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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뒀다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5월달에 림프종 확진을 받고 항암치료, 투병생활중인 보배 일개 유저 입니다.


처자식 생각에 림프종 확진받고 항암치료 하면서 회사는 쉬지 않고 나갔습니다.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누구한테 힘들다고 말도 못하고 진통제와 항구토제 등등 여러가지 약과 서울, 근처 동네 병원 병행해서 다니고

그래도 나름 열심히 잘 버티면서 출근했고 지금은 항암 6차까지 받은 상태고, 

2월달에 재검사 하고 3월초에 검사 결과를 듣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항암맞고 조금의 시간이 흘렀는데, 모조리 빠졌던 눈썹,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고.. 거시기 털도 나기시작하네요ㅎㅎ


참 힘들었네요.. 육체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는데, 한번 떨어진 멘탈은 복구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암이라는거... 남얘기인줄만 알았지.. 제 일이 되니 하늘이 무너진다는 느낌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더군다나 주변에서는 회사 출근한다니까 

"별로 심하진 않나봐? 괜찮은가보네?" "항암 별로 안힘든가봐? 출근하는거 보면?" 이러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보배 얼마전 이 댓글이 뼈를 때리더군요..

"남이 걸린 암보다 내가 걸린 감기가 더 아프다"

아프고나니 가족들한테도 너무나 서운해지고.. 하지만 어디 가서 힘들다 말도 못하고... 걱정할까봐 가족들한테는 더 말 못하고...

올 해는 정말 너무나 힘든 한 해 였습니다.


10년 넘게 넣었던 종합보험도 부담이 되서 병 확진 두달 전 해지하는 바람에,, 

치료는 모두 자비로 부담하게 되었죠. 건강보험 적용이 많이 되지만 그래도 부담되는 금액이였습니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손벌리지 않고 마이너스 대출 받아서 부족한 부분은 충당하고 있었죠.


크리스마스 이브날 갑자기 제 핸드폰이 울려서 확인해보니 "XX아힘내고건강하자" 는 이름으로 500만원이 입금되었더라구요.

친척중 누가 보냈는가 해서 열심히 수소문 했는데 그런 사람은 없고...

그러다가 친구 한놈한테 카톡이 오더니 주절주절 카톡과 함께 애들이랑 십시일반으로 조금씩이나마 모았다면서 보냈네요.

마음만 받겠다고 도로 보내고 다시받고 또 보내고 다시받고.. 몇번을 그러다가 다른 친구놈 한테 전화 오더니

"너는 친구 아프면 이렇게 안할거냐?" 라고 하는데 눈물이 왈칵 나면서 할말이 없었습니다...

한사코 안받겠다고 했지만 자기네들끼리 통장을 파서 시골 부모님 집에 던져놓네 어쩌네...

다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월급쟁이들 주제에 이것밖에 못줘서 미안하다며.. 미친놈들....

그래서 받은 500만원.. 쓰지도 못할 돈 일단 받아서 잘 묵혀두려구요...


어떤 분들께는 500만원 정말 작은 돈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겐 무엇보다 너무 고맙고 감사하네요.

평소에 표현도 잘 못하고 무뚝뚝한 놈들이 이렇게 표현을 하니.. 저도 적응이 안되었고..

저도 고맙다는 표현을 못해서.. 왜 이러냐며 미친놈들이라며 카톡 보냈는데

친구들한테 고맙다고 카톡 보내야겠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빌어 여기에도 고맙다는 말을 남깁니다..


니수 욕근 홍 돼지 감자 먼스 흑돌 영칠 고맙다 친구들 정말정말 고맙다.




댓글
  • 케구오너 2019/12/26 14:16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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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댕이먹는바나나 2019/12/26 14:18

    좋은 친구 입니다. 건강 완쾌가 우선입니다. 힘내시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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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뽕자 2019/12/26 14:18

    암따위 빠르게 털털 털어내버리시고..
    좋은 친구분들하고 소주 한잔 기울이는 날이 빨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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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물장어 2019/12/26 14:19

    힘내시고 탑프들도 멋지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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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뽀행인 2019/12/26 14:19

    쾌유를 기원드립니다...
    그래야 갚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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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척거리는다있데 2019/12/26 14:19

    횽! 나 추천 잘 안누른거 알쥬?
    두개짜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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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뭐랬니 2019/12/26 14:20

    뭐라 형용할 문장이 생각나질 않네요 그냥 가슴 먹먹해지는 글이고 잘 배웠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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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니아빠 2019/12/26 14:20

    어여 완치되셔서...친구들과 함께 대게 파티 한번 하시면 될듯하네요!!!
    저희 아버지께서도 항암 끝내시고 지금 잘지내고 계시는데
    항암 하시는동안은 힘드셨던거 같더라고요...
    아무쪼록 더이상 아프지마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홧팅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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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찰하는 2019/12/26 14:21

    좋은 벗들을 두었군요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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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절정미소년 2019/12/26 14:22

    오고가는 썅욕속에 숨겨진 수줍은 마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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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kuna마tata 2019/12/26 14:26

    참된 친구들을 두셧네요. 꼭 완쾌 바랍니다.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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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umbsup 2019/12/26 14:27

    지하철인데....눈물나는 감동을 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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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플레따면난뚜껑부터핥는다 2019/12/26 14:29

    보배에 악플남긴 새끼 누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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