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다니면서 별의별 손님을 다 본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주유소 직원들을 발톱의 때로 여긴다던데 참..
1.손님들
-주유할때는 시동을 꺼야됩니다. 소방법에 위반이면서 안전에 관한 문제니 시동꺼주세요~하면 대부분 X발X발 거립니다..
-휘발유 주유중에 담배 물고 라이터로 불지피려하길래 죄송하게도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영수증 필요없으면 직원한테 버려달라고 하면 되는데 꼭 입구에 버리고 가시거나 제가 서 있는 앞에 버리곤 합니다.
- 5만원 주유하면 5만원 다 남는 줄 아십니다. 5만원이나 주유했는데 뭐라도 내놔!이러시는데 저희는 한강물 퍼다 장사하지 않습니다ㅠㅠ
-급하신건 아는데 주유소 안에 진입할때 레이싱카 저리갈정도로 빨리 들어옵니다..결제 먼저 해주면 주유 끝난줄 알고 그냥 가버리시거나...하하
-반말찍찍 하는 손님들..
-물은 여름에만 나와요ㅠㅠ 저희도 지원받는것도 있지만 나머진 사비들여서 삽니다ㅠㅠ 물만 드시고 싶으면 편의점가세요.. 또 인원 수 대로 물을 다 드리지 못합니다....
-사장나오라그래...사장님이 동네 북도 아니고 버블세차비 받는다고 여기서 몇년 다녔다거나, 사장이랑 잘 안다거나 사장님도 배달직접 다시니고 업무보시느라 바쁩니다..그만좀 찾으세요..
-"여기 다신 안올꺼에요.",본인들이 기분 나쁘면 하는 말인데 저도 참다참다 "네 오시마세요" 이러곤 합니다. 대부분 어디서 장사하시는 분들인데 그렇게까지 사람 속을 쓰리게 할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보통 음식점가서 맛이 없으면 속으로 아 여긴 다음부턴 오지말아야지 하는게 대부분인데, 대놓고 그러실필요가 있는지..
2.세차
-청소기/에어건 비치된 곳에 비닐봉지 한가득 쓰레기 채워서 무단투기, 버리기 애매한 와이퍼, 매트 등 먹다남은 음식물까지 무단 투기 하고 갑니다.
-지정일 5만원 이상 주유시 버블세차 무료/상시 5만원 이상 주유시 일반세차 무료 하고 있습니다. 4만원대 주유하고 버블세차 공짜로 안해준다고 기름을 빼라고 하시는 분들 일반세차라도 해드리겠다면 무조건 버블세차 해야겠다는 손님들..
-작년세차권 들고와서 세차 안해준다고 욕하는 손님들
-풀숲길 돌아다니시다 세차하러 와서 세차기 때문에 기스났다는 손님...벤틀리, 벤츠, 지프 등 외제차들 많이 들어오는데 그정도로 기스나면 장사 못합니다ㅠㅠ
-세차타월을 비치해두면 자꾸 훔쳐갑니다, 물론 아무생각없이 가져가신 분들도 있겠지만 다시 주유소 올때 돌려주면 좋겠습니다. 게다가 세차타월으로 자동차 휠까지 닦으시는데 빨아도 더러워서 폐기해야됩니다..
3.렌터카
-주유구를 몰라서 반대편으로 들어옵니다...이정도는 양호하죠 반대편 조수석에 주유구 있다고 설명해 드려도 돌아가서 계속 같은 방향으로 세웁니다... 고구마 백개 먹은 마음...
-만원 넣고 게이지 안오른다고 따집니다.. 지금은 기름값이 싸서 오를 수도 있겠지만, 기름값이 지금보단 비쌀땐 게이지 안오른다 설명 드려도 따지고 고소하겠다 따지고 심지어 저희 사장님 사진까지 찍어 가시고 욕설까지..
-D에서 시동끄고 D상태에서 시동 키려하면 안켜져요. 배터리 방전 됐다는 둥, 기름이 잘못 됐다는 둥, 시동못키고 우왕자왕 핸들 잠겼는데 억지로 P로 바꾸려고 하면 바뀌나요ㅠㅠN에서도 충분히 시동 걸수 있습니다ㅠㅠ
-자식들 운전연습 시키는 분들 제발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주유소직원들은 제일 밑으로 보는데 저희도 사람입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몇번이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느껴질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 근처에 5곳의 주유소가 더 있는데 저희는 좀 외곽에 있어서 휘발유 가격을 15-20원 정도 더 싸게 해서 팔고 등유를 10원 낮춰서 판매합니다. 세차 역시 고압세척기로 먼지한번 털고 마무리로 물기 닦아주고 그 5곳 주유소 보다 세차비도 천원을 싸게 해서 받습니다. 이렇게 손님 유치하려고 노력하는데 정말 힘이드네요.
그래도 단골손님들, 세차 잘된다고 기분좋아하시는 손님들, 기름값 싸다고 좋아하는 손님들, 고생한다고 사탕, 껌, 음료수 챙겨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제가 하는 일에 다시 자부심을 느끼고 한번 더 웃고 힘낼 수 있습니다.
서두없이 글을 썼는데 하소연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