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아니라 검찰이 기획한 사건

어떤 언론사가 공개한 이른바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공소장을 읽어 봤다.

매우 긴 내용인데 요점을 정리하면, 당내 경선 통과도 장담 못하는 대통령 친구 송철호 시장을 울산시장을 만들기 위해 공작을 펼치기로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에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동원됐다. 이들은 송철호 경선 승리와 울산시장 선거 당선을 위해 한 목적으로 움직였다. 이는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실정법을 어긴 범죄다.

그런데, 송철호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고 청와대에서 공작을 벌어여 하는데 고작 만난 사람이 선임행정관, 비서관이다. 아무리 못 만나도 한병도 정무수석 정도는 한 번 만났어야 되는 거 아닌가. 이 정도 범죄면 대통령이나 임종석 실장이 송철호를 만나 작전을 짜고 공작을 벌어야 한다. 심지어 청와대 실세 비서관인 백원우도 송철호를 만났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없다.

범죄를 수사하기 전에 미리 결론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이런 허술한 공소장이 나오는 것이다. 달을 못 보고 손가락만 보고 하는 수사가 이런 것이다. 이런 결론을 내놨는데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법조인, 언론인들이 살아 있는 권력을 건드렸다고 정당한 수사를 했다고 한다. 그들도 역시 팩트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또 하나 기억할 게 있다. 이렇게 엄청난 범죄인데 구속된 사람은 하나도 없다. 검찰 공소장이나 언론 기사를 보면 '국기를 뒤흔든' 사건이다. 임종석 전 실장이 정확하게 짚었다. 사건은 청와대가 아니고 검찰이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