 하는 순간, 모델 움츠러 듭니다. 저도 움츠러 들고요. 남자는 자신감. ㅇㅇ?
처음엔 뒤쪽 스트립 박스2개랑 카메라 옆 파라1개만 있었어요. 위쪽 옥타는 없었고요.
앞전 컨셉에서 쓰던 세팅을 그대로 쓴 거예요. 밋밋하죠. 이 컨셉에선.
여기서 잠깐 파라를 죽이고, 스트립박스 2개만 켜서 찍어 봅니다.
09_DSC_3820.jpg
양쪽 조명이 바디라인을 살려줘야 하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죠?
일단 포즈부터 고쳐봅니다. 왼 무릎을 앞 쪽으로.
11_DSC_3841_1.jpg
이래야 뒤쪽 힙 라인 2개가 아름답게 만들어지더라고요.
이건 중학교 시절에 배운 겁니다. 해외 서적을 탐독하면서요. 엄니 몰래. 친구들과 열심히 봤죠 아니 공부했죠.
다음으로 머리쪽과 등쪽 라인을 살려줍니다.
등쪽에 아까 보신 옥타를 설치했습니다.
여기도 스트립박스를 쓸까 했는데, 이런... 제가 스트립박스는 2개 밖에 없어서 옥타를 썼어요.
옥타는 아까 bts 사진과 달리, 처음엔 지면과 수평으로 놨습니다.
14_DSC_3858.jpg
등쪽 라인이 살아나긴 합니다만.... 역시나 두껍죠? 빛이?
아까는 스트립박스를 써서 빛이 얇게 들었는데, 둥그런 옥타를 쓰니 아무래도 두껍게 빛이 듭니다.
그래서 페더링(feathering)을 해줬어요. 우리 말로는 도리도리? 까딱까딱? 조명 고개를 옆으로 틀어줬습니다.
16_feathering.jpg
그림이 개발 괴발 괘발입니다.
여튼 축을 중심으로 조명 고개를 돌려줬어요.
아까는 지면과 수평이었는데, 이번엔 빛의 방향이 카메라 쪽으로 향하고 있어요.
모델 입장에선, 고개를 올려서 보면, 아까는 둥그런 조명이 보였다면, 이번엔 타원으로 보이겠죠?
그만큼 얇은 광원이 되는 겁니다. 스트립박스처럼요.
18_DSC_3861.jpg
그래서 훨씬 등쪽 빛 라인이 더 얇아졌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어두워진 것도 보이시죠?
조명 고개를 돌렸잖아요, 카메라 쪽으로, 배경 반대쪽으로.
그래서 배경에 드는 빛이 줄어들어서 어두워졌습니다.
덕분에 모델에 대한 시선 집중도도 더 높아졌습니다.
사실 이 정도 모델이면, 조명 따위 어찌됐든 모델에게서 눈을 뗄 순 없긴 합니다만.
전 배경이 너무 어두운 쪽 보다는 자연스런 쪽을 선호하는 편이라,
아까 것과 지금 것의 중간 정도로 고개를 다시 돌려줬어요.
머리 쪽 조명도 위치를 다시 잡아줬고. 이 정도면 조명은 오케이.
이제 주도권을 모델에게 넘기고 자유로운 연출을 맡깁니다.
간혹 간섭도 하는데, 이를테면
22_DSC_3898.jpg
왼쪽 팔을 살짝 굽혀서, s커브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가슴 쪽을 열어준다거나
목이 짧아지지 않게 계속 '목 길게'를 외친다거나 등등.
30_DSC_3977.jpg
막판엔 바닥에서도 촬영했어요
보다 편해 보이네요, 제겐.
조명은 아까 것 그대로 썼어요.
여기는 그리고 바닥과 가깝다보니, 바닥에서 올라오는 반사 조명도 많습니다.
그래서 훨씬 부드럽네요.
큰 바닥 = 큰 반사판 = 큰 광원 = 부드러운 빛
이걸 다시 하드하게 바꾸는 건 시도하지 않았어요.
아까 괜찮은 사진도 많이 건졌으니, 여기선 더 시간을 지체하지 않으려고요.
바닥과 싸우지 않고, 그냥 상황을 따라 몇 컷 찍었습니다.
최종 사진이죠.
undefined
캡쳐원에서 피부 살짝 밝혀주고, 포토샵에서 닷징버닝으로 피부톤 정리해주고, 약간의 리퀴, 주변부 버닝 정도를 했습니다.
또다른 버전에선, 사진을 반시계방향으로 살짝 돌려보기도 했어요.
바디라인에 보다 역동감을 실어주는 시도였고요.
누군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예쁜 사진을 찍고 싶으면, 예쁜 피사체를 찍으라고.
이를 확인할 수 있던 촬영이었어요.
조명 따위 훗.
10컷 이내로 맞추다보니, 중간 사진이 많이 생략됐네요.
혹시 궁금하신 분은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Z_kxjjg_hlU

댓글
  • 부산9냥이집사 2020/06/19 17:45

    헬스트레이너 인데 왜 바디 프로필을 저런옷으로;;자세도;;;

    (2mgekL)

  • achaphoto 2020/06/19 18:01

    여자라서???

    (2mgekL)

  • 이탈리아순록 2020/06/19 17:50

    조명 공부하고 있었는데 상세하고 쉽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신다면 보정 방법에 대해서도 한번 부탁 드릴게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2mgekL)

  • achaphoto 2020/06/19 18:01

    감사함다. 보정도 함 해보까요

    (2mgekL)

(2mge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