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 글쓰면서 본삭금 걸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제 걸게 되네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군대 문제에 관한 가장 큰 문제는 반응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들이 여태까지 페미니즘 운동이나 여성인권신장 운동을 하면서 늘 주장한게 있었죠. 유리천장,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이기 때문에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쉬운 점 등등등. 그러면서 냈던 구호가 이거였습니다. 그렇게 피해를 보는 여성이 당신의 어머니, 누나, 여동생, 애인, 아내, 딸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성별이 다르지만 여성의 입장을 꼭 생각해라. 그들은 네 가족일 수 있다.
전 솔직히 저 말을 보고 십분 공감했었습니다. 그리고 엠마 왓슨이 연설할 때 썼던 구호인 HeforShe도 공감했어요. 음, 맞는 이야기야. 그래야지.
근데 지금 왜 여러 문제가 생기냐면, 반대의 경우는 똑같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저 구호로 남자들의 이해를 이끌어냈어요. 실제로 타당한 이야기니까, 공감도 쉽게 되고. 그런데 지금 군대 문제 관련해서 남자가 말하는 것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그들은 당신의 아버지, 오빠, 남동생, 남친, 남편, 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경우에 남성이 여성에게 당연히 관심을 기울이고 저 구호의 타당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했던 것처럼, 여성분들도 아 그래. 그럴 수 있지. 하면서 노력을 시작해야하는데
여성분들의 반응을 보면 알아서건 몰라서건 남자들에게는 너희는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으니까 이해하고 그걸 해결하려는 노오오오오력을 해야해!! 하면서도, 남자들이 아주 똑같은 구호로 나섰을 때는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더러 같이 듣고 아픔을 함께해달라고? 우리가 왜! 라는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극으로 치달은게 메갈이니 워마드니 그런 사람들이겠죠. 아버지도 한남, 오빠나 남동생도 한남 취급을 하고. (여기서 웃겼던건 자기 남친은 한남충이 아니랍니다. 자기가 볼때 남친은 아니래요. 실제로 제 여친이 했던 말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었더랬죠.)
여하튼 이 문제의 해결법은 생각외로 간단한 지점에 있다고 봅니다.
자기가 이해를 구했던 방법을 상대가 똑같이 사용하여 이해를 구하면, 이해해주세요. 같이 공감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고민을 함께 시작하면 됩니다.
무슨 문제의 무게? 크기? 중요도? 그런거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성들이 주장했던 권리회복과 인권신장에 필요한 남성들이 겪을 불편함도 어마어마 했거든요. 그게 꼭 군대라는, 병역 의무라는 문제보다 덜했기 때문에 남자가 이 문제로 여성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고 보지 않습니다.
여성분들, 사람은 누구나 똑같습니다. 입장차이가 있을 뿐이죠. 한 쪽에 입장 차이를 이해해달라고 요구하셨으니, 이제는 여러분들도 이해하실 때입니다. 이런 이야기 하면 맨스플레인이니 뭐니 헛소리 하지 마시고요.
이건 댓글로 반드시 이야기해야할것 같은데 적어도 대놓고 분탕인 계정들을 제외하고는 오유에 "맨스플레인 같은 헛소리" 이런 반응을 보이신분 없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글이지만 조금 공격적인것 같아요. 적 군게에 있지않습니다.
당신의어머니 누나 동생 부인 딸이 여성 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페미진형에서 민 캐치프레이즈인데 반대로
당신의 아버지 오빠 동생 아들이 고생했습니다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냐 이거죠
대단한 통찰력이시네요
사실 이 주제를 거의 닷새째 떠들어가는데
사실 나오는 주장들은 '이러저러한 것이 있으니 공감과 이해를 구한다 우리 함께 해결해나가자' 라는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었는데
그걸 못보고 여혐 물타기, 남의 다리 긁기, 나랑은 상관 없다 라는 태도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기 때문에 다소 격해진 점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새삼 놀랐던 것은
그래서요? 깔깔깔 이런 분들은 사실 허상속의 존재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적잖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 이야기의 시발점을 못보신 분들은 감정이 격해져서 대결 구도로 흘러간 면이 있으나 건설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옴으로 권리와 의무, 국방에 대해 양성 모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거 같네요
정말 좋은 글 입니다.
읽다보니 본문 내용에 쑥하고 빨려들어가
정신을 차려보니 글 말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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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에 공감합니다. 오유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저는 이런 중립적이고 토론지향적인 자세가 정말 좋아요. 제발 A라는 문제를 논의하는데 B, C를 들고와서 논점 흐리는 일이 없으면 좋겠어요. 왜 자꾸 전체 소득에서의 임금차별이 있어 차별받는다는 둥, 인간의 생리학적인 특성을 들고와서 논점을 흐리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잠깐 여친이라고요? (버럭)
공감이 갑니다.
다만, 위에서 이미 말씀이 나왔지만 마지막에 약간 공격적인 면은 조금 아쉽고..
'여성분들 반응이 대체로 그렇다'는 말씀은 주관적으로 느끼신 바가 그러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분들도 분명히 많이 있습니다.
문제의식 자체가 없죠. 사실상 여성이 차별을 받는 부분이 존재하기도 하고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그게 지금 관점으로 봐서는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남존여비 사상이 있었기때문에 남자들도 여자들의 고충을 공감하고 개선의지가 있기때문에 부족하다 할지 몰라도 여성인권 문제는 개선되고 있음
근데 군대문제는 솔직히 온라인 상이 아니라 실제로도 얘기 해본적이 많은데, 여성의 징집이나 대체복무가 필요하다는것에 동의하는 여자분은 단 한명도 본적이 없으며 남자만 군복무 한다는것이 불합리하다는것도 못느끼는 경우도 많고 여자는 애를 낳잖아 같은 말같지 않은 이유를 대는 사람도 절반이상 이었음
솔직히 저는 여자도 군대가라 까지는 아니고 남자들 고생하는거 알아만 줘라 인데 이것도 잘 안되죠.
그나마 이 부분에서 제일 공감대 형성이 가능한 여성은 아들 군대보내 어머니들 입니다.
솔직히 경중을 따지자면, 제도적으로 일방적인 희생을당하고
그 희생 자체가 한 사람의 생사를 좌우할 위험이 높은
병역문제가 굉장히 우선순위가 높죠.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이를 인내하고 여성운동을
배려 혹은 보호를 하며 지지해왔는데
어느순간 돌아보니, 남성을 짓밟고 여성우위를 외치거나
남성들의 희생을 우습게 여기며 감수하라고 하니
그 배신감과 분노가 폭발해버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