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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단상] 한국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이유

 제가 보기에 서구사회가 인류에 기여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보편주의"입니다. 

서구의 보편주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무신론자라고 자처하는 서구인도 그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어떤 객관적 효용이나 물질을 뛰어넘는, "인류 전체"에 적용되는 보편적 "선"이 있다고 믿는 생각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종교를 가장 적대시했던 "공산주의"도 결국 기독교적 세계관의 산물입니다.  

 

과거 가톨릭 신부들이 지구 끝까지 "복음"을 전파려고 하는 마인드는, "자유민주주의"를 전파하려고 하는 생각, "공산주의"를 전파하려고 하는 의지와 맥락을 같이합니다. 

 

이러한 관념은 어떤 소규모 공동체나 문화권을 초월하는 "선"입니다. 이걸 "진리(VERITAS)"라고 부릅니다. 

 

20세기를 규정짓던 냉전은 미국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 간의 경쟁이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두가지의 "선" 또는 "진리"를 두고 경쟁한 이념전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의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서구의 "보편주의적" 세계관이 강력히 자리잡았습니다. 우리는 서구의 지식인들 못지 않게 그런 가치관들을 완전히 내재화했습니다. 어떤 특정 이념체계가 인류에 적용되는 보편적 선이라는 생각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서구는 스스로를 회의하며, 그러한 가치관을 가장 열렬히 부르짓던 나라들도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자유", "인권", "민주주의", "국제법" 등의 관념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대신 "권위주의"와 노골적인 "약육강식"의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 간의 경쟁에서는 당연 명분 뒤에 이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백한 이익이 없음에도 자신들이 믿는 선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투신한 영국의 엘리트들, 또는 프랑스의 철학자들, 또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돕기 위해 투신했던 외국인 기자나 인권운동가들. 


그리고 오늘날 홍콩을 위해 나서는 서구의 일반인들.  


그러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 속에서도 약자들의 목소리가 일부 반영될 수 있었고, 강한 자들이 스스로 내세우는 논리로 인해 제약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서구의 핵심부에서 그런 "진리"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습니디만, 그만큼 이를 수호하고 지키고자 하는 정치인, 기자, 지식인 등도 많습니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의 지식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들입니다. 

 


그리고 코로나19 관련 한국의 사례를 가장 열렬히 홍보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민주주의와 개방적인 사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들 말이죠. 

 



이들과 더욱 깊은 "가치의 연대"를 구성하여 자유와 민주주의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댓글
  • 매서운카레 2020/03/25 09:18

    엥?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뺄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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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WEST 2020/03/25 09:21

    매번 좋은글 잘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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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굼벵이06 2020/03/25 09:23

    드릴건 추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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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데쿠 2020/03/25 09:36

    덴마크 좌파 정당의 쌍두마차 가운데 한 정당은 얼마전 "반이민"이라는 극우의 가치를 노골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자국 노동자의 권익만 대변한다는, 살다 살다 처음 보는 별종 좌파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서구 전체에서도 지분이 크지 않은 나라라 크게 주목받지 못하지만
    본문에서 말씀하신 노골적인 "약육강식"의 세계관의 부각, 한 예가 아닌가 싶네요.
    보편적 선과 가치에 대한 믿음은 근대 민주주의와 이성의 기초입니다.
    본문에서 조금 벗어납니다만, 김대중 전대통령과 리콴유의 아시아적 가치 논쟁도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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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요뜨 2020/03/25 12:23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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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티니 2020/03/25 12:24

    비요뜨// 아무래도 이런 글에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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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lgate 2020/03/25 14:19

    우리는 왜 홍콩의 자유에 대해 함께 싸워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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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과6펜스 2020/03/26 02:20

    자주 뵐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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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뷸라 2020/03/26 04:13

    추천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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