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우용씨의 가장 큰 문제는요

일단 그분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사회적 사안에 대한 스탠스가 아닙니다..

그 스탠스를 결정하는 잣대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데 있죠.

일단 위는 홍준표에게 아래는 탁현민에게 한 말입니다.

뭐 탁현민에 대해서 홍준표에 대해서 둘 다 비판할 수도 있고 둘 다 뭐 그럴수도 있지 할 수도 있어요.

근데 그 판단을 내리는 잣대는 좀 같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홍준표나 탁현민이나 책에 쓴 내용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건 똑같은데

누구한테는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하고

누구한테는 10년 전 생각이 뒤늦게 드러났다는 이유로 자를 수는 없다고 하고.

저는 그 사람의 이런 이중잣대가 너무 싫어요.

근데 그게 다가 아니예요.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데 이분은 꼭 선을 넘어요.

박근혜 지지를 비판할 수 있어요. 국정교과서도 비판할 수 있죠.

이 점에서 저는 전우용씨와 생각이 다르지 않아요.

근데 그걸 비판하기 위해 치매라는 질병을 가져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병인데 그걸 비난하는데 갖다 써요.

치매 환자가 뭐 잘못입니까? 아픈 게 잘못이 아니잖아요. 근데 그걸 욕으로 씁니다.

이게 이번 한 번만 한 게 아니에요.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비판할 수 있어요.

저는 이 점에서도 전우용씨와 생각이 같아요.

근데 왜 그 사람들을 '장애인'이라고 욕합니까.

발달장애가 잘못이 아닌데, 잘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인성 발달장애'라고 비난해요.

그리고 지적 발달장애인,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자신과 가족의 삶이 고통스럽다'라고 자기 마음대로 그 사람의 인생을 재단합니다.

지적 발달장애가 자신과 가족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지 말할 수 있는건 그 당사자잖아요?

발달장애를 겪는 사람과 그 가족에게도 삶이 있고 행복이 있고 즐겁고 슬프고 비장애인이 겪는 모든 삶이 다르지 않게 있는데도, 그걸 납작하게 '고통'으로 만들어서 비판에 써먹죠.

이번에 좌담에 올라간 글도 마찬가집니다. 대구 시민이 뭘 잘못했습니까.

신종코로나가 퍼지는 게 대구시민이 투표를 '잘못'해서 받아야 하는 벌이 아닌데

자기와 정치색이 다른 투표를 하는 주민들 탓을 계속 해왔어요.

부산 사하구갑 사람들을 평생 도둑 취급하겠다느니

예천군 군민들에게 자기가 싸놓은건 스스로 치우라느니..

이번에도 '대구 시민'에게 그 책임을 돌리면서 '깊이 생각하라'고 해요.

깊이 생각하는 것 좋죠. 당장 걸리면 죽을 수도 있는 질병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한테 할 소리는 아니지만요.

근데 해요.

트위터로 이상한 소리 해서 욕 먹은 건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하여간 그는 가끔 시의적절한 말을 할 때도 있었죠.

그래서 여기저기 SNS에 퍼날라지고 '일침'이니 '팩폭' 같은 말로 추앙도 받고요.그래서 얻은 권력, 본인의 말이 종종 기사화도 되고,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이 쓴 글을 널리 퍼지게 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면, 그리고 공부를 많이 한 지식인이면 좀 생각을 하고 글을 쓰면 좋겠네요.
세상 모든 일에 한 마디씩 얹으려고 하지 말고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좀 구별해서 잘 아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면 좋겠어요.
한때의 오피니언 리더가 저렇게 몰락해가는 걸 보니 씁쓸하네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