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일명 '수송부 아카이누' 사건임

내가 일병쯤이었던가 일요일 낮이었음.

난 평소처럼 사지방에서 유튜브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직사관이 전 병력 생활관으로 복귀하라고 전파를 했음.

갑자기 뭔 일인가 싶어서 생활관에 돌아가니까, 다들 뭔 일인지 모르고 어리둥절하고 그냥 침상에 앉아서 또 뭔 ㅈㄹ이 일어났을까 얘기를 나눴음. 그땐 대대동기 생활관이라서 각 중대에서 동기끼리 쓰고 있었음.

한 20분인가 대기타고 있으니까 당직병 인원체크하러 왔는데, 본부중대 선임이었음.

본부중대동기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까, 수송부쪽 애가 사고쳤다고 말하더라.

근데 물어본 애가 수송부였거든. 걔는 자기 후임이 먼 짓을 한건가 걱정하고 있는데 그 뒤로 10분이었나 20분이었나 아무런 전파도 없는거임.

그래서 다들 이게 대체 뭔 일인지 궁금해하는데, 맞은편이 맞선임 라인 생활관이었는데 우리 중대 선임이 와서 얘기해줬음.

우리 대대는 막사 한쪽에 1호차 주차장이 따로 있는데, 어느 부대가 그렇듯 근처 잔디에 개미굴이 ㅈㄴ많음.

얘기해준 선임이랑 같은 생활관인 7월 군번이 저지른 일이라더라.

그 수송부 사람이 다른 동기들이랑 거기서 개미를 잡는다고 설쳐대고 있었는데, 수송부 계원이었던가 열쇠 관리하는 사람이었거든 갑자기 수송부로 가서 기름을 가져와서는, 그걸 개미집에 들이붓고는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는거임.

정신나간 새끼.

당연히 불이 났지. 근데 이 뿅뿅은 그걸 끄겠다고 발로 존나게 밟았대.

근데 시발 그게 꺼지겠냐 활동화에 옮겨붙었지.

듣기론 기묘한 비명을 지르면서 활동화 벗어서 던졌다고 하더라.

뭐 불은 어떻게 껐고, 지통실에 불려가서 진술서쓰고 쿠사리 ㅈㄴ먹었다더라.

그리고 영창 7일ㅋㅋㅋㅋㅋ

그때가 유격시즌이었는데, 진짜 ㅂㅅ같은게 행보관이 불러서 농담투로 이렇게 물어봤대.

'유격받고 영창 안 가고 끝낼래, 아니면 유격 안 받고 영창갈래.'

영창간다고 대답했다더라. 그리고 유격받고 영창 7일 갔다옴.

그 사람은 그 일 때문에 수송부 아카이누, 혹은 디아블잠브라는 별명을 얻었고, 벌레를 잡아서 냉동실에 얼리는 기행을 벌이던 운영과 아오키지랑 쌍으로 부대에 이름을 남겼음.

예전에 전역하고 면회가서 물어보니까 아직도 전설처럼 얘기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거말고도 멧돼지 칩입 사건이나 식인 고라니같은 일도 있었는데 수송부 아카이누가 가장 기억에 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