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첨부터 프로듀스 시리즈를 좋아했던건 아닙니다.
시즌1때는 사실 애들이 떼거지로 나와서 춤추는게
웬지 무섭고 괴상해 보여서 종영하는 순간까지 안봤지만
아이오아이 데뷔이후 완전 잘나가는 모습에 관심이 생겨
재방으로 한번 쭉 둘러본뒤 이런 매력이 있구나 싶어
다음부터는 꼭 시청하면서 한번 투표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시즌2가 그 다음해 방영,
남자판인건 상관없이 저는 방송에 빠져들어
내 손으로 데뷔시키고픈 연습생을 고르는 재미가 붙었고
마지막회까지 그룹이 탄생하는걸 보며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이 나네요.
1년 뒤 48이 런칭되었고,
사실 이 때는 시청률을 올려주기 싫어서
본방으로는 안본 대신 그 다음날 재방을 보는 식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내가 꼭 데뷔시키고픈 애들을 몇명 찾았고
그 애들이 순발식마다 점점 떨어져나감에
속상하고 마음 아파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내 12픽중 6명만 생방에 진출했고,
남은 이들만은 모두 데뷔하길 바라는 맘에
막방만큼은 본방으로 보면서 내 폰은 물론
부모, 사촌들의 폰까지 동원해
문투를 하며 엄청 긴장감에 빠졌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간 이 사진을 어떻게 소비했는진 몰라도
전 이 짤을 볼때마다 지금도 우울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입니다.
왜냐면 이 네 사람이 제가 반드시 데뷔시키고 싶었던
6인에 다 포함되어 있었으니까요.
15위로 미호가 불렸을때부터 넋이 나가기 시작하고
14위로 가은이 불리자 아예 멘탈이 무너졌습니다.
결국 이채연이 마지막으로 아이즈원에 뽑혔고 저는
드디어 3수의 고생을 보답받는단 생각에 조금 기뻤지만
곧 떨어진 3명을 생각하니 그렇게 비통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당시의 영향으로 저는 일본어들 중
"키-타"라는 단어를 싫어하는걸 넘어 저주할 정도로 혐오하게 되었습니다.
그땐 갤을 보면서 최종 발표식을 보고 있었는데
데뷔권 순위가 호명될땐 몰라도
저 4분할 장면에서 1명씩 탈락자를 발표하는 때마저도
저런 단어를 써재끼는 일부 무개념들의 모습에
오만정이 다털려서 그 뒤로 저 용어를 쓰는 유저를 보면
기분이 확 나빠져 상종도 안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시즌X가 또 시작했을때
이번에도 역시 내가 맘이 가는 연생들을 눈여겨보며 투표하고,
막방에 결성된 이번 그룹은 아이들이 나름대로 만족스럽게 뽑혀
뿌듯함을 느끼고 이전 시즌으로 생겼던 스트레스를 조금 해소하던 와중에.
조작 논란이 터졌습니다.
설마설마했지만 그래도 저는 내 지난 시간을 부정당하고 싶지 않아
저 또한 그게 의혹에 불과하고 끝나길 바랐으나
충격적이게도 진짜로 조작이 맞다네요?
마지막화때 연습생들의 피땀과 노력이 전부 헛되었다고 하네요?
그러자 내가 지난 응원한 탈락자들이
SNS로 편지를 올린것에 울적했던 기억들,
그동안 이 친구가 못뽑힌 건 이유가 있는거다
꼬우면 투표를 잘하지 그랬냐 같은
갖은 조롱을 이갈면서 참았던 기억까지 떠오르고
그걸 참을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이런식으로 사라지니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새로운 소식은
시즌 전체가 몽땅 조작되었고 연출되었다네요?
내가 4년동안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울고 웃었던게
인생을 낭비한 역대급 뻘짓이라는 말이라네요?
하. 하하.
탈락자들에게 배상으로 얼마씩 주면 될거라는 글을 봤었는데
제가 그녀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그런 더러운 돈이 아니라 기회였습니다.
숙소에서 옹기종기 모여 소소하게 꽁냥거릴수 있는 기회.
예능에서 멤버들에게 몰이당해도 기쁘게 웃어버릴수 있는 기회.
무대에서 12명이 뭉쳐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일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기회 말입니다.
(물론 상황이 이 꼴이 된이상 돈으로밖에 보상받을수 없다면
당연히 그렇게라도 해주고 싶습니다.)
한초원은 나이가 어리기도 해서 아이즈원이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아이돌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니 다행이지만
이가은, 미호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두 사람에겐 나이도 그렇고 시간이 얼마 없기에 프듀만이
아이돌이란 꿈을 이룰 마지막 동아줄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제 예상대로 둘은 이나라, 한국 땅에서
무대를 서게될 확률은 이제 거의 없게 생겼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연습생들이 꿈을 이루는게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꿈을 이룰수 없다면 더이상 아파할 일이라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팬분들의 심정이 어떤지는 압니다.
저도 엑스원이 데뷔할 당시 멤버들 구성에 워낙 흡족해서
조작 의혹이 터지고 10월 발표가 난 상황에서도
차라리 묻히고 잠잠해지길 잠깐 바라기까지 했었습니다.
근데 pd수첩에 출연한 이해인의 인터뷰를 보니
이같은 부당함에 희생된 억울한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잠시나마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 정말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CJ 밑에서의 그룹들이 계속 활동한다면
도저히 지지해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앞으로 영원히 아이돌을 하지 말란게 아닙니다.
자신들의 소속사로 복귀해서 다시 데뷔하고
활동하는건 문제삼지 않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꼬투리를 잡는다고 한들
저는 진짜 그것까지는 뭐라 할 생각 없습니다.
(단 정말 내정된 걸 전혀 몰랐다는 가정하에 말이죠.)
참고로 저 한 3주전부터 CJ 불매도 시작해서
뚜레쥬르 투썸같은 매장들도 일절 이용을 끊었으며
영화도 메가박스로만 보고 TV는 CJ계열 채널이 많아
어느정도는 어쩔수 없다지만 엠넷만큼은 이제 안봅니다.
그러니 이 논리를 대던 사람들도 뭐라고 못합니다.
400명이 넘는 이들의 간절함과 마음을 장난감 취급하고
그들의 친인척, 주변인들의 지지를 우습게 만든 것도 모자라
국민 프로듀서라는 허울 좋은 허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까지 사기를 친
안준영과 김용범 및 제작진 일동, 그리고 몇이나 엮여 있을지 모르는
CJ 고위 간부들, 일부 기획사 관계자들.
당신들 인생도 개망하길 바라면서
한마디 하고 마치겠습니다.
"엿이나 까잡수세요."
잘 몰라서 그러는데 어디까지가 조작이고 실제 순위는 어땠고 이런거 나왔나요. 안 나왔다면 앞으로 나올 가능성은 있을까요
이정도로 사람들 농락했으면 엠넷은 방송국 문 닫아야죠.. 근데 현실은 애들만 두들겨맞고 재네들은 건재할거라는거
사실상 미호나 이가은은 아이돌 될 마지막 찬스였죠 이가은은 심지어 앱스에서 활동했다하나 실제로 했다고 말하기에도 민망한 활동이라 소속사에서 수납당했는데 이제 빛보려하니 참 지금도 안타까움
엠넷 채널은 폐지 되고 프듀 pd 및 제작진들은 자기가 했던짓 그대로 돌려받길
진짜 피해자들은 따로있는데 지금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맨 위 짤 네명이 정말 데뷔시키고 싶었던 멤버들인게 저랑 정확하게 일치하네요