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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피아노를 사왔다

몇십만원 짜리를
난 전공책 하나 사는데도 손을 벌벌 떠는데
매 학기마다 생활비 대출 150만원씩 해서 갖다 바치는데
나 매일 학관에서 라면 먹어 국물 때문에 배가 제일 많이 차서
나 어렸을 때 피아노 잘 쳤잖아
선생님도 그만두지 말라고 말렸잖아
근데 돈이 없다고 하지 말라며
그래서 얌전히 좋아하는 거 말고 잘하는 공부 하잖아
근데 왜 저 개같은 새끼는
몇십만원짜리 학원
피아노
다 해주냐
나한테는 나중에 취미로 하라며
넌 공부 잘하니까 공부 하라며
근데 왜 언니는 하고 싶은 미술 하고
동생은 하고 싶은 음악 하게 하는데
왜 나한테만 그렇게 잔인해
너한텐 인터넷 강의 해주지 않았냐고?
그게 내가 하고 싶은 거야?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는 알아?
내가 고등학교 때 학원비가 4달이 밀렸던 건 알아?
눈칫밥 먹으면서
선생님한테 빌면서
매일 울면서 공부한 건 아냐고
아냐고
개만도 못한 것들아
나한테 돈 달라고 하지 마
난 합격하면 바로 나갈 거야
아는 척도 하지 마
당신들을 미워하는 내가 정상인지
진심으로 고민했던 내가
한심하고
병신같고
난 정상이고
니넨 다 미친 거야

댓글
  • 문학적소양 2017/03/13 08:08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

    (7fyYki)

  • 만취한곰♡ 2017/03/13 08:09

    토닥토닥 뭐라 위로해야할지.. 반드시 합격하고 독립하고 그 합격한 곳에서도 승승장구하여 좋은분 만나 결혼하고 누구보다 행복한 삶 살기를

    (7fyYki)

  • 냄비 2017/03/13 08:12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덜 아픈 손가락은 있더라구요...
    저도 덜 아픈 손가락 취급이라 남 일 같지 않네요.
    힘내시고 얼른 합격하시길!!

    (7fyYki)

  • 료후 2017/03/13 08:15

    나중에 그때가 됐을때 네가 어떻게 이러냐 배은망덕한것 어쩌구 하고 나오면
    당신들이 이러이러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나를 보기 싫어 눈치주는줄 알았다. 그래서 빨리 비켜드릴려고 노력한거다.
    라고 오히려 내가 황당한 듯이, 이제 와서 나한테 왜 이러세요 하고 대꾸해 줘야 됩니다.
    울어도 안 되고 악에 받혀도 안돼요. 당신들의 반응이 오히려 나는 황당하다 이렇게 나가 줘야 됩니다.

    (7fyYki)

  • 2017/03/13 08:17

    존나 해리포터인 줄

    (7fyYki)

  • hayayo 2017/03/13 08:32

    피아노가 일반 피아노면 중고라도 몇십만원짜리 잘 없을텐데 진짜 너무 하네요.  꼭 독립하셔서 그 효도 언니동생한테 받으라고 하세요.
    그리고 독립하실때 꼭 신용관리기관에 가입하셔서 글쓴님 앞으로 신용조회니 이런거 하면 알수있게 해놓으세요. 애 앞으로 빚지는 인간들도 많아서요.

    (7fyYki)

  • q꾼p 2017/03/13 08:37

    우리 집 원룸 임대 하는데
    누나들이랑 나누면
    나한테 얼마나 남을지 모르겠으나
    내가 혹시 한채라도 받게 되면
    나이들어서
    나야 지금 공무원이라 생계 걱정도 없으니
    같은 지역에 이런 사람들 있으면
    진짜 보증금50에 월 15 이정도로 해서
    살게 해주고 싶다.
    진짜.

    (7fyYki)

  • 노력좀가져가 2017/03/13 08:37

    쓰담쓰담 꾹꾹

    (7fyYki)

  • ㅇㅌㅇ 2017/03/13 08:40

    힘내세요 정말 힘내서 꼭 이루시라는 기도드려요
    저도 둘짼데 지원에 대해 약간 불공평함을 느끼며 살았어요
    첫째는 학원 끊임없이 다니거 셋째도 중학생이지만 다니고 싶은 학원 있다고 하자마자 다니고..
    저는 집안사정 어려워서 중1 여름방학 1달에 고3때 어렵사리 꺼내본 수학학원 한달 다녀본게 다네요. 사실 공부쪽에 관심 없었고 미술을 하고 싶었지만 돈이 많이드니까 "넌 재능이 있어서 혼자해도 된다" 이런 얘기 들으며 피하시더라구요. 뭐 이거 말고도 자잘하게 많지만 그렇다고 또 큰 차별과 상실감을 받고 살진 않았어요. 밉긴해도 자잘해서 그런대로 괜찮은줄 알았는데 이게 커가면서 차별의 의도가 없는 장난에도 쉽게 상처받고 울게 되는 제가 되더라구요. 괜찮은게 아니였어요. 한번에 움푹패인 상처가 아니라 피 한방울 맺힐 상처들이 너무 많아서 만신창이가 되었던거였어요. 전 글쓴이님의 상처가 어떤 느낌인지 알거 같아요. 그래서 더욱 바라시는거 이루시고 행복하시고 그 누구보다 소중한 자신을 챙겨가며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응원할게요

    (7fyYki)

  • KBK 2017/03/13 08:42

    밥먹여주고 옷입혀주면
    부모로써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군요.
    작성자님 인생은 오롯이 작성자님꺼에요.
    힘내세요.

    (7fyYki)

  • greysound 2017/03/13 08:53

    자식은 다같은 자식인데..아쉽네요..
    위추드립니다..

    (7fyYki)

  • 초코맛콜라 2017/03/13 08:55

    힘내요.
    분명히 나중에 그래도 부모덕에 밥안굶고 지붕밑에서 잔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런 말에 신경쓰지말고 보란듯이 살아요...
    꼭 그렇게 차별하고 구박한 자식한테 더 이거저거 해달라고 요구하더라구요 꿋꿋하게 받은만큼만 돌려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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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뚱딴지시인 2017/03/13 09:15

    흠...

    (7fyY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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